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선택이 늘 최선인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선택에 대한 후회는 때론 비현실적인 바람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책 ‘위저드 베이커리’는 바로 이러한 바람에 대한 봉인을 풀어냈다.

주인공 ‘나’는 어느 날, 이복동생의 성폭행 사건에 휘말려 범인이라는 누명을 쓴다. 자신을 죽이려는 새어머니로부터 도망쳐서 도착한 곳은 ‘위저드 베이커리’. 갈 곳 없는 ‘나’는 빵집 홈페이지 운영을 담당하는 조건으로 위저드 베이커리에 머문다. 겉보기엔 평범한 빵이지만, 이곳의 빵에는 특별한 달콤함이 숨겨져 있다. 바로 빵을 먹으면 원하는 방향으로 미래가 바뀌는 것. 이 빵집에서는 매일 아찔한 소원이 주문을 통해 실현된다.

주목할 부분은 마법을 통해 빵을 만드는 ‘점장’의 역할이다. ‘삶을 바꿀 기회를 주는 절대자’로서 작가는 그의 존재 이유를 보여준다. 그가 손님들에게 주는 건 선택에 대한 행복이 아니라 무거운 책임감이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개인의 선택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는 교훈을 얻게 된다.

손님의 선택에 대한 부작용은 빵집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손님의 보복으로 경찰 신고를 받고 도망쳐야 하는 상황 속에 받은 마지막 주문은 ‘나’를 저주할 수 있는 빵을 만들어 달라는 새어머니의 의뢰였다. 그때 ‘나’는 상품을 직접 배달하고 싶다고 요청하고, 배달을 떠나는 순간, 점장은 ‘나’에게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쿠키를 선물한다. 자신을 빼닮은 인형을 배달하고, 쿠키의 사용 여부를 결정하기까지. 과연 그는 무슨 선택을 할까?

작 중 ‘나’의 모습은 어쩌면 ‘성장하는 모든 연약한 존재들’을 의미한다. 우리 또한 늘 선택의 갈림길에서 선택을 고민하며 살아왔다. 살아가면서 누군가는 크게 변하지 않는 현실에 실망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존재가 거쳐야만 하는 선택들은 삶을 이어 나갈 수 있는 주체성과 책임감을 만든다.

이 책이 가진 독특한 점은 결말이 두 가지로 나뉜다는 점이다. 쿠키를 먹고 새어머니를 만나기 전으로 돌아가는 경우와, 쿠키를 먹지 않고 있는 그대로 삶을 견뎌내고 성장하는 경우. 중요한 건 어떤 결과를 만나도 그는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을 졌다. 결국 우린 정해지지 않은 결말을 통해 선택에 대한 정답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법의 힘이 존재해도, 피할 수 없을 것 같은 상황이 펼쳐져도, 최종적인 주도권과 삶을 바꿀 의지는 그에게 있었다. 마찬가지로, 어떤 결말을 적용해서 책을 마칠 것인지에 대한 선택과 책임도 바로 우리 모두에게 있다.

어떤 선택이 최선의 결과가 되지 못하고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만들더라도, 선택은 인생의 다음 챕터를 넘길 수 있는 스테이지가 된다. 지금도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살아가는 당신에게 박수를 보낸다. 당신의 삶 속 모든 선택에 마법보다 강력한 믿음이 깃들길 바라며.

장서윤 기자  jangseoyun20@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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