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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논단] 빼앗긴 캠퍼스에도 봄은 오는가
  • 장영덕 정치외교학과 강사
  • 승인 2020.09.28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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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가 여전히 기승이다. 사그라들 것만 같았던 순간이 잠시 있었지만 사람들의 기대를 비웃기라도 하듯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하루하루 언론에서 보도되는 ‘숫자’에 사람들은 안심하고, 또 불안해한다. 사람들의 삶은 이 보이지 않는 작은 바이러스 때문에 많이 위축되었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 세워 졌다. 
 
   이 작은 바이러스는 캠퍼스에도 침투했다. 학생들로 북적이다 못해 시끄러워야 할 캠퍼스가 9개월 째 적막하다. 만약 코로나19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4월이면 학생들은 새하얀 벚꽃을 보기 위해 인경호, 5호관, 하이데거숲 등에 모여 들었고,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겼다. 5월이면 성년을 맞이한 1학년 막내들이 장미꽃을 들고 캠퍼스를 누볐고, 대동제를 즐기는 학생들로 캠퍼스와 학교 후문은 발디딜 틈이 없었다. 6월은 어떤가, 언제 축제를 즐겼냐는 듯이 기말고사를 준비하는 학생들로 정석도서관이 가득 찬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지금이면 캠퍼스는 가을 축제로 다시 한 번 설렌다.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너무나 당연했던 캠퍼스의 추억들을 송두리째 뺏어갔고, 주인 잃은 캠퍼스는 그저 조용하기만 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학교 구성원들의 생활방식도 크게 바꾸어 놓았다. 비대면, 언택트(Untact),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당연해졌다. 특히 수업의 방식을 완전히 뒤바꾸어 놓았다. 코로나19의 확산 여부가 확실하지 않았던 2월, 대학 본부의 방침은 다음과 같았다. 1) 우선 개강을 늦추고, 2) 수업은 당분간 온라인으로 진행하며, 3) 상황이 나아지면 현장 강의로 전환하는 것이다. 본부의 방침이 정해지고, 일주일에도 몇 번의 공지사항이 내려왔다. 무엇보다 수업 방식의 변화에 교수와 학생들 모두 어려움을 겪었다. 학기 초반 한꺼번에 몰려든 접속자를 감당하지 못해 시스템이 다운되기도 하였다. 교수들은 영상을 제작하거나 비대면 실시간 강의를 해야 했고, 이러한 방식은 모두 낯선 것이었다. 특히 영상을 제작하여 온라인에 업로드 하는 것이 만만치 않았다. 출석을 확인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학생들은 비싼 등록금을 냈음에도 학교를 다니지 못했고, 현장 강의에서 얻을 수 있는 많은 부분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교수와 학생들 모두 힘든 시기를 보내야만 했고, 지금도 그 시기를 보내고 있다. 필자 개인적으로는(모든 교수님들께서 같은 생각을 하시겠지만) 학생들을 만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힘들었다.

  필자는 본교 정치외교학과 00학번이다. 군대와 유학으로 보낸 시간을 제외하더라도 인하대학교와 인연을 맺은 것이 어느덧 20년이다. 20년 동안 학교의 많은 것이 바뀌었다. 학생회관의 라면값과 후문 밥집의 백반가격이 많이 올랐다. 6호관에 있던 중앙도서관이 사라지면서 정석학술정보관이 생겼다. 하이테크관, 60주년 기념관 등 새로운 건물도 많이 지어졌고, 정문 밖에는 높은 아파트들이 지금도 올라가고 있다. 하지만 바뀌지 않은 것이 딱 하나 있다. 바로 새로운 학생들이 들어오고, 이곳에서 성장하여, 졸업 후 사회로 나가는 것이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19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도래한다고 해도 이 사실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캠퍼스는 바로 그런 곳이다. 캠퍼스의 주인인 학생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캠퍼스는 비로소 아름다워진다. 
  이 시간을 가장 힘들게 보내고 있을 사람들은 20학번 막내들과 졸업예정자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20학번들은 고등학교 3년을 버티고, "드디어 꿈에 그리던 '캠퍼스'구나!" 기대했겠지만 갑작스럽게 '인하사이버대학'을 다니게 되었고, 졸업예정자들은 캠퍼스의 마지막 시간을 집에서 보내게 되었다. 다른 재학생들도 물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이들 모두에게 위로의 말을 건넨다. 지금은 비록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상황으로 캠퍼스는 주인을 잃었지만 빼앗긴 이 캠퍼스에도 봄은 반드시 온다. 그리고 봄이 왔을 때 우리는 다시 한 번 마음껏 캠퍼스의 낭만을 즐기도록 하자. 

 

장영덕 정치외교학과 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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