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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하다] 불법 신상정보 유포 사이트 '디지털 교도소'를 조명하다

  최근 ‘디지털 교도소’가 성범죄자로 지목한 K대학교 A학생이 심장마비로 숨진 채 발견됐다. 디지털 교도소는 지난 7월, A씨가 텔레그램에서 지인 사진을 음란물에 합성하는 일명 ‘지인 능욕’을 음란물 합성자에게 요청했다며 A씨의 신상정보를 자사 웹 사이트에 공개했다.

  하지만 A씨는 교내 커뮤니티에서 ‘디지털 교도소에 올라온 신상정보는 자신이 맞지만, 지인 능욕 요청은 사실이 아니며 이런 일에 휘말린 이유를 모르겠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교도소는 범죄가 확정되지 않은 A씨의 신상정보를 지속해서 공개했고, A씨는 무수한 악플과 협박 전화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다 결국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이처럼 경찰과 사법부도 판단하지 않은 사건에 대해 범인을 확정하며, 범죄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디지털 교도소는 어떠한 곳일까?      

  디지털 교도소는 국내 악성 범죄자들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웹사이트다. 이들은 ‘국내법의 허술함과 범죄자에 대한 관대한 처벌에 한계를 느낀다’며 ‘범죄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함으로써 사회적인 심판을 받게 하고 피해자들은 위로해 주겠다’는 취지로 사이트를 개설했다.

  현재 이 사이트에는 150명이 넘는 범죄자의 신상정보가 등록돼 있다. 대표적으로 과거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들, 디지털 성범죄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 故 최숙현 선수 자살 사건 피의자들의 사진과 신상정보가 있다.

  혹자는 ‘범죄자에게 인권이 뭐가 필요하냐?’, ‘국가가 못하는 걸 디지털 교도소가 해줘서 오히려 속이 시원하다’며 웹사이트를 옹호하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디지털 교도소의 행위가 법에 어긋난 행위임을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법치주의 국가로 범죄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개인이나 민간단체가 벌을 집행하는 사적 제재에 해당할 수 있다. 게다가 아동·청소년 보호법 55조 2항에 따르면 성범죄자 알림e에 공개된 범죄자의 신상정보는 개인이 확인할 목적으로만 사용이 허용되며 외부에 공개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운영자도 이러한 사실을 알기에 사이트 서버를 국내가 아닌 동유럽권 서버로 두며 강력히 암호화한 채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 교도소는 일반 시민들로부터 제보를 받아 운영하기 때문에 무고한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밀양 성폭행 사건 가해자와 동명이인의 신상정보를 공개해 사건과 전혀 관련 없는 일반인이 범죄자로 지목된 경우가 있었다. 이 뿐만 아니라 성범죄자에게 가벼운 판결을 내린 판사, 자사의 웹사이트를 수사하는 경찰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등 다방면으로 ‘막장 운영’을 하면서 사회에 불필요한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A씨는 사망했지만, 디지털 교도소는 여러 이유를 들며 지금도 A씨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범죄 성립 여부 판단과 함께 범죄자를 심판하는 것은 디지털 교도소가 아니라 경찰과 사법부가 해야 하는 역할이다. 확실한 증거와 판결 없이 사이트를 운영하는 이들의 모습은 미래에 더 많은 억울한 피해자를 발생시킬 소지가 다분하다.

  한편 경찰청은 디지털 교도소의 ‘임의로 신상을 공개하는 불법행위’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을 문제 삼아 이들을 지속해서 추적했고 그 결과 1기 운영자가 베트남에서 검거됐다. 경찰은 ‘1기 운영자를 국내로 송환하는 대로 범행 동기를 조사할 계획’이라며 ‘1기 운영자의 활동을 이어받은 2기 운영진을 공범으로 판단해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동시에 지난 24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디지털 교도소가 각종 신상 정보를 게시함으로 인해 이중 처벌이 되거나 되돌리기 어려운 무고한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며 사이트를 차단하기로 결정했다.   

  디지털 교도소 운영진들은 자신들을 사회적 영웅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는 착각일 뿐이며 이들은 결국 또 다른 범죄를 불러일으킬 뿐이었다. 과연 범죄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함으로써 인민재판을 받게 하는 게 올바른 처벌이라 할 수 있을까? 강력 범죄에 관해 사람들이 분노를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이러한 행위는 왜곡된 분노 표출일 뿐이다. 미래에는 디지털 교도소와 비슷한 사이트가 다시는 생기지 않기를 바라며 이들로 인한 피해자와 사회 혼란이 없기를 희망한다.

박동휘 기자  12163373@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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