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기획
[기획] 송도캠퍼스 16년왜 송도였고, 어떻게 송도였나

용현벌에서 대중교통으로 한 시간가량 걸려 도착한 송도 11공구, 이곳에 인하대 송도캠퍼스가 지어진다. 뒤로는 연세대와 외국대학들이 번듯하게 들어서 있지만, 송도캠 부지에서 기자를 반겨주는 건 드넓은 갈대밭뿐이다.

모든 인하인의 염원인 송도캠퍼스, 1996년 첫 논의가 이뤄졌고 2006년 본격화했다. 그러나 16년의 세월 동안 소문만 무성할 뿐, 정작 경제청과 줄다리기하며 제대로 된 건립은 아직까지 미뤄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이때부터의 송도캠퍼스 상황과 최근 현황을 담아봤다.

 

첫발부터 인천시와 삐끗, 2006

송도캠퍼스의 시작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연세대와 인천대가 송도로 캠퍼스를 옮기기로 확정하자 이에 본교는 4월 ‘송도 제2캠퍼스 추진위원회’를 발족한다.

추진위는 송도 국제학술단지 내 5·7공구 30만 평에 산학 및 이공계 연구 관련 지역을 조성하고, 11공구 25만 평은 국제합작전문병원과 임상의학연구소 및 글로벌 U8 사업을 계획했다. 당시에 연세대와 인천대 이전이 확정된 상태였으며 KAIST, 서울대, 서강대, 고려대, 중앙대 등 9개 대학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하 경제청)에 이전을 위한 계획서를 제출했다. 송도캠퍼스는 캠브릿지 대학 사이언스 파크와 스탠포드 대학 실리콘 밸리를 벤치마킹했다.

당시 인하대학신문이 진행한 설문조사에는 송도캠퍼스로의 이전에 61.5%의 학우가 찬성했다. 이공계열을 이전해야 한다는 의견은 29.3%, 완전 이전은 22.7%였다.

그러나 인하대와 인천시는 사업 추진 초기부터 엇박자였다. 캠퍼스 추진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 인하대와 달리 인천시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당시 송도캠퍼스를 향한 인천시의 시선은 다음 인천시 관계자의 인터뷰에서 극명히 드러난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명망 있는 지역인사를 대거 캠퍼스 추진위원회에 포진한 배경이 의문시된다. 지금은 예전과는 달리 힘으로 밀어붙인다고 해결되는 시대가 아니다.”

우리학교는 송도캠퍼스 이전 재원마련을 위해 재단의 지원을 촉구하고 용현캠퍼스 부지 일부를 매각하는 계획까지 세웠다.

2006년에 세운 송도캠퍼스계획은 2011년에 5·7 공구 30만 평에 이공계 교육용지와 국책연구센터 70개를 이전하고 2017년에는 11공구 25만 평에 국제합작전문병원, 국책연구센터 120개를 이전하기로 했다. 총 5,500억 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고, 당시까진 구체적인 재원 마련이 계획되지 않았다.

인하대의 송도캠퍼스는 인천 정치권에서도 화두였다. 2006년 인천광역시장 선거에 입후보한 열린우리당, 민주노동당, 민주당 후보 등은 인하대의 송도캠퍼스 이전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8월 추진위는 심포지엄을 열어 새로운 캠퍼스의 방향 설정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논의했다. 그러나 정작 경제청은 곧바로 우리학교에 부지 제공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혀 시각차를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9월, 추진위는 사업계획서를 공개하는 등 송도 이전 의지를 재확인했다.

 

가닥 잡힌 송도캠퍼스, 2007-2009

인천시는 2006년 12월 송도 입주 대학 발표를 예정했으나, 발표는 계속해서 미뤄졌다. 사업계획서가 제출된 지 1년 가까이 소식이 없자 학내 구성원 사이에서는 ‘송도캠이 무산됐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결국 송도캠퍼스는 추진위가 발족한지 1년 5개월이 지난 2007년 9월에서야 가닥이 잡혔다. 경제청은 송도 5·7공구에 33만m2(10만 평)의 부지와 앞으로 매립될 11공구에 각각 33만m2(10만 평) 이상의 부지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에 인하대는 12월 송도 건설추진단을 발족해 송도 이전을 본격화했다. 우리학교는 본래 55만 평가량의 부지를 계획하고 있었으나, 확보된 건 20만 평이었다. 그러나 55만 평은 개략적으로 측정된 수치로, 연세대 등 타 대학도 신청한 것보다 적게 배정됐다.

