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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성범죄 온상이 된 채팅 어플
소개글을 올리자마자 꽉 찬 메세지 함
한 사용자에게 온 성적인 메세지

 IT 기술이 발달한 현재, 성인부터 미성년자까지 누구나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 손짓 몇 번이면 원하는 어플을 다운받을 수 있으며 그중에는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채팅 어플도 있다. 대다수 채팅 어플의 소개에는 ‘가까운 동네에 사는 친구 및 애인을 사귀는 것이 목적’이라 명시돼 있다. 실제로 사용자들은 위치를 나타내는 시스템을 통해 가까이 있는 사람과 대화할 수 있으며 성별을 공개하는 어플도 있어 원하는 성별과 대화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채팅 어플은 기존의 목적에서 벗어나 점차 미성년자 성범죄의 온상이 돼 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가출한 미성년자들을 채팅 어플을 통해 외진 장소로 유인한 뒤 성폭행한 사례가 있으며, 또 다른 범죄자는 채팅 어플에서 만난 미성년자들에게 성매매를 시키기도 했다. 그렇다면 채팅 어플은 어떠한 구조를 갖췄길래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의 온상이 됐을까?

 

과거 채팅 어플 사용 방법 및 모습

 채팅 어플은 소개 글을 올린 뒤 충전한 금액으로 대화를 신청할 수 있는 일반 채팅 앱과 사용자들이 랜덤으로 배치돼 대화하는 랜덤 채팅 앱으로 나눠진다. 이중 일반 채팅 앱은 상대방의 성별, 나와 상대방과의 거리 등을 알 수 있는 항목이 있어 더욱더 성범죄의 표적이 되기 쉽다. 과거 많은 채팅 앱에 있던 ‘미성년자인데 아르바이트를 구한다’, ‘가출했는데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소개는 범죄와 연결돼 끔찍한 결과를 낳았다.             

 이러한 이유로 채팅 어플에서 성인과 미성년자가 대화할 수 있는 구조 자체에 관해 문제가 제기됐다.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9 성매매 실태조사’에 따르면 채팅어플 399개의 사용 연령 등급은 성인(77.7%), 아동(13.3%), 청소년(9%) 순이었다. 그러나 사용자에게 본인인증을 요구하는 비율은 26.3%에 그쳤다. 이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채팅 어플이더라도 몇몇 어플에서는 미성년자도 가입할 수 있어 이들이 언제든 범죄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어 여성가족부 연구자는 4개 연령(13·16·19·23세)의 여성으로 가장해 채팅 어플에 접속한 후 2,230명(조사대상자)을 대상으로 이곳에서 일어난 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미성년 대상의 대화사례(1,605명)를 보면 성적 목적(76.8%) 대화가 가장 많았으며 그들 중 61.9%는 상대가 미성년임을 인지한 후에도 대화를 지속했다.

 또한 위기청소년 조사 응답자 중 조건만남을 경험한 비율은 47.6%였는데 이는 동일한 조사를 한 2016년에 비해 증가한 수치로, 87.2%(채팅앱:46.2%, 랜덤채팅앱:33.3%, 채팅사이트:7.7%)가 온라인을 이용했다고 답했다.

 즉 채팅 어플은 미성년자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라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여성가족부는 작년 12월 11일부터 채팅 어플을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고시함으로써 미성년자들의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여러 장치들을 도입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장치들은 무엇이며 과연 이들이 효과적으로 범죄를 막을 수 있는지 알아보자. 

 

새로 도입된 법안, 그러나 실효성은?

 채팅 어플이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지정됨에 따라 ▲실명 인증 또는 휴대전화 인증을 통한 회원관리 ▲대화 저장 ▲신고 기능 등이 새롭게 도입됐다. 이는 채팅 어플 사용자들의 신원확인 및 피해 발생 시 대화 내용을 저장해 증거로 활용하기 위한 장치로 미성년자의 건전한 채팅환경을 위한 것이다. 하지만 채팅 어플 내 자체 규정은 새로 도입된 법안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몇몇 채팅 어플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대화방이 자동으로 삭제되고 상대방이 대화방을 나가면 대화한 내용이 함께 삭제된다. 즉 피해를 입는다 하더라도 당장 가지고 있는 증거가 없기에 피해자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신고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다.

