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총학 비대위)가 단 한 명의 인원도 없는 사실상 ‘유령 자치기구’가 됐다. 혼자서 총학 비대위를 이끌어온 권수현 수석국장 직무대행이 사퇴했기 때문이다.

14일 권 대행은 인하광장과 에브리타임에서 수석국장 직무대행직 사임 의사를 밝혔다. 권 대행은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학교와 학생회가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며 “어떤 고민이나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입장문에서 권 대행은 “크고 작은 사건·사고에서도, 다른 학교들은 축제를 진행하고 있는 이 와중에도, 현행 학생회칙 상 어떠한 사업이나 예산, 최소한의 행정조차 허락되지 않는 총학 비대위가 학생 여러분의 짐을 덜어드리거나 도움이 되기에는 부족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석국장 직무대행직을 내려놓고 지금보다 더 절실한 마음으로, 고민하고 더 고민해서 그 약속을 이루기 위한 더 나은 길과 방법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권 대행의 사퇴 소식에 학우들은 아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공과대 A학우는 “사건 사고 같은 논란이 원인이 아닌 사임은 매우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총학생회 예하기구인 △비룡대 △야간규찰대 △학생복지위원회는 정상적으로 운영된다. 권 대행은 학교 본부와의 현안 관련 논의를 중앙운영위원회로 인수인계하기로 했다. 총학생회실은 차기 대표자가 구성될 때까지 폐쇄될 전망이다.

한편, 한혜민 전 총학 비대위장 사퇴 이후 ‘1인 체제’로 운영돼온 총학은 권 대행의 사퇴로 아무도 남지 않게 됐다. 총학은 올해 ‘비대위장 없는 비대위’에 이어 ‘유령 자치기구’라는 전례없는 경우를 또다시 남긴 셈이다.

총학의 업무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범대 B학우는 “총학생회는 학교 내에서 학생 민원을 받는 곳”이라며 “그런 창구가 부재해 학생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을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했다.

김종선 기자  jongseon05@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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