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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회개특위 부위원장, 전승환 학우를 만나다

※ 인터뷰는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진행되었습니다

 

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회개특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치외교학과 전승환입니다.

 

2. 회개특위가 생소한 학우들이 많을 거 같아요. 회개특위가 무엇인가요?

회개특위(학생회칙개정특별위원회)는 학생사회의 원칙을 담고 있는 학생회칙을 시대에 맞게 개정하는 곳입니다.

 

3. (그렇다면) 왜 학생회칙을 개정하고자 하나요?

학생회칙은 학생사회에서 우리나라의 헌법과 동등한 지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그러한 헌법이 현실에서 매년 문제를 일으키거나 과거에는 문제가 아니었지만, 지금에 와서 문제가 된다면 시대의 흐름에 맞춰서 변화해야 합니다. 우리가 보편적으로 갖고 있는 원칙과 상식이 통용되게끔,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학생자치활동이 이뤄지도록 하는 게 학생회칙을 개정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현재 우리 학교 학생회칙은 14년 동안 개정되지 못했습니다. 2006년과 2020년을 비교했을 때 사회적 상황이 바뀌었고, 학생자치기구의 운영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학생회칙 조항들 자체가 낡고 오래되어 현실과 동떨어진 부분이 많습니다.

매년 학생자치기구에서 반복되는 문제들, 특히 올해 중앙자치기구 5개 모두 학생들의 신뢰를 저버릴 만큼의 잘못을 일으켰지만 회칙상 불가능하다는 문제로 그들에게 제대로 된 책임조차 물을 수 없었습니다.

 

4. 현행 학생회칙과 개정안의 중요한 차이점이 무엇인가요?

우선 우리 학교 회칙이 도대체 어떤 모델을 하고 있는지부터 짚어봐야 합니다. 단적으로 우리 학교 현행 회칙과 우리나라 헌법, 그리고 북한 헌법을 나란히 놓고 비교해본다면 우리 학교 회칙은 우리나라 헌법보다는 북한 헌법의 모델과 비슷해요.

북한 헌법은 80~90년대 운동권 총학생회 시절만 하더라도 꽤 유행이었어요. 그 당시만 하더라도 군부 정권에 투쟁하는 일이 일상이었고, 캠퍼스 안에 사복경찰이 잠복도 하고 최루탄 연기가 빈번하게 깔렸던 시기거든요.

그때 총학생회의 제1 목표는 군부 정권 물러나라!’예요. 근데 군부라는 것 자체가 위계질서가 잡혀있고 상명하복으로 움직이는 단체잖아요? 그래서 시위 현장에서 움직임이 빠르게 전달돼요.   총학생회와 학생 운동 진영은 시위 현장이나 학생사회 내부에서 군부에 대응하기 위해 그들 나름대로 대응책이 필요했어요. 그들의 대안은 위계질서와 상명하복을 모델로 하고 있으며 주류 운동권이 추종하던 북한식 사회주의 모델을 학생자치에 도입한 겁니다. 그게 2020년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이번 회칙 개정 과정에서 중요하게 다루었던 첫 번째는 의결과 집행의 분리입니다. 총학생회와 총대의원회가 학생사회를 이끌어가는 두 기둥으로서 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지금 학생자치기구는 학과 학생회-단과대 학생회-총학생회의 3단 구조인 피라미드형 권력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총대의원회가 총학생회를 견제한다고는 하지만, 정작 중요한 권한들은 (총학생회장이 의장인) 중앙운영위원회 또는 삭제된 전학대회처럼 구성원 대다수가 학생회장인 단체에 부여돼 있거든요. 실제로 총대의원회 의장도 중운위 소속이기도 하고요. 지금은 견제라고 하기보다는 오히려 그 견제가 학생회 사업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요식행위로 자리 잡고 있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그래서 의결과 집행을 독점한 중운위를 해체하여 양권분립을 도입했습니다. 중운위가 가졌던 권한 중에 의결과 관련 있는 건 총대의원회(의회)로 이관하고, 집행과 관련 있는 건 총학생회(행정부)에 부여하는 것이죠. ‘총대의원회라는 존재에 주목해서 학생사회에 견제와 균형이 자리 잡는 겁니다. 학생회가 하려는 행정은 의결기구(총대의원회)에게 의결 받은 것에 한해서 진행되고, 그 의결은 학생들의 직선으로 뽑힌 대의원들이 민주적 정당성을 바탕으로 행사합니다. 즉 대의원이 같은 직선 대표인 학생회장을 충분히 견제할 수 있는 구조가 되는 겁니다.

두 번째는 학생사회 입법 기능 회복입니다.

대한민국의 법체계를 보면 헌법은 국민총투표로, 법률은 국회에서 개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매년 끊임없이 법률을 재개정하고 새로이 발생하는 사회문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국회의원들이 얼마나 성실할 것인지는 적어도 그다음의 문제입니다.

반면에 우리 학교의 경우 학생회칙에 대의원회에 입법 권한이 있다고 말로만 쓰여 있을 뿐, 사실상 입법 활동이 불가능합니다. 이로 인해 매년 발생했던 비리가 계속 재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대응도 하지 못 하는 실정이죠.

