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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담론] 선장의 덕목을 되찾길 바라며
김민진 기자

‘일본’. 우리에게 많은 감정을 떠올리게 하는 국가다. 임진왜란부터 일제강점기 그리고 현재까지. 일본과 마찰로 생기는 잡음은 쉴 새 없이 울리는 경보음과 다름없었다. 독도 영유권, 강제징용 배상, 731부대 생체실험 등 복잡한 과거사가 두 나라 사이에 존재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반일감정’은 익숙한 단어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그만큼 두 나라 사이 감정의 골은 너무도 깊기만 하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가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논란이 된 지점은 일본에 역사적 책임을 묻지 않고 오히려 협력 파트너라고 말한 것이었다. 기념사를 비판하는 이들은 일본이 강제징용과 일본군’위안부’와 같은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과거의 일을 덮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611개의 시민단체가 들고 일어나 윤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하며 이는 굴욕외교라는 문구를 외쳤다.

윤 정부에 대한 논란의 불씨는 여기서 끊이지 않았다. 3∙16 한∙일 정상회담에서 ‘제3자 변제’를 통해 배상금을 지급하고 구상권을 행사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한 발언은 더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일본 기업들로 하여금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는 2018년 대법원의 판결을 무시하고 일본 정부의 손을 들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윤 대통령의 의도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분명 일본과 좋은 안보 파트너가 될 수 있고, 연대해야 할 분야 역시 엄연히 존재한다. 그러나 그 전에 선행돼야 할 행동이 확실한 상황에서 윤 정부의 판단은 납득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우리와 일본 역사의 교집합엔 일본군’위안부’와 강제징용 등 우리 민족의 아픔이 치유되지 못한 채 남아있다. 물론 일본이 이에 대해 사과를 안 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들은 사과를 하면서도 교묘하게 역사를 왜곡하며 전범을 기리는 신사에 가 참배를 해왔다. 일본 정부에 사과란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처세술에 불과했을 뿐이다.

일본의 만행으로부터 10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진정성 있는 사과를 듣지 못한 것이 우리네 현실이다. 많은 분이 세상을 떠났고, 남은 분들 역시 시간이 많지 않다. 그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에는 빠지지 않는 말이 있다. 바로 사과 한마디 듣고 싶다는 것이다. 일본으로 생긴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이뤄진 이번 외교 담화는 피해자들의 상처를 들쑤시고 곪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일본이 과거에 우리에게 잘못을 저질렀으니 그들과 협력과 파트너 따위를 논하면 안 된다는 말이 아니다. 다만, 배상 당사자들이 규탄하는 외교 정책을 독단적으로 끌고 가진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젠 틀어막은 귀에서 손을 떼고 민중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이 모든 걸 논하기 전 자국민의 피해 사실부터 보듬어 달라고 말하고 싶다. 피해자들의 상처를 보듬고 그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은 그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니.

지난 글에서 국회의원들에게 잃어버린 방향감을 찾길 바란다며 간언한 적이 있다. 이젠 그 간언을 현 정부에 말하고 싶다. 남은 4년의 임기 동안 대한민국의 선장으로서 잃어버린 방향감을 되찾아 ‘진정한 공감’을 향해 방향키를 수정하길 바라본다.

김민진 기자  12212895@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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