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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담론] 현실과 이상의 괴리, 혐오의 끝은 어디인가

 얼마 전 본교 전 총학생회장 후보자가 자신의 사이버 스토킹 보도에 대응해 올린 글이 화제가 돼 논란이 일었다. ‘페미 편향, 좌편향적인 사람이라 괴롭혔다’라며 본인의 가해이유를 밝혔기 때문이다. 이러한 글은 페미니스트와 반페미니스트 구분이 뚜렷하던 기존 대립기조에 불을 지폈고 다시 한 번 여러 혐오 글들이 쏟아져 나왔다. 가해 원인이 페미니스트라는 이유라면 가해 행위를 이해한다는 의미의 글부터 후보자를 응원하는 글이 등장하기도 했으며 그들을 ‘한남’, ‘일베충’이라 칭하며 혐오표현을 이용해 비판하는 글이 기재되기도 했다. 이번뿐만 아니라 본교에서는 페미니즘 동아리 논란, 역도부 포스터 논란 등 여러 사건들이 있었다. 또 특별한 사건이 아니어도 종종 여성과 남성에 대한 혐오표현을 이용한 글들이 쓰이고 논란이 되기도 하면서 여러 번 혐오문제들이 수면위로 떠오른 바 있다.

 이는 비단 한 사람, 한 대학에서만 일어난 일들이 아니다. 이미 우리 사회에 ‘성’으로 진영을 구분하고 서로를 비난하는 혐오는 숨쉬듯 행해지고 있으며 이번 사례도 그에 영향을 받았음이 확실하다. 각 진영의 극단에는 일베와 워마드가 서있고 그 사이에는 남성과 여성이 약간은 혼재된 상태로 존재한다. 조금 혼재됐을 뿐이지 각 진영의 대립구조는 시간이 갈수록 악화될 뿐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혐오는 일베와 워마드 등의 커뮤니티가 초기 온라인에서 뜨거운 화제를 사고 분쟁을 일으킨 것에서 더 나아가 이제는 현실에까지 침투해 혐오의 양상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강남역 살인사건이 여성혐오로 인한 여성 대상 범죄로 밝혀져 젠더 이슈로 확산돼 여성과 남성을 분열시켰고 이후 미투 국면, 혜화역 시위 등 온라인에서만 행해졌던 것들이 현실이 되며 양 진영의 혐오 분위기는 거세지기 시작했다. 그나마 온라인상에서 텍스트를 통한 논쟁에 그치던 혐오가 이제는 실제적인 액션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그 누구도 이렇게 혐오가 들끓는 시대를 의도하지는 않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무언가를 조금도 서로에게 양보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그들의 논리에서 양보는 곧 패배인 것이다. 나와 다른 입장은 어떤 이유에서 그러한 주장을 하는지, 그 주장이 어떤 부분에서 논리적으로 문제가 되는지 판단하려는 태도는 어디에도 없다. 내 것을 빼앗으려는 적으로 상대방을 취급하면서 적대적이고 공격적인 태도는 날로 심해진다.  

 위와 같은 혐오가 일상화된 한국 사회에 대해 ‘서로 이해와 존중의 태도를 갖춰야 한다’는 식의 조언과 해결방안은 누차 강조돼 왔다. 그저 이상만을 좇는 것으로 보일 수 있는 이 방식이 어쩌면 내 이익만을 보호해야 한다는 현 시대를 적나라하게 반영한 문제의 해결방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매번 이 현실이 문제라고 탓하면서 왜 우리는 그 ‘현실적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가.

 혐오의 연속으로 이어진 ‘현실’을 이겨낼 수단은 ‘이상’을 향한 바람과 실천이 될 것이다.

김선경 기자  12182872@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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