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일, 한 대형OTT 사이트에 사이비 종교의 진실을 담은 다큐멘터리가 공개된다. 다큐멘터리에선 신도를 상대로 성폭행하는 종교단체 ‘JMS’의 실체가 드러나며 일명 ‘사이비 종교’의 어두운 그림자가 세간에 큰 충격을 안기고 있다. 특히 ‘JMS’의 포교 및 선교 경로가 대학 동아리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국 대학들도 잇따라 비상에 걸렸다.

본교도 이 논란을 피해갈 수 없었다. 최근 ‘대학별 JMS 관련 동아리 목록’에 인하대학교가 포함되며 사이비 종교에 대한 노출은 더 이상 뉴스에서만 들려오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젠 우리 일상에 깊숙이 스며든 그들. 과연 그들은 어떤 방식으로 우리에게 접근하고 있나?

지금 우리 학교는? – 교내 포교 활동 실태

알려진 바에 따르면, 사이비 종교 포교는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학 동아리로 위장하거나 길거리에서 성격 검사나 설문조사를 요청하며 불특정 다수에게 접근하는 방식으로 대개 행해진다.

실제로, 이 같은 사이비 포교 활동이 본교 주변에서도 자주 일어나고 있다. 본교에 재학 중인 A학우는 후문에서 대학생 성격 검사 및 심리테스트를 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아무런 의심 없이 설문조사를 하던 도중 마지막 질문란은 그를 당황하게 했다. 자신들을 ‘신천지’ 신자라고 소개하며, 단체에 들어오면 정신이 건강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 이어진 것이다.

B학우의 경우, 본교 통학권인 주안역 일대에서 포교 신도를 마주쳤다. 그들은 자신들이 연극 동아리라며 간단한 투표를 요청했고 조사가 끝난 후엔 깊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며 연락처를 요구했다. 이후, B학우에게는 이름 모를 단체의 연락이 이어졌다. 그는 “보통 교회는 자기 소속을 명확히 밝히지만, 고유명사 없이 두루뭉술하게 단체를 언급하면서 개인 정보를 최대한 파악하려던 느낌이 들었다”며 당시 불쾌감을 전했다.

과거 본교에 JMS소속으로 알려진 동아리 FAS가 13년도까지 존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동아리 역시 안전지대는 아니라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FAS가 종교 분과가 아닌 문화교류 동아리로 위장해 활동하다 발각된 것처럼, 과거에도 다른 분과 동아리로 위장하거나 몰래 잠입해 포교를 이어 나가는 사례가 빈번했기 때문이다.

인하대학교 기독인연합 오필규 간사에 따르면 과거 JMS는 본교에서 음악, 운동, 교육봉사 등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활동으로 위장 잠입해왔다. 오 간사는 “(여러 활동) 홍보지들의 전화번호가 동일해 의심하던 사례가 있다. 당시 회장이 추적해봤더니 본관 하나홀에 모여서 ‘선생님께서(정명석) 고초를 겪고 계시다’ 등의 말을 하면서 이상한 기도를 하는 모임을 목격한 적이 있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사이비 종교단체 ‘신천지’에 의해 피해 본 동아리도 있었다. 당시 신천지 교인들은 과거 기독교 동아리였던 ‘CMI’에 위장 잠입해 동아리 대표단을 장악한 후, 학교 게시판과 SNS를 경로로 ‘신천지’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했다. 오 간사는 “신천지에 있다가 탈퇴한 청년의 제보로 이 사실이 파악되고 해당 교인들을 제명했지만, 해당 동아리는 분쟁의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와해됐다”고 전했다.

본교는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나

다른 대학은 사이비 종교 포교 활동을 위한 근절 대책을 마련해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화여대는 교내 경비 순찰 강화 및 사이비 종교 주의 교육을 통해 포교 활동 단속에 나섰다. 경희대의 경우, 외부인의 포교 활동을 차단해 사이비 종교 유입을 원천 차단할 예정이다. 국민대 동아리연합회(이하 동연)는 문제의 소지가 있는 동아리를 자체 조사해 발견되는 즉시 중앙동아리는 해산시키고, 단과대 동아리나 소모임은 대자보로 공지할 계획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본교는 사이비 포교 활동과 관련해 비교적 소극적인 단속책을 펼치고 있다. 학생지원팀 측은 현재로서는 교내에서 이뤄지는 모든 전도 활동을 비정식 종교단체라고 판단하고 제재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특별한 피해를 끼치거나 민원이 들어온 포교 활동의 경우에는 출동 및 철거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교 동아리연합회(이하 동연) 측은 이미 예방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는 입장이다. 김요한 동연 권한대행은 “실제로 동아리 심사 과정에서 건전하고 올바른 동아리 문화에 신규 동아리가 적합한지 심사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비정식 종교 동아리에서 이뤄지는 위장 활동이 적발될 것”이라 말했다. 또한, “동아리 활동 중 포교 활동을 경험하신 분들은 주저 없이 신고해주시길 바라며, 동아리 회장님들께서 신중하고 책임감있게 (신규 동아리 가입 승인 의결권을) 행사해 달라”는 당부를 전했다.

장서윤 기자  jangseoyun20@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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