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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감투를 쓰기 전 기억해야 할 점

  학보사에 약 3년간 몸담으며 ‘감투’를 쓴 학생자치기구 대표자 여럿을 취재하기도 했고, 학내 언론사의 편집국장으로 감투를 직접 써 보기도 했다. 그러며 느낀 것은 학생사회에서 감투를 쓰기 전 유념해야 할 점이 꽤 있다는 것이다.

  우선, 감투를 쓰면 말의 무게가 무거워진다. 이는 다수의 대표가 되는 것이기에 당연하다. 그러므로 말에 대한 책임도 질 줄 알아야 한다.

  감투를 쓴 사람을 취재하다 보면 “개인적인 의견이니 취재 답변과 무관하다”라고 말하는 경우를 종종 맞이한다. 그럴 때면 이렇게 되묻고 싶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북 정책에 대해 질문했을 때 그가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것을 밝히며 답변을 한다면, 그것이 진짜 개인적인 의견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말이다.

  감투를 썼다면 발설하는 말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이라며 회피할 수 없다. 재학생 신분으로 인터뷰를 하는 게 아니라 학생자치기구 대표라는 감투에 따라 질문을 하며 답변을 듣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큰 감투는 쓰면 안 된다. 감투가 크면 귀가 눌리고 귀가 닫힌다. 불통이 된다. 감투를 쓴 사람에게 중요한 점 중 하나는 소통이다. 리더라는 감투를 쓰면 내부적 고충과 사안을 헤아려야 하며 외부적으로 들려오는 목소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그게 비판일지라도 말이다.

  그러나 가끔 큰 감투를 일부러 쓰는 사람도 있다. 자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감투 속으로 숨어버리고 싶기 때문이다. 올해 초, 사내 기자가 한 자치기구에 관한 비판 기사를 작성했다. 이에 해당 자치기구에서 감투를 쓴 사람은 언론사의 모든 협조 요청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 전했다. 기존의 딱 맞는 감투를 버리고 아주 큰 감투를 새로 마련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후 큰 감투를 쓴 사람은 비판 기사를 작성한 기자의 취재 요청을 거부하고 무시했으며, 학기가 끝나가는 지금까지 그것이 유지되고 있는 실정이다.

  경청해야 하는 외부의 목소리 중 하나인 언론사 취재를 그저 무시하면 된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명백히 잘못된 생각이다. 언론은 학우들의 눈과 귀다. 큰 감투를 쓰고 무시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마지막으로, 감투는 생각보다 아주 무거우니 각오해야 한다. 그 무게의 9할이 책임감이기 때문이다. 막스 베버는 “책임과 권위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권위가 없는 책임이란 있을 수 없으며 책임이 따르지 않는 권위도 있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책임감 없이 감투를 썼다면 얼마 못 가 금세 지쳐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감투를 쓰기 전 단단히 마음을 먹어야 한다.

  수시로 크고 작은 일이 일어나던 한 학기의 종강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비교적 큰 문제없이 이번 학기를 보낼 수 있었던 건, 책임감을 갖고 감투를 쓴 학생 대표자들의 노고 덕분이다. 남은 날들도 대표자들이 맡겨진 책임을 충실히 이행해 학기가 잘 마무리될 수 있기를 바란다.

  아울러 앞으로 학생사회에서 감투의 무게가 가벼워지는 날이 오지 않기를 소망한다.

서정화 편집국장  12182947@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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