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1학기 종강이 다가오고 있다. 기말고사 기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말도 되겠다.
　나는 기말고사에 대한 좋지 않은 추억이 있다. 1년 전 기말고사를 치를 때였다. 1학년 때에는 '그래도 대학 와서 보는 시험인데 잘 봐야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결국 공부는 많이 하지 못했고 '백지나 내지 말자'라는 마음으로 시험을 보러 갔다. 강의실에 갔을 때에는 이미 학생들이 강의실을 거의 메우고 있었고, 나는 끝자리에 앉아서 필기한 노트를 보고 있었다. 몇 분후 바로 교수님이 들어오셔서 시험이 시작되었다.
　시험지를 보는 순간 앞이 캄캄한 마음이었다. 내가 모르는 문제로 가득한 시험지. 충격이었다. 하지만 내가 그 다음 순간 더 충격을 받은 것은 부정행위를 하는 학우들의 모습이었다. 책상에 써놓은 것을 보면서 쓰는 사람, 아예 프린트를 꺼내놓고 보는 사람 등 맨 뒷자리에 앉으니 손바닥 보듯이 훤히 다 보이는 것이었다.
　내가 수업을 들었던 교수님은 시험 시간에나 강의시간에나 언제나 교탁에서 벗어나질 않으신 분이셨다. 중간고사 때 교수님이 시험시간에 어떻게 한다는 것을 알고 그것을 악 이용 한 것이다. 교수님이 교탁에서 다른 일을 하고 있는 도중에 학우들은 열심히 프린트를 보고 시험답안을 작성하고 있었다. 그 때 내게 든 생각은 '나도 할까? 나도 공부 안했는데..' 이었다. 결국 그 때 부정행위는 하지 않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번 시험에서 공부를 열심히 했다면 매우 억울해 했을거야'
　공부를 열심히 하고 착실한 학생들이 억울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 모두 부정행위는 해서는 안되겠다. 이번 기말고사는 부정행위에 얼룩지지 않는 깨끗한 시험이 치러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준화 (기계·1)  webmast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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