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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담론] 리얼돌. 단순 성기구 아닌 성상품화

 지난 6월 27일 대법원은 리얼돌 수입이 합법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2017년 한 성인용품 수입사가 여성 리얼돌 수입을 세관에 신고했으나 반려돼 시작된 소송에서 1심에서는 ‘인간 존엄성 훼손’을 이유로 세관이 승소했다. 그러나 올해 개인의 사적인 영역에 국가 개입을 최소화한다는 등의 이유로 판결이 뒤집힌 것이다.

 ‘리얼돌’은 여성의 신체를 본떠 만든 인형으로, 단순히 여성 성기의 모습을 본뜨는 것뿐만 아니라 얼굴, 신체 부위까지 전신을 실제 여성의 몸과 유사하게 만든 성인용품의 일종이다. 실제와 최대한 비슷하게 제작하기 위해 실리콘 등의 소재로 촉감을 극대화하고 열선을 사용해 온도를 조절하기도 한다. 이처럼 ‘리얼돌’은 단순히 기능적인 면뿐만 아니라 ‘여성’의 신체를 성기구로 구현해 성적 대상화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법안 통과 이후 리얼돌 수입을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의 의견 충돌이 빈번히 일어났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리얼돌 수입 전면 금지’를 요구하는 국민 청원이 26만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그러나 청와대 측은 ‘앞으로 규제를 제대로 하겠다’는 등 원론적인 말로 답변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식지 않는 논란으로 인해 10월 김영문 관세청장은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 정서를 고려해 현재로서는 리얼돌 통관 금지를 유지할 생각’이라는 입장을 표하며 사실상 리얼돌 수입 허용을 연기했다.

 현재 관세청은 6월 대법원에서 승소 판결을 낸 1건 외에 리얼돌 수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으나 국내 생산에 대한 규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국내 리얼돌 업체가 성행하고 있지만, 현재 리얼돌의 얼굴을 특정 인물로 맞춤 제작하는 행위나 아동 리얼돌 제작에 대한 규제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수입은 불허하지만 국내 생산은 규제하지 않고 있으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지 않은가.

 혹자는 리얼돌 사용은 개인의 자유 문제라고 말한다. 대법원 측도 ‘해당 물품이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 왜곡할 만큼 노골적 방법으로 성적 부위나 행위를 적나라하게 표현 또는 묘사한 것이라 볼 수 없다’며 규제가 어렵다고 최종 판결해 이를 뒷받침했다. 그러나 여성의 신체를 실제와 같은 모습의 도구로 제작해 성적 욕구 해소에 사용하는 것이 인간 존엄성을 훼손할 만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은 이해하기 어렵다.

 이어 리얼돌 사용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성인용품도 성기와 비슷한 모양으로 제작된다며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리얼돌은 기존의 성인용품과는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 기존 성인용품은 성기만의 모양을 본따거나 모양과 상관없이 성능 중심으로 디자인된 반면 여성 리얼돌은 ‘실제 여성’의 몸과 완전히 ‘똑같이’ 만들어 쇼유하는 데 주력한다. 이처럼 사용 목적부터 다른 기존 성인용품은 리얼돌과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

 이처럼 리얼돌은 여성의 신체 자체를 지배 대상으로 만드는 동시에 성욕을 해소하기 위한 도구로써 사용하는 명백한 성 상품화이므로 반드시 규제돼야 한다. 리얼돌이 권리라고 주장하는 당신들에게 묻고 싶다. 그 권리는 과연 누구의 것인가?

이정민 기자  12182301@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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