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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기자 생활을 돌아보며

어느덧 번듯한 명함까지 나온 정기자가 됐다. ‘김기현 기자’라 적힌 글씨를 보면 괜히 뿌듯한 마음이 든다. 찬찬히 그동안 쓴 기사를 읽다 문득 이 생각이 들었다. 왜 신문사에 들어오게 됐지?

사실 ‘언론사’와는 평생 인연이 없을 줄 알았다. 종이 신문은 물론이고 인터넷 기사나 텔레비전 뉴스조차 잘 챙겨보지 않을 정도로 주변에 무심한 편이었다. 특별히 관심 가는 주제만 종종 찾아보는 것이 전부였을 뿐이다.

그런 무료한 삶 속에서 우연히 인하대학신문의 기사를 접했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2020년 겨울에 보도된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총학생회 선거 개입 시도’라는 기사였다. 그 당시 느낀 충격은 아직도 생생하다. 처음으로 익명이 아닌 실명과 학과를 공개한 채로 당시 중선위장을 질타하는 댓글을 달았다. 이것을 계기로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날 이후 단순히 학교에 관심을 가지는 것에서 더 나아가 학생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 참여하고 싶었다. 때마침 수습기자를 모집한다는 공고가 눈에 들어왔다. 별다른 능력 하나 없지만, 글을 써서 전달하는 일이라면 해낼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들었다. 뒤도 안 돌아보고 지원서를 냈다. 그렇게 인하대학신문사에 들어왔다.

기자의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하나의 기사가 나오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인터뷰를 위해 전화를 걸었다가 싸늘한 반응에 주눅 들기 일쑤였다. 힘들어서 여러 번 그만둘까 고민했지만, 내 이름이 적힌 글이 나온 신문을 보니 그동안의 고민들이 눈 녹듯이 사라졌다. 직접 작성한 기사를 주변에 보여줬을 때 들은 “잘 썼네, 고생 많았겠다”라는 이 한마디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입사 전으로 돌아가도 또다시 신문사에 지원할 것이다. 기자 일을 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 단지 학교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학생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취재하며 모르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 정도가 줄었다. 취재 전화도 예전만큼 무섭지 않다. 이외에도 궁금한 점이 생기면 망설임 없이 물어볼 수 있는 용기, 깔끔하고 읽기 좋게 글을 적는 법,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중립의 시선. 이 모든 것들이 기자로 활동하면서 얻은 나만의 소중한 경험과 자산이었다.

뒤돌아보니 인하대학신문에 입사한 것은 인생의 전환점 중 하나였다.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는 계기가 됐다. 물론 지금도 가끔은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하지만 힘들다고 피하기만 해서 뭐가 바뀌겠는가. 남은 기간 역시 단순 기자 일을 넘어서 나 자신을 성장시키는 발판을 만드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 미래의 내가 다시 뒤돌아봤을 때, 후회 없는 기자 생활이었다고 느낄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도 기사를 쓰기 위해 펜을 든다.

김기현 기자  12192699@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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