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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즐기다_영화] 미쓰백(Miss Baek, 2018)

 ‘나는 무식해서 너한테 가르쳐 줄 것도 없고 가진 것도 없어 줄 것도 없어. 대신 네 옆에 있을게. 지켜줄게’ ‘나도 지켜줄게요’

 주택에서 한 달 넘게 방치돼 부패된 시신이 발견됐다. 백상아의 엄마, 정명숙의 시신이었다. 일찍 남편을 사별한 후 어려운 가정형편에서 아이를 키우던 정명숙은 극심한 우울증을 앓던 알코올 중독자였다. 명숙의 상습적인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백상아는 결국 보육원에 버려진다.

 고등학교 3학년, 백상아는 성폭행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살인미수죄로 억울하게 감옥에 가게 된다. 성폭행을 당할 위기에 처하자 그녀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깨진 거울을 휘둘렀는데 이 유리 조각이 가해자를 찌른다. 이로 인해 백상아는 한순간에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둔갑한다. 재판부에서 힘이 없는 백상아를 ‘보육원 출신 날라리’라고 치부해버렸기 때문이다.

 출소 후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던 백상아는 우연히 집에서 쫓겨난 나이에 비해 체형이 왜소하고 마른 어린 여자아이, 지은을 만나게 된다. 추운 날씨에도 얇은 옷 하나만 걸치고 맨발로 앉아 있는 지은을 보고 왠지 모르게 안쓰러운 마음이 든 백상아는 지은을 근처 포장마차에 데려간다. 아이에게 자신을 ‘미쓰백’이라고 소개한 백상아는 지은이 부모에게 학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챈다.

 지은은 게임 중독자인 아빠와 새엄마에게 학대당하고 있었다. 그녀는 끼니를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해 항상 굶주리고 맞아서 매일 몸에 멍이 들어 있다. 무자비한 폭력과 잔인한 언행이 아이의 삶의 전부였다. 지은의 모습을 보고 불행한 어린 시절을 떠올린 미쓰백은 가정폭력으로부터 어린 소녀를 구해주겠다고 다짐한다. 아빠에게 맞으며 ‘태어나서 미안해’라고 말하던 아이는 어느새 미쓰백에게 ‘고맙습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마음을 열고 미쓰백을 믿고 의지하게 된다.

 영화 <미쓰백>은 미쓰백과 지은 두 사람이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위로하고 치유하는 관계와 두 사람의 연대에 주목한다. ‘미쓰백은 미쓰백이 싫어요?’ 지은이 미쓰백에게 질문을 던진다. 미쓰백은 자기 스스로 자신의 삶을 존중하지 않았다. 아직 과거에 얽매여 있으며 완전히 치유되지 못한 과거의 기억이 장애가 돼 그녀의 현재를 괴롭히고 있었기 때문이다. ‘엄마 나 같은 게 엄마가 되고 싶어도 되는 거야?’ 미쓰백은 혼잣말로 질문한다. 결국 어려운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손길은 동시에 자신을 향한 구원의 손길이 된다. 그렇게 그들은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며 돌봐주는 관계로 발전한다.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두 사람은 닮은 서로를 알아본다. 그리고 서로를 위로하고 감싸주는 존재가 돼 준다.

 영화 <미쓰백>이 그리는 아동학대 실상과 현실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지은의 아빠와 계모가 가하는 폭력의 정도는 심각하다. 그리고 이러한 가정폭력에 만만치 않게 가혹한 것은 사회의 무관심이다. 영화는 지금도 어딘가에서 또 다른 미쓰백과 지은이가 고통 받고 있을 것이라고, 아직도 학대에 시달리는 아이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따뜻한 관심이다. 주위에 학대로 고통 받는 아이들에게 따뜻한 관심의 손길을 내미는 것은 어떨까.

이연진 기자  12182295@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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