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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논단] 코로나 백신 개발에 성공한 샤힌 부부 이야기

 코로나 19의 3차 대유행이 시작됨에 따라 정부 당국이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하였다. 더구나 서울시는 10인 이상 집회 전면 금지와 함께 연말까지 “천만시민 긴급 멈춤 기간”으로 선포하였다. 서울시 중증환자 전담 치료 병상 53개중에서 11개 밖에 남지 않았고, 생활치료센터도 가동률이 60.6%여서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면 공공의료체계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우울한 소식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19를 종식시킬 수 있는 희망이 보인다. 3개 제약회사(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가 코로나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 3개 회사의 임상 3상 결과 모두 90%이상의 효과를 보았다. 미국 정부가 다음 달 중순에 백신 접종을 실시할 예정이다. 그리고 5개월 후에는 집단 면역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백신만 믿고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지 않으면 코로나 19 확산의 피해가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그런데 이번 백신 개발의 선두 주자는 화이자(Pfizer)와 연합한 독일의 바이오엔테크(BioNTech)이다. 백신의 원천 기술을 가진 바이오엔테크의 공동대표는 샤힌(Ugur Sahin)과 튀레지(Oziem Tureci) 부부다. 이들은 독일에 온 터키 이민자의 아들과 딸이다. 샤힌의 아버지는 독일 포드 자동차 회사의 비정규직 노동자였고, 튀레지의 아버지는 터어키에서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독일로 이민 온 의사였다. 샤힌 부부는 암 퇴치 면역 체계를 연구하는 종양학 실험실에서 만났다. 2002년 두 사람은 오전에 결혼한 후 오후에는 실험실로 달려갈 정도로 열심히 일했다. 튀레지는 “결혼식은 반나절이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2008년에는 바이오엔테크 스타트업 회사를 차려 암을 퇴치할 수 있는 약제를 개발하는데 집중하였다. 그리하여 이들은 기존의 백신과 전혀 다른 "메신저 리보핵산(messenger RNA)"이라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백신은 약화되거나 비활성화된 바이러스를 주입, 항원을 만들었다. 그러나 바이오엔테크는 바이러스가 아닌 유전물질인 mRNA를 주입해 항원을 만들고 면역을 유도한다. 이런 약제가 없었기 때문에 그 동안 학계에서는 샤힌 박사를 “얼간이(nerd)” 취급을 하였다. 그런데 mRNA의 가능성을 알아 본 빌 게이츠가 5500만 달러를 투자한 결과, 지금은 바이오엔테크사의 주식 시가 총액이 도이체방크를 넘어 25조원대로 치솟았다.

 코로나로부터 인류를 구할 있는 백신을 개발한 샤힌 부부의 성공 스토리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  첫째, 이민 후손들이 이런 위대한 업적을 만들어 내었으니 우리가 이민자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이들을 환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가 점차 다문화사회로 가고 있지만 여전히 순수 혈통주의가 남아 있어서 이민자들에게 편견을 가지고 대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편견을 없애야 이런 위대한 업적을 내는 이민 후손들이 나올 것이다. 둘째, 스타트업과 벤처에 대한 지원과 함께 기업가 정신을 고양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들은 종양학을 비롯한 기초의학 대신 개업의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또 연금과 직업안정성이 높은 공무원이나 공기업에 취직하는 것을 선호한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발명이나 창조가 어렵다. 앞으로 기초과학 연구에 대한 지원과 함께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정부 정책과 사회적 분위가가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백신을 비롯한 바이오 분야뿐만 아니라 AI, IT, 자율자동차, 빅 데이터, 우주 항공 등 과학 기술의 혁신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기술들이 우리들의 일상생활을 바꾸어 나가고 있다. 인터넷이 없었다면 코로나시대에 비대면 강의가 어려웠을 것이다. 따라서 과학 기술의 힘이 국가 경쟁력이라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과학자를 존중하고, 과학자들이 편하게 연구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21세기 과학기술혁명의 시대에는 이것이 나라의 장래를 결정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김용호  (정치외교학과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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