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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즐기다_드라마] 인간수업

 

"성실한 학생입니다. 품행이 단정하고 학업 성취도가 높습니다. 조용하고 차분한 행실이 타의 귀감이 되며, 웬만해서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모범적인 학생입니다."

 오지수는 모범생이다. 공부도 잘하고, 순수하다 못해 어리바리하기까지 한 고등학생이다. 지수에게는 한가지 목표가 있다. 그것은 바로 남들처럼 평범하게 사는 것. 하지만 그의 어머니는 오래전 집을 나갔고, 아버지는 무능했으므로 그는 혼자 벌어 혼자 먹고살기도 빠듯했다. 게다가 다른 사람들처럼 졸업하고, 대학에 가고, 취직도 하려면 많은 돈이 필요했다. 따라서 지수는, 역설적이게도 평범하기 위해 평범함을 저버렸다. 그는 아무렇지 않게 ‘포주’ 노릇과 성매매 여성 경호를 통해 수입을 거두기 시작했다.

 그런 지수의 삶에 갑자기 배규리가 끼어들었다. 학교에서 일명 ‘인싸’에 속하는 배규리는 유명 연예기획사 사장인 부모를 둔 ‘금수저’다. 둘은 담임 선생님의 소개로 들어간 동아리에서 만난다. 어느 날, 규리는 지수가 포주 일을 하며 돈을 벌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지수에게 협박 아닌 협박을 하며 동업을 제안한다. 물론 그녀의 목적은 돈이 아니었다. 부모의 압박으로 인해 숨도 쉬기 어려운 집안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녀에게 지수의 사업은 흥미로운 게임에 불과했다.

 오지수의 사업은 매회를 거듭할수록 꼬여만 갔다. 지수가 처음 규리를 카페에서 만난 날, 자신의 사업에 진상손님이 나타났다는 신고를 받았다. 그땐 규리가 사업에 대해 알지 못했기 때문에 그녀에게 일을 처리하러 간다고 말을 할 수도, 그녀를 두고 갈 수도 없었다. 결국 지수는 빠르게 일을 처리하고자 경찰을 이용했다. 후에 지수가 이용했던 경찰은 그의 사업 허점을 발견하며 수사망을 좁혀왔다. 또, 동업 이후 규리는 지수를 위해 더 많은 수입을 벌고자 사업을 확장했지만 이는 곧 화가 돼 돌아왔다. 무리한 확장을 시도하다 조폭과 연관돼 둘은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했던 것이다. 규리는 학교 일진들을 끌어들여 조폭과 싸움을 붙인 다음 이를 해결하고자 했다. 그러나 큰 싸움이었던 탓에 경찰은 사건을 심각하게 여기며 수사했고, 그 둘은 발각된다. 이런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둘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선택들을 하고 만다.

 오지수는 ‘평범’하고 싶었다. 평범과 행복은 지수에게 비슷한 뜻이었을 것이다. 그에게 사회는 평범하고 싶다면 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기서 평범함을 영위하기 위해서도 조건이 필요하다는 현실이 드러난다. 아무나 평범할 수 없고, 평범을 위해서 평범하지 않은 삶을 선택하게 되는 사회인 것이다.

 두 주인공 앞에는 항상 선택의 기로가 펼쳐진다. 어떤 선택을 하냐에 따라 그들의 운명이 달라졌다. 선택은 언뜻 봐서는 권리 같지만, 선택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이 드라마 제목 ‘인간수업’은 바로 이런 부분을 얘기한다. 학업 성취도와 입시 위주로 굴러가는 학교에서는 선택의 책임을 알려주지 않는다. 학교에서 알려주지 않는 세계, 그것이 바로 학교 밖에서 지수와 규리가 배운 ‘인간수업’이다.

 

박지혜 기자  12192847@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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