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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내 아이들과 이십 대의 모든 이에게

 하늘이 너무 예쁜 요즘이다. 어느 날은 에메랄드빛 색채가 한껏 드러났다가 오늘은 파란 하늘에 뭉게구름이 마치 잘 부푼 계란탕처럼 너무 먹음직스럽다. 이런 날이면 내 아이들과 함께 보낸 지난 날들이 생각난다.

 아이 셋을 데리고 여기저기 다니는 걸 좋아하던 나는 주말마다 집을 벗어나서 꽃을 보고 물을 보고, 단풍도 보고, 채 지지 않은 국화 위에 앉은 눈을 보러 가곤 했다. 즐거운 웃음도 많았지만, 가끔 아이들의 투덕거리는 소리에 예민해져서 너무 미안하게도 화를 내기도 했었다.

 그렇게 돌아다니다가 집에 오면, 따뜻하게 샤워를 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나도 아이들도 정말 좋아하던 시간이었다. 이 시간엔 내 어린 시절 이야기를 자주 했었다.

 어린 시절 집 주변 초등학교 운동회 하는 걸 구경하다가 집에 돌아가지 못했던 이야기를 하면 아이들은 ‘엄마 어떻게’ 하며 슬퍼하고 걱정하는 표정을 보였고, 경찰관 덕에 무사히 집에 도착했다고 하면 좋아하면서 환호하는 그 모습을 나는 평생 잊을 수가 없다.

 그렇게 귀엽던 내 아이들이 벌써 스무 살이 넘다니.

 아이들에겐 말 못 했지만 사실 나의 이십 대는 너무 힘들었다. 스스로 생활비 충당을 해야 했고, 원하던 공부도 마음껏 못했고, 연애도 잘 안 됐다. 실제로 이때는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인지 당시에 유행하던 노래를 지금 들어도 기억이 안 난다. 유일하게 음악을 안 들었던 시기인 것 같다. 많이 고뇌하고 세상 고민 혼자 하던 시기였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어리석게 시간을 낭비했던 것 같아 마음이 아프기도 하다. 인생을 이끌어줄 멘토도 없었다. 아마 어딘가에 있을 멘토는 나에게 두 손을 펼치고 있는데 그 품으로 덥석 뛰어들지 못했던 것 같다. 너무나도 안타깝게도.

 어떤 어른들은 '요즘 젊은것들은' 하면서 혀를 차지만 그건 그분들도 그렇게 듣고 자라서 그런 것이고 난 요즘 친구들을 걱정하지 않는다. 각자의 위치에서 매우 잘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잘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하고 싶은 말은 다양한 음악을 듣고, 책도 많이 읽으며 좋아하는 일을 했으면 한다는 것이다. 시간을 쪼개서 여행하고, 나의 장점을 얘기해 주는 친구를 많이 사귀고 나의 단점만 얘기하는 친구와는 절교해도 괜찮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기에도 시간은 부족하기 때문에.

 현재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과 지금 이십 대의 여러분들이 얼마나 아름다운 시기를 매일매일 맞이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요즘 나는 밝은 햇살을 받고 걸어가는 이십 대를 보면 너무 사랑스럽고 아름다워서 절로 미소가 난다. 그리고 그들의 내일은 또 얼마나 아름다울지 가히 상상조차 어렵다.

 그래서 내 아이들에게도 나는 함부로 할 수 없다. 아이들의 내일은 그들 본인의 내일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 내일은 분명 아름다울 것이기 때문이다. 나의 조언이랍시고 하는 말이 그들이 듣고 싶은 말이 아닐 때는 얼마나 무가치한 말이라는 것을 잘 안다.

 이렇게 공개적으로 내 생각을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너무 행복하고 가슴이 벅차다. 많이 부딪치고 많이 고뇌하되 스스로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는 잘 알고 매일 매일을 살아갔으면 좋겠다. 오늘 좌절에 부딪히더라도 좌절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길 응원한다. 오늘도 수고했어. 사랑해.

최봉애 독자

최봉애 독자  inh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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