경제청은 2007년 우리 대학에 20만 평 이상의 부지 제공을 약속했지만 제대로 된 협상은 해가 지나도록 불투명했다. 특히 토지매입비를 결정하는 데 경제청과 갈등을 겪었다. 학교는 기존 사례대로 토지매입가를 요구했으나, 경제청은 조성원가를 원했다.

당시 본교는 연세대만큼의 대우를 요구했다. 평당 50만 원에 제공하거나, 평당 150만 원의 조성원가 유지 시 연세대처럼 사업용 부지를 받고자 했다. 인하대가 인천지역 거점대학인 만큼 협상에 있어 이전 사례(연세대)와 같은 조건을 받지 못한다면 지역대학 홀대라는 것이다.

토지매입비 협상으로 우리 대학의 송도 진출이 늦어지는 와중, 인천대는 2009년 하반기 송도에 터를 잡았다.

 

송도캠 장밋빛 전망?, 2010-2012

본교는 2010년 4월 인천시와 ‘5·7 공구 내 송도 지식산업복합단지 외국교육연구기관 유치를 위한 캠퍼스 건립 지원 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송도지구 11공구의 가용용지 3만3천m²(약 1만 평)를 조성원가 수준으로 지원받기로 합의했다. 이때 11공구는 대학용 부지가 아닌 사업용 부지로, 본교는 이곳에서 얻은 수익을 송도캠퍼스 건립에 보태기로 계획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5·7 공구 캠퍼스 부지 및 11공구와 관련된 토지공급계약은 체결하지 않아, 교내 구성원들은 ‘그동안 몇 차례 협약이 있었지만, 아직 확실하게 결정된 부분이 없기 때문에 이번 협약도 신뢰가 떨어진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러한 많은 우려 속에서 본교는 2010년 5월 경제청과 송도캠퍼스 조성을 위한 사업협약을 체결했다. 협약 내용으로는 ‘5공구 내 사업대상부지 225,060.9㎡(약 6.8만 평)에 대한 토지매매계약을 6월 중 체결하고, 사업기간인 2010년부터 2019년까지 3단계에 걸쳐 토지를 분할 매입할 것’이 있다. 또 개교 일정에 대해서도 ‘2014년 3월 1단계 개교 이후 오는 2020년 3월 완전 개교할 예정’이라고 구체적으로 밝혔다.

캠퍼스 이전이 가시화되자, 뜻밖의 반대 목소리도 나왔다. 매출 대부분을 우리학교 학생들에게 의존하는 후문가 상인들이었다. 이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인하대의 송도 이전을 반대하는 의견을 내세웠다. 남구(미추홀구) 의회 역시 이전 반대 촉구결의안을 교육과학기술부와 인천시 등에 제출했다. 그만큼 당시 본교의 송도 이전은 확실해 보였다.

그러나 2012년 송도캠퍼스 건립에 잿빛이 들기 시작한다. 경제청에서 캠퍼스 부지를 기존 5·7 공구에서 11공구로 변경할 것을 본교 측에 제안한 것이다. 이로 인해 총동창회를 비롯한 학생, 교수 등이 부지 변경에 강하게 반발했으나, 오히려 당시 부총장은 “11공구는 인근에 송도글로벌대학 캠퍼스와 연세대 국제캠퍼스 등 국내·외 대학이 운영 중이거나 조성되고 있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해 교내 구성원들 간의 갈등을 암시했다.

여기서 핵심 쟁점은 11공구다. 이때 11공구는 매립되지 않았고, 당시 경제청의 보고에 따르면 2018년 11월에야 11공구의 매립이 완료될 예정이었기 때문에, 송도캠퍼스의 개교일은 미뤄질 수밖에 없었다. 또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평당 158만 원에 매입이 이뤄진 기존 5·7 공구와 다르게 11공구는 평당 가격이 350만 원으로 측정돼 오히려 금전적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못했다.

