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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서울공화국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서울공화국’은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따위의 모든 부분이 서울에 과도하게 집중된 현상을 비꼬아 이르는 말'이다. 단순히 국가의 수도로서의 부흥을 넘어, 수도권과 지방과의 격차가 벌어지는 현상을 의미하는 것이다. 많은 매체는 이러한 ‘서울공화국’ 현상이 나날이 심해진다고 시사한다. 왜 이러한 ‘서울공화국’ 현상이 지속하는지 알아보고, 균형을 위해 나아갈 길을 짚어보자.

 

대한민국은 지금 ‘서울공화국’

 대한민국 국토 면적 중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은 약 11.8%의 면적을 차지한다. 하지만 2020년 10월 기준 행정안전부 '전국 주민등록 인구통계 현황'에 따르면 대한민국 총인구 5,183만 8,016명 중, 수도권에 거주하는 인구는 2,603만 2,007명이다. 수도권에 국민의 약 50.2%가 사는 것이다. 이는 지역 내 총생산(GRDP)의 지역 간 불균형으로 이어진다. 2018년 기준 전국 GRDP는 약 1,902조 5,279억 원, 이 중 수도권 GRDP는 약 992조 원으로 전체 GRDP의 약 52%이다.

 인구와 더불어 사람들의 인식과 관심, 미디어의 보도도 수도권 위주라는 지적도 잇따랐다.

 2019년 강릉, 2020년 고성 산불 때 민가가 전소될 정도의 큰 피해였음에도 재난주관방송사인 KBS의 보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지난 7월 어느 새벽, 부산에서 호우로 인해 인명피해가 났을 때도 KBS는 재난 상황에 대한 특보가 아닌 편성된 기존 방송을 내보냈다. 이에 누리꾼들은 ‘부산은 한국이 아니냐’, ‘대한민국이 아니라 서울공화국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해당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재난방송을 보지 못해 불편 겪었다는 시민들의 게시글도 게재됐다.

 이처럼 대한민국의 모든 전반은 ‘서울’과 그 근교, 즉 수도권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수도에 인구나 표준이 집중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지만, 지나친 ‘서울공화국’ 현상으로 지방이 힘겨워하고 있다.

 

비수도권의 위기

 지난해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기 위한 유치전쟁이 구미, 용인, 이천 등 여러 시를 중심으로 벌어지며 해당 지역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경북 구미시는 당시 곳곳에 유치를 기원하는 플래카드를 걸고 열띤 운동을 펼쳤으나, 공장은 ‘인재 육성’을 이유로 경기도 용인에 유치됐다. 지방에 입지하면 인재들이 채용 시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였다.

 지방을 떠나는 것은 비단 해당 기업만의 사례가 아니다. 다수 기업이 인건비가 싼 해외나, 입지가 좋고 젊은 인력이 선호하는 수도권 신도시로 이전하고 있다.

 구미공단도 LG, 삼성 등 대기업들을 기반으로 한 대표적인 영남권 공업 도시였다. 경북 지역 중 젊은 인구 비중이 높은 ‘젊은 도시’에도 속한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베트남으로 모바일 생산공장을 이전하고, LG디스플레이는 구미 공장 절반가량을 경기 파주시로 이전해 시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불과 3~4년여 전만 해도 붐볐던 시내 메인 거리에는 오랫동안 ‘상가 임대’ 표지판이 붙어 있다.

 이 외에 공업 도시로 번성했던 다른 도시도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 산하 일자리 사업평가센터에 따르면, 올해 5월 소멸위험지수(한 지역의 20-39세 여성인구/65세 이상 인구, ▲ 0.5미만일 때 ‘소멸위험지역’ ▲1 이하일 때 ‘소멸 주의’)는 광양시 0.895, 포항시 0.629, 로 모두 소멸위험 주의 단계다. 두 도시 모두 철강을 중심으로 발전했던 제조업 중심 도시다. 소멸위험지역은 인구의 유∙출입 등 다른 변수가 크게 작용하지 않는다면, 위험지수가 적어질수록 사라질 가능성이 큰 지역이다.

