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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톡톡] 술은 마실수록 는다고?

“신입생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회장의 건배사로 시작한 ‘랜선’ 신입생 환영회. 올해 대학교에 입학한 인하는 이날만을 손꼽아 기다려왔다. 비록 온라인 환영회지만 컴퓨터 화면 속 선배, 동기들과 술도 마시며 신나게 환영회를 즐겼다. 바로 그때 “쿵!” 소리와 함께 카메라 밖으로 사라진 인하. 술에 취해 그만 자리에서 잠들고 말았다. 그렇게 첫 술자리는 허무하게 끝이 났다. 한참을 억울해하던 인하는 “술은 마실수록 는다”는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술을 자주 먹으며 주량을 늘리기로 다짐한다. 과연 인하는 주량을 늘릴 수 있을까?

우리 몸에 알코올이 들어오면 간에서는 알코올을 분해하기 시작하는데, 그 과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그 중 첫 번째는 알코올 탈수소효소(ADH)와 아세트알데히드 탈수소효소(ALDH)에 의한 분해 과정이다. 우리가 술을 마시면 간세포의 세포질에 존재하는 ADH가 체내 알코올을 ‘아세트알데히드’로 산화시킨다. 이 아세트알데히드는 두통, 메스꺼움, 홍조 등을 유발하는 독성물질로 우리가 느끼는 ‘알딸딸한 취기’를 불러오는 범인이다.

이때 빨리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해야 하는데 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미토콘드리아에 있는 ALDH다. ALDH는 아세트알데히드를 무독성 물질인 ‘아세트 산’으로 산화시킨다. 이 과정을 거치면 비로소 몸에 있는 독성물질이 사라져 술에서 깨게 된다. 따라서 몸에서 ALDH를 얼마나 잘 분비하느냐가 자신의 주량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분비되는 ALDH의 양은 선천적으로 정해져 있다. 즉, 술을 많이 마신다고 하더라도 ALDH 양이 증가해 주량이 늘어나는 일은 없다.

반면, 술을 자주 마셔 실제로 주량이 늘었다는 사람도 있다. 이에 대한 원인은 알코올을 분해하는 두 번째 과정 마이크로솜 에탄올 산화대사 시스템(MEOS)에서 찾을 수 있다. MEOS는 앞서 말한 ADH와 같이 알코올을 아세트알데히드로 산화시키는 일을 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아세트알데히드는 첫 번째 과정과 동일하게 ALDH의해 아세트 산으로 분해된다.

첫 번째 과정과는 달리 MEOS은 과음 혹은 유사시에 활성화된다. 이 시스템이 가동되면 평소보다 알코올 분해가 더 잘 이루어져 주량이 일시적으로 늘어난다. 다만, MEOS 시스템은 총 알코올 분해 과정의 10~20% 정도만 관여하기 때문에 주량 증가에 기여하는 정도가 미비하다. 또한 일시적인 시스템이기에 한동안 술을 마시지 않으면 다시 이전의 주량으로 돌아간다. 즉, 영구적으로 주량을 늘릴 수는 없다는 것이다.

주량 늘리기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한 달이 되는 날. 인하는 몸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다. 점점 불어나는 체중과 쉽사리 풀리지 않는 피로. 망가져 버린 몸을 직접 눈으로 본 인하는 그제서야 자신이 미련했음을 깨닫고 당장 절주하기로 마음먹는다.

긴 방학이 끝나고 어김없이 개강 시즌이 돌아왔다. 동기와 선후배들을 만날 생각에 설레는 계절이다. 거기에 빠질 수 없는 술자리. 오랜만에 만나 묘하게 흐르는 어색함을 단번에 깨기엔 술만 한 것이 없다. 하지만 무엇이든지 과유불급인 법. 들뜬 마음만 앞세워 과음을 해선 안 된다. 술을 아무리 많이 마신다고 영구적인 주량은 늘지 않으므로 자신의 주량에 맞게 건강하고 즐거운 술자리를 만들어보자.

원종범 기자  yawjbeda@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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