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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톡톡] 첫사랑은 왜 계속 생각날까?

“나에게 말해봐. 너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볼 수만 있다면, 철없던 나의 모습이 얼만큼 의미가 될 수 있는지” 이 노래는 ‘기억의 습작’으로, 국민 첫사랑 수지가 출연한 영화 ‘건축학개론’의 OST이다. 새가 지저귀고 시원한 바람이 부는 캠퍼스 옥상, 이어폰 한쪽을 건네며 “들을래?”라는 수줍은 말과 함께 이어폰을 귀에 꽂아주던 그녀의 모습이 선명하다. 첫사랑. 사람마다 첫사랑은 각자 다양한 의미가 있다. 자신이 가장 순수할 때 좋아했던 대상. 처음 연애를 한 대상. 우리는 철없고 풋풋했던 지난 과거에 진심으로 좋아했던, 이루지 못한 첫사랑을 가슴 한 곳에 진한 잔상으로 추억한다. 미완성이기 때문이다. 평범한 일상을 보내다 몇 년이 지났는데도 그 대상이 문득 일상 중에 생각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심리학에선 이 같은 현상을 ‘자이가르닉 효과’에 의한 것이라고 일컫는다. ‘자이가르닉 효과’는 심리학자 블루머 자이가르닉의 이름을 따온 것으로, 완성되지 못한 일을 쉽게 잊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그 때문에 ‘미완성 효과’라고도 불린다. 과연 자이가르닉은 이 효과를 어떻게 발견하게 됐을까?

 

그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기다리던 중, 웨이터가 수많은 주문을 헷갈리지 않고 정확하게 음식을 전달하는 걸 보게 된다. 완벽한 기억력의 비결이 궁금해진 자이가르닉은, 계산 후 웨이터에게 자신이 주문했던 메뉴를 기억하는지 물어봤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돌아온 답변은 ‘기억나지 않는다’는 말이었다. 주문을 받으면 이를 계속 기억하고자 노력하지만, 서빙이 끝나자, 기억할 필요가 없어졌기에 다 잊은 것이다.

자이가르닉은 이에 기초해 한 실험을 진행했다. 그는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과제를 완성하도록 요구했다. 단, 한 그룹은 과제를 완성하지 못하게끔 방해했고, 다른 그룹은 과제가 완성될 때까지 어떠한 관여도 하지 않았다. 그 결과, 과제를 완성하지 못한 그룹이 다른 그룹보다 회상률이 1.9배나 높았다. 이는 우리가 끝내지 못한 문제는 기억회로에 남아있지만, 반대로 문제가 완결됐을 경우에는 기억회로에서 깨끗이 제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이가르닉 효과는 우리 일상에서 광고 및 마케팅의 수단으로도 자주 활용된다. 프로듀스 101, 쇼미더머니 같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순위발표를 앞두고 숨 막히게 떨리던 순간, 갑자기 나타난 60초 광고 때문에 답답했던 경험이 다들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이렇게 중간에 삽입된 짧은 광고는 자이가르닉 효과를 응용한 것이다. 시청자가 궁금해하는 순간에 잠깐의 여유를 가지게 함으로써 방송내용에 대해 상기하게 하고 방송을 끝까지 보도록 만든다. 유튜브 시청 전에 “도대체 이건 뭘 말하는 광고지?”라는 의문을 품게 하는 광고를 본 적 있는가? 처음부터 중심 내용을 드러내기보다 오히려 내용을 숨기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순차적으로 조금씩 드러내어 광고 이미지를 완성한다. 이 또한 광고의 ‘미완성’으로 강력한 인상을 심어주는 자이가르닉 효과를 이용한 것이다.

 

첫사랑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당신이 첫사랑을 못 잊는 이유는 그 사람이 당신에게 최고의 사람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저 그 대상이 당신에게 미완의 대상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첫사랑을 계속 추억하기보단 지금 당신 옆에 있는 연인에게 더 잘해주는 것이 어떨까?  

김지유 수습기자  jiyoo0504@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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