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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빈자리는 메꿔지지 않는다

우리 신문사 기자들은 조명우 총장을 두고 흔히 ‘조 사장’이라 부른다. 비꼬는 것이 아니라, 사칙에 명시된 ‘인하대학신문사(社) 사장’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자신의 수많은 직함 중 ‘사장’이라는 직함이 있는지 총장은 모를 테다. 편집국장인 필자도 우리 신문사 사장을 직접 본 적이 없다. 발행인이라는 이름만 걸어 놓는 자리이니 말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체에서 사장이라는 자리가 갖는 권한과 책임은 절대적이며 그 리더십은 기업 운영의 존망을 결정한다. 그의 판단 하나로 트럭 한 대로 시작한 물류회사가 세계 10위권 항공운수회사로 거듭나는가 하면, 재계 순위 7위의 거대기업이 일순간에 공중분해하기도 한다. 그만큼 한 회사의 사장이 갖는 비전과 추진력은 기업 흥망에 결정적이다.

대학을 기업에 비유하자면 총장은 사장의 역할이다. 총장의 역할은 대학 발전과 직결된다. 그런데 유독 인하대에서는 이 총장의 입지가 늘 위태롭다.

1972년 본교가 종합대학으로 승격한 이후 2017년까지 우리 대학 총장 자리를 성좌경 박사부터 최순자 박사까지 총 11명이 거쳐 갔다. 그러나 임기를 고스란히 마친 사람은 단 네 명에 불과하다. 2대 이재철 총장부터 13대, 14대 등 7명의 총장이 임기를 끝마치지 못했다. 부총장과의 힘겨루기, 한진 임원과의 불화, 부실채권 투자로 인한 해임 등 중도하차 이유도 가지각색이다.

우리 학교 총장의 임기는 4년이다. 대학 운영의 총책임자에게 임기를 부여한 것은 그 기간 동안 총장이 책임지고 소신껏 자신의 비전을 실현하라는 뜻이다. 대통령의 임기를 헌법으로 보장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현 총장은 2018년 취임해 내년 8월 31일까지가 임기다.

그런데 취임식에서 “농부의 마음을 갖겠다”던 총장이 돌연 사의를 표했다. 대학기본역량진단 결과에 책임을 진다는 의미다. 대학평가 가결과 발표 직후부터 지금까지 우리 학교는 더할 나위 없는 충격을 받았다. 사태의 책임이 총장에게 있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과연 사퇴가 그 책임을 다하는 행동인가. 우리 학교가 이번 사태로 얻은 ‘부실대학’이라는 오명 때문에 사퇴하는 것이라면, 종합대학 승격 이래 벌써 8명째 총장이 중도 하차한다는 오명과 언론에 두고두고 회자되는 것은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가.

다시 강조하지만 대학 운영에 있어 총장이라는 직책은 아주 중요하다. 최고 책임자인 총장이 중도 사퇴하게 된다면 안 그래도 혼란스러운 우리 학교에 업무 차질은 불가피하다. 차기 총장 선출까지 생기는 공백을 무시할 수 없다.

우리 대학의 대표자가 중심점을 잡지 못하는 모습은 내부 구성원에게도, 외부에서도 좋게 보이지 않는다. 중도 하차는 책임을 제대로 지지 않는 일이다. 중도 하차하는 총장은 7명으로 족하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사퇴로써 면피하고 혼란을 가져오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총장 스스로 임기를 끝까지 수행하려는 책임감이 필요하다. 사퇴가 아닌 작금의 사태를 우선 해결하려는 노력이 중요한 시점이다.

김범수 편집국장  kbs@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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