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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인을 만나다] “공부가 정신건강에 굉장히 좋다는 거예요”

전공 실시간 강의에서 처음 만난 87학번 선배님. 그의 줌(zoom) 화면을 보고 수강생이 아닌 새로운 ‘교수님’으로 착각한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졸업을 위해 학교로 돌아온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87학번 정치외교학과 유영룡

1.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정치외교학과 87학번 유영룡입니다. 제가 87년도에 1학년이었어요. 학창 시절엔 당시 정치적 상황도 있었고, 그래서 데모나 민주화 투쟁 쪽으로 많이 활동을 하다 보니까 학업에 소홀했어요. 한 학기를 마치지 못하고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됐습니다. 지금은 자그마한 편의점 하나 운영하면서 별도로 에너지, 조명 관련 사업도 병행하고 있어요. 컨설팅 업무도 하고 있고요.

2. 공부를 다시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사실은 제가 미국 미시간 주립대에서 정치학 학사 학위를 받고 계속 공부를 할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1999년도에 잠깐 한국에 왔다가 우연치 않게 벤처투자를 받아서 사업을 시작하게 된 거예요. 그래서 학업을 계속할 수 없었습니다.

7-8년 전에 사업 실패로 회사가 갑작스럽게 어려워지게 됐는데, 그 후에 잠깐의 공백기 동안 생각을 해보니까 기업가로서 부족한 게 있더라고요. 디자인 측면을 많이 중요시했던 조명 사업을 했었는데, ‘내가 디자인에 대해서 이해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게 돼서 전문학교에 다니며 디자인 공부를 하게 된 거예요. 지금은 산업디자인 자격증도 가지고 있어요.

보통 사업을 하다가 한 번 크게 실패를 맛보고 그러면 좌절감에 빠져서 방황하기가 쉬운데, 저는 그 당시 공부를 통해서 공백기를 극복한 거죠. 그 이후에 계속 일을 하면서 기회가 나면 공부를 했어요. 세상이 ‘4차 산업혁명 시대로 넘어가는데 소프트웨어에 대해서 좀 더 알아야겠다’ 해서 소프트웨어 공부도 했습니다. 그렇게 4-5년이 지나니 시간적 여유가 조금 더 생겨서 (본교에) 재입학 한 겁니다.

3. 본인에게 배움이란 무엇인가요.

이거는 정말 경험에서 나온 것 같아요. ‘살아온 과정에서 미처 채우지 못했던 부분을 다시 채우는 과정’이 ‘배움’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 과정을 거쳐서 대학원 진학까지 고민을 하고 있고, 그 이후에 정치 평론 또는 짧은 지식이지만 책을 펴내고 싶은 생각도 있고, 또다른 측면에서는 공직선거에 출마해볼 생각도 가지고 있습니다. 인생의 전반전이 끝나고 이제 후반전 한다는 각오로 도전하는 겁니다. (웃음)

또 공백기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느낀 게 공부가 정신건강에 굉장히 좋다는 거예요. 사람이 자기 컨디션을 잘 유지를 하려면 예를 들어 근력 운동을 하고, 달리기를 하고 수영을 하잖아요? ‘배움’이라는 과정이 어떻게 보면 제 정신을 트레이닝하는 과정인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계속 새로운 것으로 자극을 주고받고 하면서 약간 중독되는 느낌이에요. 왜냐면 자기한테 좋으니까.

저는 “아, 그렇구나. 이 근육은 육체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정신에도 필요한 거구나. 바로 이 배움의 과정은 바로 내 정신의 근육을 키우는 과정이다. 그래서 몸과 정신을 분리할 수 없듯이, 우리가 정말 건강한 삶을 영위하려면 자기의 육체적인 체력을 다지고, 운동 못지않게 정신적인 체력과 근육을 길러 나가는 것이 병행됐을 때 더 시너지 효과가 나는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공부와 배움이 참 소중한 것이라는 걸 깨달았죠.

4. 후배들과 함께 팀플도 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어요. 어떠신가요?

제가 감사한 게, 전혀 제 나이나 이런 걸 우리 후배 분들이 더 의식을 안 해주시니까 감사한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사실 저 같은 기성세대들은 20대 학생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공부를 하고 어떤 자세를 갖고 있는지 잘 몰라요. 이번에 직접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후배들이) 상당히 합리성이 있고, 그 다음에 남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배려한다는 거예요. 어른스럽고 책임감도 있어 보이고, 말씀들도 잘 하시고, 저보다 한참 후배님들 이지만 제가 조금 배우고 있습니다.

5.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먼저 후배들이 현상을 쫓거나 너무 현혹되지 말고, 그 현상이 일어나게 된 원인이 무엇인지를 공부했으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기성세대들의 ‘꼰대 문화’가 그들이 처한 환경 속에선 당연히 가질 수밖에 없는 생각인데, 그것을 두고 그냥 피상적으로 ‘꼰대 문화’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왜 그것이 한계가 있고 우리 학우들이 처한 환경과 이해관계 속에서 매칭이 잘 안 되는 건지 설명할 수 있는 그런 수준까지 고민을 심화하면 좋겠습니다. 그 과정에서 학우들의 이해 관계나 목소리가 조금 더 힘을 받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어느 세대나 마찬가지로, 우리가 감수성을 좀 더 확장해야 될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해요. 서로의 입장과 조건에 대해서 조금은 더 감수성을 갖고 바라볼 수 있는 이런 시각이요. 감수성은 다른 게 아니거든요. 누가 아프면 그 아픔에 대해서 같이 아파할 줄 알고, 기쁘면 같이 기뻐해줄 수 있는 이런 마음이지요. 사회를 기계로 표현을 해 본다면 아무리 수 십 만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기계도 어느 부품 하나가 제대로 작동 안하면 어떤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는 소지가 되거든요. 결국 학생들끼리 서로 교류나 소통의 측면에서 더 건강한 삶을 풀어나가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김동현 편집국장  inha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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