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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담론] ‘장난’ 아닌 ‘범죄’, 학교폭력

원종범 기자

 최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유명인들의 ‘학교폭력 논란’에 관한 기사를 보던 중 우연히 SNS에서 ‘실종된 깍두기 문화’라는 글을 접하게 됐다. ‘깍두기’란 팀을 나눠 놀이를 할 때 참여 인원이 맞지 않아 남은 한 명 혹은 놀이에 능숙하지 못한 사람을 말한다. 놀이를 하면서 깍두기가 룰을 어기거나 실수를 범해도 너그럽게 넘어간다. 승패를 떠나 모두 함께 어울려서 노는 것에 의의를 둔 규칙이라 할 수 있다. 생각해보면 필자가 어렸을 적에도 친구들 사이에서 흔히 쓰였던 규칙인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의 아이들 사이에서는 ‘깍두기’가 아닌 ‘왕따’, ‘폭력’ 등의 단어들이 자리잡고 있다.

 

 코로나19 시대에도 ‘학교폭력’의 바람은 멈추지 않았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온라인 수업으로 신체적 폭력은 비교적 줄었지만 사이버 폭력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2020년 학교폭력 실태 전수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학교폭력에서 사이버 폭력이 12.3%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대비 3.4%p가 증가한 수치다.

 

 과거의 학교폭력은 주로 돈을 빼앗거나 폭력을 휘두르는 등 물리적인 폭력이 대부분이었다. 반면 현재는 물리적 폭력과 더불어 수치스러운 사진을 찍어 이를 퍼뜨리겠다고 협박하거나, 단체채팅방에 초대해 무자비하게 욕설을 퍼붓는 등 사이버 폭력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단순한 ‘폭력’을 넘어, 피해자를 벼랑 끝으로 몰아가는 실정까지 다다른 것이다.

 

 학교폭력을 방지하기 위해 관련 법의 지속적인 개정과 많은 교육프로그램의 진행이 이뤄졌다. 그러나 학교폭력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2020년 교육부에서 조사한 ‘학교폭력 가해 이유’ 항목에선 ‘장난 혹은 특별한 이유가 없다’가 28.1%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학교폭력은 명백한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가해 학생들은 이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학교폭력을 해결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학교폭력을 단순히 장난 혹은 어린 학생들의 철없는 행동으로 치부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 종종 ‘애들이 다 그러면서 크는 거지’라고 말하며 학교폭력을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어른들이 있다. 이는 학생들이 학교폭력에 대한 심각성을 깨우치는 것을 저해하며 어른들의 인식 또한 개선돼야 함을 보여준다. 학교폭력은 당시에도 문제가 되지만 피해자들에게 트라우마를 남겨 성인이 된 후에도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불가하게 만드는 위험한 행위다. 이처럼 학교폭력에 대한 가해 학생들과 주변 사람들의 인식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학교 폭력은 결코 근절되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학교폭력 또한 잘못된 인식에서부터 시작된 것일지도 모른다. 주변에 잘 어울리지 못하는 친구를 함께 도와줘야 하는 ‘깍두기’가 아닌, ‘왕따’라는 괴롭힘의 대상으로 인식한다는 것. 자신보다 약한 친구를 ‘배려’가 아닌 ‘무시’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 이와 같은 잘못된 인식들이 결국 학교폭력이라는 어두운 그림자로 학생들 곁에 다가오는 건 아닐까? 학교폭력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지금 하루 빨리 학교폭력의 그림자가 걷히고, 학생들이 밝고 건강한 학교생활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원종범 기자  12173460@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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