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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돌] 리걸테크, 사람을 찾습니다

임시공휴일까지 포함해서 야무지게 긴 추석 연휴가 임박해 다들 들떠있던 올해 9월 26일, 꽤 중요한 결정이 법무부에서 나왔습니다. 바로 법률 플랫폼 ‘로톡’에 가입했다가 변협에서 징계 받은 변호사들이 법무부에 이의제기한 것에 대해 심의 결과를 발표한 것입니다.

요약하면 123명 전원에 대한 징계를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물론 로톡 서비스에 대해서도 상호 부각, 형량 예측 서비스에 대해서는 일부 문제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으나, 사실상 로톡의 승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이 결정으로 로톡뿐만 아니라, 리걸테크 산업 전반에 닫혀있던 문들이 서서히 열리는 것이라고들 평가합니다.

리걸테크는 리걸(legal)과 테크(Tech)가 합쳐져 말 그대로 법률과 기술이 융합화된 서비스를 뜻합니다. 스탠포드 로스쿨 CodeX의 분류에 따르면 9가지 유형이나 있습니다. 판례 분석, 소송 결과 예측, 소장 작성 등 다양한 유형이 있으며 해외의 경우에는 이미 시장 규모도 꽤 크고, “이게 된다고?” 싶은 아이디어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당장 우리에게 친숙한 챗GPT 같은 프로그램으로도, 간단한 소장 정도는 작성 가능합니다. 수많은 판례를 빠르게 분석하는 AI의 기능을 생각해 보면, 이러한 AI의 활약들은 꽤 당연해 보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올해 6월, ‘로앤봇’이라는 AI 변호사가 탄생했습니다. ‘로클릭’과 같은 AI 소장 작성 스타트업이 2018년 아이템을 시장에 내놓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판결문이 공개되어 있지는 않는다는 점, 변호사법 규정 등의 이유로 상용화되기까지는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다고 합니다.

로스쿨생으로서 소개해 드린 정보들을 볼 때마다, 기분이 참 오묘해집니다. 판례 하나 소화하기도 버거운 저로서는 AI를 이길만한 방책이 도무지 떠오르지 않아 씁쓸해지기도 하고, 러다이트 운동이 조금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국 로톡 징계 철회를 결정한 법무부의 결정처럼, 시대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습니다. 소비자 편의를 생각했을 때 리걸테크는 더욱 수요가 커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리걸디자인”이라는 표현도 등장했습니다. 소비자 친화적으로 법률 서비스를 디자인하는 것으로, 다양한 배경의 법률전문가를 양성하는 로스쿨의 취지답게 디자인을 전공한 변호사들이 맹활약하고 있습니다.

결국 정신 승리일 수도 있지만, 피할 수 없다면 즐길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시리즈 투자를 연이어 유치하고 있는, 이미 즐기고 있는 변호사들도 많습니다. 문과인 제가 가진 건 리걸밖에 없으니 테크를 가진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아직 법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들이 많아 당장은 어려울 수 있지만, 분명히 유망한 시장입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적극적으로 해외 모델들을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스탠포드 로스쿨은 지역 특성상 주변에 IT 기업들이 많이 있어 자연스럽게 리걸테크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당장 우리 로스쿨에서도 AI 법 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고려대 리걸테크센터, 리걸해커스서울 등 다양한 단체들이 활동 중이니 꾸준히 관심 가지고 지켜봐 주세요.

정윤수(법전원·1)  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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