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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청소년들에게 불어온 악풍, 프로아나


 “H 161 CW 48 UGW 35 중간에 탈주하는 다이어터 말고 오래 같이 조일 사람 구해요. #프로아나 #프로아나 트친소”

 최근 트위터를 비롯한 SNS에 ‘프로아나’ 친구를 구한다는 해시태그와 의미를 알 수 없는 글들이 10대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글에서 H는 자신의 키, CW는 현재 체중 그리고 UGW는 최종 목표 체중을 뜻한다. 다시 말해 현재 48kg인 사람이 35kg까지 함께 체중을 감량할 친구를 구한다는 뜻이다. 이들은 자신들만의 은어를 사용해 게시물을 올리며 체중 감량을 위한 정보를 공유한다. 이처럼 SNS에서 마른 몸을 만들기 위해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프로아나족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Pro + Anorexia, 프로아나

 

 ‘프로아나’란 찬성을 의미하는 ‘프로 (pro)’와 거식증을 뜻하는 ‘애너렉시아 (anorexsia)’의 합성어로 거식증을 동경하며 지나칠 정도로 마른 몸매를 추구하는 경향을 뜻한다.

 프로아나족은 살찌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먹는 것을 거부하고 두려워하는 ‘거식증’ 증세를 보인다. 그들은 이를 문제로 인식하지 않고 동경하며 치료받기를 거부한다. 또한 변비약 및 이뇨제 복용, 다이어트 약 과다 복용 등과 같이 비정상적이고 과도한 방법으로 마른 몸을 위해 체중 감량을 시도한다.

 약물을 통한 체중감량은 폐동맥 고혈압, 빈맥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위험한 방법임에도 프로아나족은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이외에도 음식을 먹고 토하는 ‘먹토’, 음식을 씹기만 하고 뱉는 ‘씹뱉’ 등과 같은 이상 행동들도 프로아나족이 사용하는 다이어트 수단이다.

 이들에게는 프로아나 8계명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그 내용을 보면 ▲칼로리는 언제나 계산해야 한다 ▲무조건 말라야 한다 ▲몸무게 저울이 모든 것이다 ▲살 빼는 것이 사는 길 찌는 것은 죽음이다 등이다. 이를 통해 오직 마른 몸에만 과도하게 집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프로아나 저연령화의 비밀은?

 

 과거와 달리 현재 프로아나족은 SNS를 통해 함께 체중을 감량할 사람을 구한다. 또한 체중감량의 의지를 다잡기 위해 자신의 현재 키, 몸무게 등을 공개적으로 게재하고 다른 사람들과 비교한다. 그 결과 SNS상에 프로아나와 관련된 수많은 콘텐츠와 게시물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SNS를 통한 프로아나 열풍이 성장기 청소년들에게 영향을 미쳐 프로아나의 저연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5년간 국내 거식증 환자 중 10대 여성 청소년이 14.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성장기의 청소년들은 아직 신체적으로 완전히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충분한 영양분을 섭취해야 한다. 하지만 거식증은 뼈에 영양분이 공급되는 것을 방해해 청소년들에게 척추측만증과 같은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한다.

 SNS에서 성행하는 프로아나 관련 콘텐츠와 게시물들은 미적 기준을 ‘마른 몸’으로 규정하며 청소년들에게 압력을 가한다. 특히 섭식장애를 앓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강박 장애 등과 같은 정신적 질환을 유발하며 더욱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SNS는 그 특성상 프로아나를 쉽게 퍼뜨리고 접근하기 용이하게 한다는 점에서 병을 고착화하는 원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프로아나를 대하는 세계의 자세

 

 10대 청소년들의 섭식 장애 문제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영국에서도 최근 섭식 장애로 인해 병원에 입원하는 환자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BBC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식이장애 입원 환자 중 18세 이하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전체의 25%인 4,471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영국에서는 트위터를 통해 이뤄지는 프로아나의 무분별한 노출로부터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해 프로아나 관련 해시태그를 금지해야 한다는 청원이 등장했다.

 영국 뿐만 아니라 호주, 미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도 세계 최대 청원 사이트 체인지 (Change.org)를 통해 SNS에 프로아나 관련 콘텐츠 혹은 태그를 금지해야 한다는 청원 글이 올라왔다.

 현재 인스타그램에서 #proana, #anorexia, #bulimia 등의 섭식장애 관련 단어를 검색하면 ‘도움이 필요하세요?’라는 문구가 있는 창이 나온다. 해당 창에는 지원 센터 상담사와 대화할 수 있도록 안내를 해주는 링크가 있다.

 이처럼 10대 청소년들에게 프로아나를 부추기는 SNS의 부정적인 영향에 관한 이야기가 전 세계적으로 공론화의 대상이 돼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프로아나 관련 SNS 게시글이나 해시태그를 규제하는 직접적인 법안은 찾아볼 수 없다.

 

프로아나를 해결하기 위해서

 

 SNS에서 자신의 모습을 비추며 잘못된 체중 감량 방법을 공유하는 프로아나족을 본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들을 향해 비난을 날리곤 한다. 과연 그들을 비난한다고 해서 청소년들을 향해 불어온 프로아나 바람을 멈출 수 있을까?

 SNS 태그 열풍으로 청소년들은 프로아나를 치료해야 할 식이장애로 여기기 보다는 유행하는 하나의 문화로 생각한다. 또한 SNS에 소개된 연예인들의 극단적인 체중감량 방법들을 본 청소년들은 이를 올바른 수단으로 인식하고 사용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SNS가 만들어 놓은 잘못된 기준을 청소년들이 따라가지 않도록 인도해주는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진심 어린 공감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오직 마른 몸이 아름다운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SNS에 대한 강력한 규제로 청소년들이 잘못 획일화된 기준을 따르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거식증은 심할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명백한 질병이다. 하지만 프로아나의 등장으로 거식증은 체중감량을 위한 수단으로 치부되고 있으며, SNS를 통해 청소년들의 문화 속에 자리잡고 있다. 하루빨리 SNS를 통한 프로아나 열풍이 사라지고, 청소년들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지길 바란다.

원종범 수습기자  12173460@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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