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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인을 만나다] 기부천사 조영숙 할머니를 만나다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는 조영숙 할머니

 

[편집자주] '인하인을 만나다'는 평범한 인하인의 특별함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인천 동구 금곡동 오래된 주택가의 한 집에서 조영숙 할머니를 만났다. 조영숙 할머니는 작년 인천 사회 복지 공동 모금회를 통해 본교 학생 20명에게 5,000만 원을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본 인터뷰를 통해 평생 자신보다 타인을 위해 봉사했던 할머니의 삶을 들여다봤다.

 

Q.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요즘에는 동네에서 집게로 담배꽁초 같은 것들을 줍는 환경 지킴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옛날에는 봉사도 여러 군데 다니며 했었는데 지금은 몸이 좋지 않아 다니지 못하고 있어요. 집에만 있다 보면 더 아픈 것 같아서 오히려 일을 하려고 했습니다. 늙은 사람인데도 급여를 주고 써준다는 것에 대해서 고맙게 생각하며 일을 나가고 있어요.

 

Q. 건강은 어떠신가요?

좋지 않아요. 한쪽 눈도 잘 보이지 않는 상태고, 한 쪽 귀도 잘 들리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성한 곳이 많지 않습니다

 

Q. 봉사를 많이 하셨다고 알고 있는데 어떤 봉사를 하셨나요?

봉사 많이 했죠. 적십자 봉사도 쉰 한 살부터 나이 먹을 때까지 계속 했고, 옛날에 장사하면서도 양로원 같은 곳에서 봉사 했었습니다.

 

Q. 봉사하는 삶, 베푸는 삶을 살 수 있는 원동력이 무엇인가요?

봉사를 하다 보면 남을 위해서 하는 것 보다는 내 마음이 기뻐서 하는 것이 더 크다고 느껴져요. 남들의 반응을 기대하고 하는 건 아닙니다. 내가 음식을 대접했을 때 상대가 맛있게 먹어주면 기분이 좋잖아요. 그게 좋아서 그렇게 하는 것뿐입니다. 그저 베푸는 게 좋아서요. 받고 싶어 하는 마음, 기대하는 마음을 가지고서는 봉사를 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어떤 사람들은 나한테 그렇게 나누는 것이 아깝지 않은지 묻기도 하는데 하나도 안 아깝습니다. 아까우면 어떻게 나눌 수 있겠어요. 제 상황이 허락하지 않는 것이 안타깝지 더 줄 수 있다면 더 주고 싶은 것이 내 마음입니다.

 

Q. 봉사하시면서 가장 기뻤을 때는 언제인가요?

옛날에 양로원 봉사를 하고 돌아올 때가 가장 좋았습니다. 처음 양로원 봉사를 시작했을 때는 잘 몰라서 이것저것 사서 가져가고 그랬었는데 다니다보니 그곳의 반찬이 참 열악하다는 것을 느껴서 그 때부터 반찬을 해서 차려드리곤 했어요. 내가 차려드린 걸 그 곳 어르신들이 참 맛있게 잡수셨는데 그걸 볼 때 정말 뿌듯하고 기쁘더라고요.

 

Q. 기부하시게 된 과정에 대해서 궁금합니다.

기부한 5,000만 원은 5년동안 1,000만 원씩 적금 부었던 거예요. 원래는 죽고 난 뒤에 기부를 하려고 했었는데 작년에 크게 아프고 난 다음부터는 생각이 바뀌어서 있을 때 주자는 마음이 들어서 하게 됐습니다. 기부하고 나서 마음도 더 편해졌어요. 기부 할 때 몰래 하고 싶었는데 그게 안  돼서 장학금 전달식도 하고 사진도 찍고 그랬습니다. 장학금 전달식 할 때에도 너무 부끄러워서 숨고 싶었어요.

 

Q. 특별히 본교에 기부하신 이유가 있나요?

인천에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7살 때 인천에 와서 여기가 고향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인지 타 지역에 주고 싶지 않았어요. 인천에 있는 학교에 주고 싶은 마음과 인하대 졸업생과의 인연 덕분에 인하대학교에 기부하게 됐습니다.

 

Q. 기부하고 나서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요?

대단하다고 하면서 응원해주는 사람도 있었고, 시기와 질투 때문에 돌아선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 사람들은 그렇게 하지 못하니까 그러는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떳떳하니까 괜찮아요.

 

Q. 학생으로 돌아간다면 하고 싶은 것이나 되고 싶은 것이 있나요?

내가 학생으로 돌아간다면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선생님이 내 어릴 적 꿈이었거든요. 학교 다닐 때 일도 잘하고 성실하다고 선생님들 중에 나를 모르는 분이 없었어요. 담임 선생님이 우리 부모님께 꼭 나를 중학교에 보내라고, 보내면 웬만한 아들들보다 나을 거라고 말씀하시기도 했고요. 그런데도 우리 아버지가 보내주지 않으셔서 갈 수가 없었죠. 다시 돌아간다면 선생님이 되고 싶네요.

 

Q. 할머니의 꿈은 무엇인가요?

지금은 다른 욕심은 하나도 없습니다만 아프지 않고 빨리 가는 것이 내 꿈입니다.

 

Q.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삶에 대한 조언이 있나요?

첫째로 마음을 비우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나쁜 일이 생겨도 마음을 비우고 받아들이면 그렇게 마음이 편할 수가 없어요. 나는 다 내려놓고 살기 때문에 남들이 잠을 못 잔다 할 때 편하게 잘 잔답니다. 또 자기가 마음 먹은 것 열심히 하세요.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 짐승은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고 하잖아요. 그 말이 딱 맞아요. 다른 욕심 부리지 말고 이름을 남기세요. 마지막으로는 행동을 할 때 세 번 생각하세요. 그러면 실패하지 않을 겁니다.

 

Q.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자랑할 것도 배운 것도 없고 말도 잘 할 줄도 모르는데 찾아와줘서 고맙습니다. 학생들도 베푸는 기쁨을 알면 좋겠어요. 한번 베풀어보세요. 베풀고 나누면서 살되 나를 위해서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평생 나를 위해서 살지 못한 것 같아요. 아홉 살 때부터 부뚜막에서 밥 짓는 삶을 살았네요. 이제야 나를 위해서 살려고 하는데 습관이 돼서 잘 되지 않습니다. 나를 위해야 남도 위할 수 있는 거니까 학생들은 나를 위해서도 사세요. 좋은 일 하는 학생들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사람이 되세요.

박정인 기자  12192845@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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