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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대한민국은 지금 마약 무법지대

2023년 상반기 마약 밀수 적발량이 사상 최대를 달성했다. 1회 투입량이 단 1g도 되지 않는 미미한 양의 가루가 올해 적발된 것만 도합 329kg다. 이는 약 505만 명이 복용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유통구조 역시 딜러와 연락 후 직거래를 하던 방식에서 비트코인 거래를 통한 인터넷 기반 서비스로 변하며 은밀하게 진행된다. 마약이 급속도로 확산함에 따라 사람들이 마약을 쉽게 접하게 됐다.

 

아직도 안전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우리나라는 철저한 단속으로 ‘마약 청정 국가’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UN 기준 인구 10만 명당 마약류 사범이 20명 미만일 경우 마약 청정국으로 지정한다. 그러나 2016년 기준 25.2명으로 조사돼 기준을 넘어선 상태며 이후 단 한 번도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했다.

대검찰청 제공 ‘2022 마약류 범죄 백서’에 따르면 국내 마약류 사범은 △2019년 16,044명 △2020년 18,050명 △2021년 16,153명 △2022년 18,395명으로 해마다 15,000명을 넘겼으며, 2022년도는 전년 대비 13.9% 증가했다.

2022년도 청별 단속 점유율을 살펴보면 서울지검(서울 중앙ㆍ동부ㆍ남부ㆍ북부ㆍ서부지검) 25.4% 수원지검 15.2% 인천지검 12.8% 순으로, 전체 마약류 사범의 60.6%가 수도권 지역에서 적발됐다.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인천경찰청이 인천에서 검거한 마약류 사범은 4,810명이며 연평균 962명에 해당하는 수치다. 인천광역시 경찰청 제공 2023년 2분기 범죄 발생 및 검거 현황에 따르면 마약범죄 발생 건수 274회에 검거 건수 307회이다.

 

마약 상인은 이미 우리 사회에 숨어있다

 

“텔레그램에는 딜러가 많습니다. 저는 다행히 좋은 딜러를 만나 마약 불모지 한국에서 적당히 안전하게 잘 즐기고 있습니다.”

구독자 약 250명을 거닐고 있는 마약 판매 채널 안내 문구다. 마약 적발량 증가는 사람들이 마약을 쉽게 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X(구 트위터)에 ‘마약 구매’를 검색하자 수많은 마약 홍보 계정이 나왔다. 모두 개인정보를 입력해야 하는 트위터가 아닌 보안 메신저 텔레그램 및 다크넷을 통해 연락을 취해달라며 아이디를 남겼다는 공통점이 있다. 신원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이용한 것이다. 실제로 기자가 아이디를 검색해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상에게 접속을 취하자, 10분 만에 답장을 받았다.

“거래는 드랍으로 진행되며 좌표 찍어주시면 물건을 픽업하기 쉬운 곳에 던져드려요.”

“인천은 1시간 30분 안으로 드랍합니다.”

가장 흔히 알고 있는 마약인 필로폰 외에 다른 제품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거래자, 일명 ‘딜러’가 약 20가지 마약에 대한 공지와 함께 입문자용 마약까지 추천한다. 호기심으로 연락을 한 사람들도 현혹되기 쉬운 설명이었다. 이어 기자가 주소를 물어보자, 딜러는 1시간 30분 안으로 기자가 위치한 동네에 ‘드랍’을 해주겠다고 말한다. ‘드랍’은 서로의 신상을 모르는 채 거래자가 재빨리 물건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비대면 거래방식이다. 또한 단속이 심해지면 비트코인 혹은 상품권으로만 받겠다며 추적을 피하며 마약을 판매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약 중독, 그 끝은 결국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에 따르면 마약류는 △약물 사용에 대한 욕구가 강제적일 정도로 강하고 △사용 약물의 양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고 △사용을 중지하면 온몸에 견디기 힘든 증상이 나타나며 △개인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사회에도 해를 끼치는 약물로 정의돼 있다.

마약을 남용하며 투여할 경우 신체에는 큰 부작용이 일어난다. 그중 환각 증상과 긴장 완화는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줘 정신착란이 온다. 이에 따라 대뇌 흥분, 심박 증가로 중독될 수 있으며 심장 장애 및 호흡곤란, 근육경련 등으로 이어져 신체에 악영향을 끼친다. 이 자극에 중독되면 마약에 대한 내성과 의존성이 커져 종국에는 죽음에 다다를 수 있다.

자기 자신을 망가뜨린 마약 투여자들은 점차 반경 범위를 넓혀 가족과의 관계, 지인, 지역사회마저 무너뜨리고 끝내 사회적으로부터 고립된다. 약물 남용으로 사회가, 나아가 세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의미다. 결론적으로 마약 중독은 단순한 개인 문제가 아닌 사회문제다.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다면 사회 전반에 큰 피해를 양산한다.

 

치료, 방법은 없는 것인가?

이러한 부작용을 막기 위해 마약은 형법상 엄중한 처벌 대상이다. “이 법은 마약·향정신성의약품·대마 및 원료물질의 취급·관리를 적정하게 함으로써 그 오용 또는 남용으로 인한 보건상의 위해를 방지하여 국민 보건 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1장 총칙 제1조(목적) 구절이다. 대한민국 역시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통해 마약 및 향정신성의약품, 원료물질 등을 지정해 별도로 관리한다.

전문가들은 △해외 경험 확대 △SNS와 가상화폐를 이용한 음성적인 거래 시장 등장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우울감 증가를 비롯한 다양한 이유로 마약류 사범이 증가했다고 진단한다. 또한 단속과 처벌 역시 중요하지만, 치료가 현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마약류 사범에 대한 치료·재활 비용을 삭감하는 영국이나 마약중독자의 추가적 의료비용 부담을 감소시키는 정책을 펼친 미국이 입증한 만큼 많은 예산을 투입하면 마약류 사범의 재범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천영훈 인천참사랑병원장은 “현재 마약 치료 및 재활 시설이 거의 없고, 있는 시설에 대한 지원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다. 박영덕 중독재활센터장 역시 한 언론사에서 “예방과 치료, 재활을 위한 예산과 인프라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약과의 전쟁에서 준비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대한민국은 더 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니다. 이제는 마약 유통 단속 체계를 강화하고, 마약중독자에 대한 치료와 재활에 정책적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마약과의 전쟁에 대응하지 않을 시 모두가 위험해질 수 있다.

※마약 신고는 검찰청(국번없이 1301), 경찰청(국번없이 112), 관세청(국번없이 125), 상담이 필요한 경우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1899-0893을 이용하길 바랍니다.

인하대학신문  inha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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