 더불어 이 법안은 범죄를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지 못하다. 채팅 어플의 사업자는 공지로만 ‘청소년 보호법, 각 심의기관에 따른 규제 위반 시 이용제한 및 법적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를 알릴 것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채팅 환경을 모니터링 해야 한다. 그러나 이들은 자사의 어플을 그저 방치하기에 지금도 수많은 가출 청소년들의 글과 성매매 모집글이 채팅 어플에 올라오고 있다.    

 한편 74개의 채팅 어플은 지난해 새로운 법안이 마련된 이후에도 본인 인증 제도를 도입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채팅 어플이 청소년 보호법 의무를 위반해도 바로 처벌하지 않고 통상 2차례나 시정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또한 해외 사업자가 개발한 채팅 어플은 국내에서 처벌을 내리지 못하고 앱 마켓 사업자에게 상품 판매 중단을 요청할 수밖에 없기에 더욱 단속하기 힘들다.

 

채팅 어플에선 어떤 일이?

 현재 채팅 어플에선 어떤 일이 발생하고 있을까? 남자 대학생인 기자가 여자 중학생으로 가장해 채팅 어플 4개에 가입해 봤다. 가입 시 새로 도입된 법안대로 본인인증을 했지만, 나이와 성별은 개인의 의지대로 선택할 수 있었다. 성별은 여성을 선택한 뒤 나이는 어플 내 최소연령인 20살로 지정했다. 이후 ‘여자 중학생입니다’라는 소개글을 올리자마자 4개의 어플 모두 순식간에 메시지 함이 꽉 차기 시작했다.

 메시지를 보낸 사람들의 나이는 기본적으로 16살보다 훨씬 많았다. 그중 한 사용자는 다짜고짜 “어디사냐, 만나자”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또 다른 사용자는 “스킨십을 좋아하냐”고 물었다. 전체적으로 중학생을 상대로 하지 못할 말들로 가득 찼고 이 중 실제 범죄를 유발할 수 있는 메시지도 받았다. 기자와 124km나 떨어져 있었던 어느 사용자는 “인천에 한 시간 반 정도면 올 수 있다”며 “50만 원 이상 드릴 테니 자신과 얘기 좀 하자”고 말했다. 이는 미성년자들을 대상으로 한 채팅 어플에서 발생하는 범죄 수법으로 실제 중학생에게 이러한 상황이 벌어진다면 매우 위험할 것이다.

 이처럼 새로운 법안의 도입에도 불구하고 채팅 어플에서의 미성년자는 위험한 환경에 처해있다. 만약 미성년자가 가족 명의로 된 휴대폰으로 채팅어플에 가입하거나 범죄자들이 미성년자들을 대상으로 성매매를 시킨다면 이를 쉽게 막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성인 연령 채팅 어플에 관해 좀 더 강력한 법안을 마련해야 하며 미성년자의 접근을 차단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도 찾아야 한다.

 

채팅 어플의 미래

 현재 대다수의 채팅 어플은 ‘가까운 동네에 사는 친구 및 애인을 사귀는 것이 목적’이라는 본래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현재 이곳에서는 미성년자뿐 아니라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성폭행, 성매매, 사기 등과 같은 범죄가 과거부터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어 채팅 어플 자체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앞으로 채팅 어플에 관한 극적인 변화가 없다면 이곳에서 발생하는 범죄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익명성을 보장받아 대화를 나누는 행위가 범죄의 연결고리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채팅 어플의 관계자 또한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 가까운 시일 내 채팅 어플이 본래의 목적을 되찾아 진정으로 필요한 사람만이 원활히 이용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박동휘 기자  12163373@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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