결국 변경된 캠퍼스 부지, 2013~2014

2013년 1월, 본교는 교내 구성원들에게 어떤 알림도 없이 ‘5·7 공구 이전 포기’ 공문을 인천시에 보냈다. 이에 2006년부터 동문, 재학생, 교직원 등이 힘을 모아 확보한 5·7 공구는 사기업에 넘어가게 됐다. 이때 학교의 ‘소통 부족’은 아쉬움이 남는다.

당시 학생들 사이에서는 5·7공구와 11공구 사이의 논쟁이 한창이었다. 총학생회는 재학생들의 입장을 알기 위해 당해 4월, 11공구로의 이전 찬반 학생총투표를 실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학교 측에서 5·7공구 부지를 포기했기 때문에 결국 의미 없는 투표가 됐다.

또한 당시 총학생회 역시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기존 ‘5·7공구 고수’라는 주장을 펼치며 송도캠퍼스 비상대책위원회와 함께 활동했다. 그러나 이후 학생들에게 ‘11공구가 맞다’고 갑자기 입장을 바꿔 학내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시간이 흘러 2013년 9월, 송도캠퍼스의 부지를 11공구로 최종 매매계약했다는 공지가 인하광장에 게시됐다. 이로 인해 5·7공구에 대한 더 이상의 항의는 힘을 발휘할 수 없게 됐다. 이에 송도캠퍼스 비상대책위원회는 “계약을 번복하기 어려운 만큼 실제 계약서의 투명한 공개는 꼭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고, 총학생회 역시 “계약서를 공식적으로 열람할 기회를 마련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라고 말하며 학교 측에 정보 공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또, 또다시 경제청과 갈등, 2015-2020

2016년에는 송도캠퍼스가 무산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악화된 재정 상태로 인해 당시 최순자 본교 총장은 경제청에 송도캠퍼스 부지 중 절반만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그러나 경제청은 “계약을 원안대로 추진하지 않는다면 계약을 파기하겠다”며 일축했다. 이는 2017년 학교가 당초 계약대로 부지 잔금을 추가 납부하면서 일단락됐다.

2013년 우리학교가 인천시와의 최종 승인 의결을 끝내고 2019년 완공 예정이었던 송도캠퍼스는 역시나 연기됐다. 2019년 당시 본교 관계자는 “송도캠퍼스가 미뤄지는 가장 큰 이유는 어려운 학교 재정”이라며 “현실적으로 내년에 개교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송도캠퍼스가 난항을 겪고 있는 와중, 송도에 위치한 또 다른 캠퍼스는 성공적으로 완성됐다. 작년 9월 개교한 항공우주융합캠퍼스다.

작년에도 경제청과 본교가 또다시 갈등을 겪었다. 본교는 캠퍼스 부지를 11공구로 변경하면서 경제청으로부터 1만 5천 평가량을 송도캠퍼스 건립에 재정적 지원을 위해 제공받았다. 그러나 경제청은 본교와 상의 없이 독단으로 부지를 ‘지식기반서비스’용지에서 ‘산업시설’ 용지로 변경했다. 항의가 거세지자 경제청은 용지 사용 용도를 원래대로 돌려놨으나, 해당 부지는 애초에 수익성을 얻을 수 없어 새로운 부지에 대한 협상이 필요한 상태였다.

송도캠퍼스가 들어설 11공구의 현재 모습

현재 송도캠퍼스는?

현재 예정 중인 송도캠퍼스 개교 시점은 2024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본교 관계자는 “아직 기반시설 공사가 안 돼서 정확한 시점은 알려드릴 수 없다”면서도 “개교 70주년을 맞이하는 2024년까지는 일부 개교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기존에는 ‘완전 이전’이나 ‘공과대학 학부 이전’과 관련된 소문이 무성했지만, 용현벌에서 송도로의 완전 이전이나 대규모 학부 이동은 없을 예정이다. 대신 대학원이 이전한다. 관계자는 “송도캠퍼스는 산학협력클러스터 기반으로 추진한다”며 “필요에 따라 일부 학과 이전은 가능하지만, 기본적으로 연구소와 대학원 중심으로 이전이 진행될 것 같다”고 전했다.

김범수 기자 kbs@inha.edu

박동휘 기자 dhshpark@inha.edu

김범수 기자  kbs@inha.edu

<저작권자 © 인하프레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범수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