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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정체할 것인가, 진전할 것인가

 새내기 시절부터 학보 기자 활동을 하며 학생 사회의 현실을 나름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직접 경험하지 못했던 2018년 이전의 사건들도 지난 학보와 선배들의 설명을 참고하며 파악할 수 있었다. 다양한 일들을 알게 되며 느낀 것은 학생 사회가 생각보다 오래 정체돼 있다는 것이다.

 생각건대, 그 특징이 가장 뚜렷한 것은 총학생회가 공석인 부분이다. 공석의 이유는 다양했다. 후보자가 없던 경우도 소속 정당을 속인 후보자도 심지어 작년엔 부정선거를 계획하고 실행한 사례도 있었다. 그중 부정선거 사건은 비단 후보자만의 잘못이 아니었다. 그 뒤에 숨겨진 수많은 지원 세력들과 심지어는 총대의원회 의장까지 연루돼 있던 사건이었고 학생들의 총학생회 후보자에 대한 신뢰가 바닥을 치게 만들었다. 이번에도 후보자에 대한 논란이 불거져 선거를 앞두고 사퇴했다. 다양한 문제들이 얽히고설켜 총학생회가 공석인 게 이상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2020년이 되면 총학생회 자리는 4년 째 빈자리가 된다. 내년 4월 선거엔 후보자가 출마할지, 어떤 후보자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정당을 숨기거나 부정한 행동을 취하는 기만적 후보자가 아닌 청렴한 후보자가 출마하기를 바랄 뿐이다.

 학생자치기구의 이름에 먹칠하는 일부 임원이 존재한다는 점도 학생 사회의 정체를 유지하게 한다. 지난 학생자치기구 선거를 취재하던 박 기자의 이야기를 듣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해당 선거구 모습을 촬영하러 후문에 위치한 선거구에 간 박 기자는 선거관리위원회에 사진 촬영을 하겠다고 했으나 돌아오는 답변은 ‘총대의장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였다. 심지어는 교내 방송국도 해당 선거 관련 취재나 촬영을 거절당했다는 말을 전해 듣고 개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까지 많은 학내 선거를 지켜봐 왔지만 이런 경우는 그들이 말하는 ‘관례’에도 없다. 개인의 사생활이나 인권을 침해하는 취재도 아니고 중앙자치기구 선거구를 취재하는 상황에 어떤 허락을 받아야 하는지 아직도 이해되지 않는다. 언론사 기자가 총대의장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소리인가. 대부분의 학생자치기구는 학우들의 권리와 복지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하고 있지만 몇몇 때문에 그 노력이 퇴색되는 것이 안타깝다.

 명문 규정 위에 있는 유권해석도 마찬가지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이번 동아리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 임명 사건을 비롯해 작년 정치외교학과 학생회장 자격에 대한 유권 해석이 있다. 비상대책위원장은 해당 단위의 직선 간부 중 1인으로 한다는 명문 규정을 무시한 것과, 예외법이 원칙법과 상충한다며 군인 신분의 학우를 정외과 학생회장 후보자로 인정하고 문제 삼지 않았던 유권해석은 학우들의 혼란을 가중했다. 앞으로도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어 근심이 가득하다.

 오래된 체제를 바꾸는 건 쉬운 일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 물론 그 전통이 문제없이 잘 적용된다면 바꿀 필요도 없다. 그러나 앞서 지적한 내용 이외에도 수많은 문제가 학생 사회에 잔류해 있기 때문에 변화는 불가결하다. 본교 홈페이지 학생자치기구 설명란엔 ‘현재 학생회는 학생의 다양한 이해와 요구를 수렴하고 대학의 공동 운영과 사회 모순을 극복해 나가려는 다양한 실천 속에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라고 서술돼 있다. 학생들이 학생자치기구에 고개를 돌리기 전에, 그것이 정말로 현실이 되기 전에 학생사회의 발전에 대한 논의와 사유가 더없이 필요한 시점이다.

서정화 편집국장  12182947@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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