 이처럼 군, 구 등 지방 소도시 이외에 지방의 굵직한 경제 축을 담당했던 주요 도시마저 쇠퇴하고 있다. 소멸 위험 지역으로 분류된 곳은 전국 228개 시·군·구 중 105곳(46.1%)에 달한다.

 

사람들은 왜 서울, 서울일까

"돈을 아무리 줘도 지방엔 안 갈 거야" 서울 토박이인 한 친구의 말이었다. 이처럼 많은 청년들은 수도권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거주하는 것을 원한다.

서울을 선호하는 대표적 이유는 바로 지방 인프라 부족이다. 해결책으로 나온 지역 일자리 상생 방안 ‘XX형 일자리’나 ‘공공기관 이전’도 수도권 수준의 시설을 보장하긴 어렵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기준 339개의 공공기관(공기업이 36개, 준정부기관이 93개, 기타 공공기관이 210개)중 149곳(44%)이 수도권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의료∙문화시설∙양질의 직장∙교통 인프라 등의 격차는 벌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 기준 상장기업 2355사 중 1686사(약 71.6%)의 본사는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었다.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하더라도, 취업이나 진학을 수도권에서 하고자 많은 사람들이 유입되는 것이다. 이는 곧 수도권의 기타 인프라 증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서울공화국의 문제점

 이처럼 ‘서울공화국’은 지방 쇠퇴로 인한 불균형을 불러온다. 서울공화국 현상의 또 다른 문제점은 무엇이 있을까?

 대표적으로 집값 상승으로 인한 주거난이 있다. 국토 면적의 약 10%에 불과한 땅에 인구의 절반이 거주하면서 집값은 나날이 상승하고 있다. 이에 좁은 집에서 비싼 돈을 내고 사는 문제 등이 발생한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이라는 지역 간 ‘차이’가 지방 ‘차별’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는 점도 문제점이다. ‘수도권에 사는 게 성공이다’, ‘지방에 취직할 바에는 서울에서 백수로 더 있겠다’ 등의 인식들은 결국 지나친 수도권 중심주의를 초래할 수 있고, 이는 지방 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진정한 균형 발전을 위해

 그렇다면 진정한 균형 발전을 이뤄낼 수는 없을까.

 실제로 균형 발전은 항상 필수 과제로서 인식돼 왔으며, 그를 위한 노력도 계속돼 왔다. 정부는 국토 균형 발전을 내세우며 2012년 세종시를 세우고 행정부 일부를 이관했다. 세종시는 ‘젊은 도시’, ‘공공 기관 일자리가 많은 도시’가 됐지만, 아직 보완할 점도 많다.

 ‘보행친화 도시’를 표방해 교통 인프라가 부족했고, 실제로는 자차 없이 이동이 힘들어 교통체증∙주차공간 부족 등의 문제가 생긴 것이다. 물론 일자리 이전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생겨났더라도, 살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제대로 된 균형 발전이라는 점에서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7월 13일 국가균형발전 특별법과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 개정추진을 선언하고 앞으로 공공기관을 새로 만들 때 처음부터 혁신도시 등 지방에 설치하도록 미리 입지를 결정하는 내용을 담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설치 시부터 ‘일자리가 있고, 살 만한 도시’를 만들려면 단순한 기관 이전과 일자리 창출을 넘어 문화시설, 지역 대학 육성 등 인프라 확충과 교통편 조성까지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진정한 균형 발전을 위한 노력은 이어지고 있다. 균형 발전은 꼭 이뤄야 할 과제이기에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일자리 개수’가 늘어나는 것은 지방에 긍정적인 일이지만, 단순히 개수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 우리는 ‘서울’에만 사는 것이 아니다. 무조건적인 이전이 아닌, 지방을 실제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드는 방법이 필요하다. 또한, 비수도권을 차별하거나, 무시하는 것과 같이 지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함께 바꿔야 할 시점이다.

 

 

이정민 기자  12182301@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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