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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 니 부산 가봤나?* 이 기획은 코로나 사태 이전 부산을 여행한 후 작성했습니다.

  도착하는 순간 바다의 내음이 물씬 풍기는 도시. 바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해양 도시 부산이다. 볼거리가 가득한 부산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불문하고 전국에서 많은 이들이 찾는 관광 도시로 알려져 있다. 현재 코로나19로 부산 여행을 떠나기 어려워 아쉽지만 이 기획을 통해 기자와 함께 부산의 감성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부산의 맛, 바~로 이 맛 아입니꺼!

부산의 이색 먹거리, 쫄깃한 물떡

  KTX를 타고 부산역에 내리자 마자 구수한 사투리가 들렸다. 표준어가 익숙한 기자에게 부산 특유의 억양이 담긴 사투리는 굉장히 특색 있었다. 붐비는 사람들 틈 사이에서도 또렷하게 들리는 사투리 억양은 왠지 모르게 기자를 낯선 세계로 인도하는 듯했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과 그에 발맞춰 시작된 부산 여행은 첫걸음부터 설레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따뜻한 남쪽 지방인 덕인가, 이른 새벽 공기에도 차가운 기운 대신 포근함이 흠씬 느껴졌다. 햇살을 맞으며 역 앞에서 마주한 따뜻한 어묵 국물과 물떡은 여행의 설렘을 한층 더 돋워 주었다. 어묵 국물 속에 푹 빠져 통통하게 불어난 물떡은 단연 부산의 명물이다. 인천에서는 볼 수 없었던 물떡을 보자 부산에 도착했다는 것이 실감이 났다.

 따뜻한 어묵 국물에서 꺼내 올린 두꺼운 물떡에는 따끈함과 촉촉함이 그대로 베여있었다. 물떡을 한 입 먹는 순간 내 귓가에는 정겨운 목소리가 맴돌기 시작했다. ‘바로 이게 부산 아입니꺼!’라면서 말이다.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 남포동

세월의 흐름을 고스란히 품은 보수동 책방골목

 부산역에서 남포역까지는 지하철 두 정거장이면 갈 수 있다. 부산의 대표적인 번화가인 남포는 부산 사람들은 물론이고 여행을 오는 타지 사람들 그리고 외국인들도 많이 찾아오는 명소 중 하나다. 백화점과 전통 시장이 함께 있는 남포는 현대와 과거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묘한 매력을 가진 곳임에 틀림없다.

 사람들의 시끌벅적한 소리로 가득한 남포동 번화가 옆의 골목을 들어가면 상인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 정겨운 사투리가 어우러지는 남포동의 골목은 옛 정취로 가득했다. 국내 최대의 수산시장, 자갈치 시장에는 막 잡아 올린 생선과 싱싱한 해산물이 시장의 활기를 한층 더해준다. 노상 점포에서는 아주머니들이 소쿠리에 생선과 건어물 등을 놓고 팔고 있다.

  6.25 당시 미제 수입 깡통을 팔았다는 깡통시장도 색다른 볼거리다. 좁은 골목에 들어선 수십 개의 포장마차형 상점들을 오가며 각종 주전부리를 즐기는 재미도 쏠쏠하다.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서 보았을 법한 오래된 물건들로 가득한 남포동의 골목에는 상인들의 피와 땀이 서려 있었다. 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공간은 바로 남포동 옆 보수동 책방 골목이었다. 줄을 지어 이어진 책들과 그곳에서 마주한 옛날 서적들을 보면서 골목에 담긴 책 냄새를 느낄 수 있었다. 마치 미로처럼 좁디 좁은 골목을 헤매다 보니 발걸음은 자연히 느려지지만 사람과 ‘시간’의 묘미를 느긋하게 감상하는 즐거움은 부산 여행의 백미라 할 수 있다.

 

평화로운 바다를 느낄 수 있는 태종대

 점심시간이 되자 따뜻한 국밥이 생각났다. 태종대로 가는 길에 오래된 돼지국밥 집에 들렀다. 식당 사장님께 돼지국밥을 맛있게 먹는 방법을 여쭤보니 “우리 집은 그런 거 없이 밥에 말아서 푹푹 떠먹기만 해도 된다”며 쾌활하게 말씀하셨다. 진한 국물이 매력적이었는데, 이쯤 되고 보니 ‘돼지국밥 국물이 따뜻하다’가 아닌 ‘뜨끈하다’ 가 더욱 입에 착 붙었다.

 태종대 입구에 도착하니 다누비 열차를 타려는 사람들이 이미 복작거리고 있었다. 귀여운 모습을 한 다누비 열차를 이용하면 편하고 빠르게 태종대를 즐길 수 있다.

다누비 열차를 타고 두 번째 정류장인 영도 등대에서 내렸다. 부산항의 길목에서 영롱한 불빛을 밝혀온 영도 등대는 놓치지 말아야 할 볼거리다. 깎아 세운 듯한 절벽 위에 있는 등대에서 탁 트인 바다 전망을 바라봤다. 남해와 동해가 만나는 부산 바다는 잔잔하고 평화로운 느낌과 함께 끝없이 펼쳐지는 대양 같은 매력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장소다.

 영도 등대를 감상한 후 아래쪽에 위치한 절벽으로 내려왔다. 길이 깔끔히 정비돼 있어 걷기 편하면서도 자연 그대로의 태종대의 매력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해녀들이 잡은 회와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포장마차들도 있었다. 차려진 상에 걸터앉아 절벽에 부서지는 파도와 머나먼 수평선을 바라보며 먹은 해산물은 색다른 기억으로 남았다. 또한 회를 먹으면서 본 신선 바위와 망부석은 신선들이 모여 노닐었을 만큼 뛰어난 절경이었다.

 

부산하면 이곳! 해운대와 광안리

 부산 여행을 계획한다면 이곳에 가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바로 부산의 대표적인 바다 동네인 해운대와 광안리다. 해운대와 광안리는 지하철역으로 여섯 정거장 차이다.

해운대역에 도착하자마자 도심과는 다른 바닷바람이 세차게 기자를 반겨주었다. 역에서부터 백사장까지 길게 이어지는 깨끗하게 정돈된 길엔 수많은 맛집이 있었다. 그중 부산의 명물인 어묵을 맛볼 수 있는 ‘고래사어묵’에 방문했다. 쫄깃하면서도 탱탱한 식감으로 한 개, 아니 두, 세 개 계속 손이 갔다.

 그렇게 어묵으로 배를 채우고 조금 더 걸으니 탁 트인 바다 전경이 보였다. 보고만 있어도 꽉 막힌 속이 뻥 하고 뚫리는 기분이었다. 붉은 노을이 반짝이는 바다 위를 하얀 갈매기들이 날아다녔다.

 조금씩 해가 저물었다. 광안리의 야경을 만끽하기 위해 해운대에서 광안리로 이동했다. 깜깜한 밤바다를 수놓는 반짝이는 광안대교를 보니 감동이 파도처럼 물밀려 들어오기 시작했다. 화려한 빛을 자랑하는 광안대교는 특별한 분위기를 뽐내고 있었다.

 여유로운 자연과 화려한 도심이 한 곳에서 어우러지면서 특별한 분위기를 완성하는 힐링의 도시 부산. 이곳에서 느꼈던 감정 그리고 감동은 한동안은 절대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김예은 기자  12193471@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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