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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고개 숙인 총대, 성찰과 개혁에 나서라

“다시 한번 논란을 일으켜 학우 분들께 불편함을 드린 점 죄송합니다”

 며칠간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던 총대의원회가 사과했다. 이례적이다. 지난 음주 사건을 비롯해 선거가 진행될 적의 기억을 되새겨 본다면 말이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대의원에게 던진 자성의 메시지였다. 현직 대의원을 향해 경험과 책임감의 부재를 외친 글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경험의 부재, 여러 이슈를 피부로 느껴 본 적 없는 대의원이 다수일 것이다. 학생사회의 주축이 될 20·21학번은 아직 제대로 된 등교조차 해보지 못 했고, 작년 대의원 정기총회 또한 중앙위원회를 통해 진행됐다. 그러니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볼 기회가 없었다. 당장 선배 대의원이 신입 대의원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이 충분히 있을지 의문이다.

 책임감의 부재, 본인이 어떤 자리에서 무엇을 행사하는 주체인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의원회는 우리 학교의 의회, 대의원은 그 의회의 일원이다. 공직자로서 하고 있는 업무에 대해 설명할 의무를 가진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간혹 질문하는 사람 위에 군림하려 하는 경우도 있다. 마치 몸 담고 있는 곳이 성역이라도 된다는 듯이.

 멀리 갈 필요도 없이 현수막 논란도 그렇다. 현수막 사업에 대해 묻자 전혀 문제가 없다며 “무엇을 문제로 삼으시려고” 하고 반문하니, 언론사를 마치 불한당 취급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저번 선거 때도 비슷했다. 한 기자가 회칙에 명시된 ‘개표 참관’이 어떻게 진행되냐 물었더니 굳이 필요하냐며 비꼬았다. 하지만 몇 시간 뒤 총학생회 선거운동본부가 개표 상황을 참관하고 있었던 이야기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현실 의회에선 업적을 과시하려고 안달인데 학교 안 상황은 정반대다. 초록 검색창에 “OOO 의원실에 따르면” 하고 검색하면 수많은 언론사가 자료를 받아 기사를 작성하고 있다. 밖에선 국회가 핵심 취재처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지만 왜 학교 내에선 안 되는 건지 도통 이유를 모르겠다. 불시에 학생회를 상대로 자료를 요구하거나 지역구 의원으로서 민원을 처리하는 등 여러 선택지 중에 고르기만 하면 되는데 말이다. 주어진 권력이나 정당성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꺼내고 싶다면 작년 회개특위가 그리 무산돼선 안 됐다.

 다만 이번 총대의원회의 움직임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現 총대 비대위장은 회개특위가 무산된 직후 대의원의 행동에 대한 비판을 했던 사람이다. 더욱이 언론사의 질문과 요청에 빠른 피드백을 주고 있는 부분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정기총회 자료가 광장을 통해 공개될 수 있었던 것 또한 그 중 하나다.

 떨어질 대로 떨어진 대의원에 대한 신뢰와 평판을 반전시키기는 분명 쉽지 않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작은 목소리로 내건 회칙 개정이 대의원회 변화와 학생사회 개혁의 이정표가 될 수 있는 큰 의미를 갖고 있음이 틀림 없다. 인하대학교 학생사회의 두 축인 총학생회와 총대의원회가 서로 견제와 협력을 주고 받으며, 여느 대학보다 뛰어난 자치기구 시스템을 선도하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김동현 편집국장  inha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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