학생사회의 입법기능 회복으로 인하여 규정이 미비하고 근거 규정이 없었던 것들을 해결할 수 있게 됩니다. 학생들을 위한 사업을 확대하고 학생들의 권리가 보장될 수 있도록 하는 걸 세칙을 통해 얼마든지 실현할 수 있고, 학생자치기구의 운영이 조금 더 투명하고 공개되도록 하는 세칙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즉 총학생회는 집행과 행정권을, 총대의원회는 입법과 의결권을 행사하게 되는 겁니다.

회칙이 개정된다면, 잘못된 관행이나 관례 그리고 관습들이 악습이지만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그들 사이에서 정당화되며 아무런 문제 없이 유지돼 왔던 것들을 타파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5. 2006년 이래로 한 번도 학생회칙이 개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회칙개정의 역사가 궁금합니다. 그리고 왜 지금까지 개정되지 않았나요?

현행 학생회칙이 가지고 있는 모습이 2006년에 새롭게 등장한 건 아닙니다. 1998년도에 있는 법정대학 학생회칙을 보면 현행 학생회칙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가지고 있어요. 그 말은 결국 학생회칙이 2006년의 모델이라고 하지만, 1998년도 모델이 지금까지 적용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죠.

2006년 이후에도 계속 회칙개정에 대한 시도가 존재했습니다. 2015년까지는 회칙개정이 획기적인 변화를 도입한다거나 학생자치기구 구조개혁까지의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오타나 문구를 수정한다거나 하는 것밖에 없었거든요. 2016년부터는 조금 획기적인 변화들이 도입되기 시작했죠. 의결과 집행의 분리, 그리고 총학생회와 총대의원회가 견제와 균형을 이루도록 하는 개정안이 마련이 됐었습니다.

2016년에는 (회칙개정을 위한) 학생총투표가 발의가 됐었습니다. 당시에는 중운위 축소와 전학대회의 완전한 삭제 등 피라미드 구조가 깨진다는 게 최고의 화두였어요. 그런데 그 피라미드 구조인 중운위 또는 전학대회를 통해 가장 이득을 본 세력이자 학생회 권한을 세습하고 유지하던 곳이 바로 운동권 계열이었습니다. 그들에게 중운위 축소와 전학대회의 완전한 삭제는 더는 소수의 패밀리나 조직이 학생회장으로 선출된 후에, 그 권한으로 최고의 심의기구인 중운위를 좌지우지할 수 없다는 거였죠. 그때 그래서 운동권 계열 학생대표자들이 매우 반대했습니다. 결국 근소한 차이로 학생총투표가 무산되고, 대의원총회로 넘어갔지만 거기서도 당시 총학생회장이나 총학생회 간부들이 참석해서 회칙개정에 대한 반대의견을 계속 피력했죠.

 

6. 얼마 전 익명 커뮤니티(에브리타임)에 올라온 "전승환과 회개특위 그리고 조의 의지" 글을 보셨나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네 봤습니다. 지인이 링크를 보내줘서 저도 읽었는데, 꽤 재밌게 글 잘 쓰셨더라고요. ‘조의 의지를 학생사회 구조에 대한 개혁이라고 할 수 있잖아요. 그것이 꼭 그분 한 사람의 의지만이 아니고, 그분의 생각에 공감하거나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얼마든지 그분들도 조의 의지를 갖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결국에는 그거예요. 학생사회가 외양간이라고 생각하면, 외양간이 무너져서 소를 잃게 됐어요. 그러면은 이제 외양간을 고쳐야 하는데, 외양간을 고칠 생각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다시는 소를 못 키울 겁니다. 외양간을 다시 고치지 않고서는 소를 키울 수 있는 농부는 아무도 없을 거예요. 결국 외양간의 기둥을 세워서 튼튼한 외양간이 마련된다면, 학생들도 얼마든지 그 외양간에 소를 다시 키울 수 있도록 학생대표들에게 지지와 신뢰를 보낼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소는 이제 민주적인 원칙과 상식을 통해서 더욱 무럭무럭 자라고, 그렇게 자란 소는 이제 학생사회에 대한 자부심을 일으킬 수 있을 겁니다.

 

7. 마지막으로, 부위원장으로서 학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코로나19로 인해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예상도 못 했고, 문제 해결을 위해 참고할 사례나 경험도 전무하죠. 그래서 이겨내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렵고, 처음 가보는 길이라서 어색하기도 할 겁니다. 하지만 얼마든지 지금 상황에 대해서 슬기롭게 극복하고, 지혜를 모아서 방안을 찾고 있죠.

학생사회도 마찬가집니다. 다만 학생사회가 이와 조금 다른 게 있다면, 우리가 얼마든지 참고할 좋은 사례와 대안이 많이 존재합니다. 회칙개정이 나와는 동떨어진 일이 아니라, 정말 학생사회가 제대로 운영될 수 있고, 학생 한분 한분께도 체감될 수 있는 학생사회로 거듭나게 되는 시작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더 이상 학생사회는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라, 인하대학교 학생 전체를 위한 학생사회로 거듭날 것입니다.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을 바꾸는 겁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여러분께 공개되는 회칙개정안이 부끄럽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동현 편집국장  12192830@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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