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치히로가 부모님과 함께 시골로 이사 가는 차 안에서 시작한다. 차는 길을 잘못 들어 어두운 터널을 마주하게 된다. 치히로는 불안한 마음에 돌아가자고 하지만 부모님은 괜찮다며 터널을 건넌다.

 터널을 지나자 넓은 들판과 폐가가 나타난다. 그들은 그곳이 폐장한 지 오래된 테마파크라고 생각해 구경에 나선다. 여기저기 둘러보던 부모님은 음식 냄새에 이끌려 한 가게를 찾아가, 주인이 없음에도 ‘나중에 돈을 내면 된다’며 음식을 먹는다. 치히로는 먹지 않고 주변을 더 둘러보던 중 하쿠와 만난다. 하쿠는 치히로를 보자마자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돌아가라고 했지만, 그 말과 동시에 해가 져 버린다. 게다가 치히로가 부모님을 다시 찾아갔을 때 부모님은 돼지로 변해있었다.

 인간이 출입할 수 없는 요괴들의 세계에서, 하쿠는 치히로가 온천탕에 들어가 지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하쿠 덕분에 치히로는 온천탕 사장 유바바를 찾아가 계약서를 쓰고 일을 시작한다.

 센이 온천탕에서 일하게 된 후 어느 날 가오나시가 온천탕에 들어오게 된다. 가오나시는 온천탕에 들어오지 못하고 주변을 전전하던 요괴인데, 그걸 몰랐던 센이 가오나시가 들어올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준 것이다.

 온천탕에 들어온 가오나시는 금을 만들어서 뿌리며 온천탕 직원들이 바치는 음식을 닥치는 대로 먹어 치웠다. 가오나시는 센에게도 금을 보여줬지만, 센이 필요 없다며 가버리자 화를 내며 센을 찾았다. 그렇게 센은 음식을 많이 먹어 몸집이 커진 가오나시를 다시 만났다. 가오나시는 센에게 갖고 싶은 걸 말해보라고 했다. 그러나 센은 “네가 왔던 곳으로 돌아가. 너한텐 내가 원하는 게 없어.”라고 말하며 가오나시에게 쓴 경단(약)을 먹였다. 경단을 먹은 가오나시는 괴로워하며 모든 것을 토해내고, 다시 힘없는 가오나시가 돼 버린다.

 영화에서 가오나시는 탐욕을 상징한다. 가오나시는 무엇이든 복제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금을 직원들에게 만들어주며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었다. 또 영화의 첫 부분에 치히로의 부모님이 주인이 없는 가게에서 음식을 마구 먹다가 돼지가 됐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음식에 대한 탐욕 때문에 돼지가 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와 대비되게, 두 상황에서 치히로는 금을 원하지 않았고 음식을 먹지 않았다. 여기서 우리는 탐욕을 주의해야 한다는 영화의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영화는 센, 즉 치히로가 요괴들의 세상에서 겪은 사건과 그것들을 해결해나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 작품은 아름다운 배경음악을 사용한 것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어느 여름날’이라는 배경음악이 유명하며, 이 배경음악이 영화 장면과 어우러지는 것을 보는 것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된다. 영화가 주는 잔잔한 여운, 그리고 영화 속 아름다운 배경음악을 감상해보는 건 어떨까.

박지혜 기자  12192847@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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