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주년기념관에서 운용 중인 강의노트 전용 프린터

 최근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는 교내 ‘강의노트 출력 전용 프린터(이하 강의노트 프린터) 이용 가격 인상’을 본교로부터 제안 받았다. 강의노트 프린터는 60주년기념관, 하이테크관 등 본교 곳곳에 설치돼있으며 ‘블랙보드’ 상의 자료만 출력할 수 있다. 본교가 프린터 이용 가격을 인상하려는 이유는 블랙보드의 허점을 이용해 개인 자료를 대량 출력하는 악용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다. 본교는 강의노트 프린터 사업을 위해 매년 2천만 원을 배정해왔다. 그러나 일부 학우들의 악용으로 인해 실제 출력량이 예상 출력량을 훌쩍 넘겼고 배정 예산을 매년 초과해 적자가 누적된 상황이다.

 블랙보드 이전에 쓰던 ‘i-class’ 플랫폼은 학우들이 강의노트만 출력하도록 본교에서 프로그램을 직접 조정해 악용을 막을 수 있었다. 그에 반해 2016년 1학기부터 도입된 블랙보드 플랫폼에선 ‘질의응답’ 기능을 통해 개인 자료를 올리고 인쇄하는 편법을 제한할 수 없다. 학생지원팀은 “블랙보드는 외국산 프로그램이라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조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강의노트 출력 전용 프린터의 이용가격은 장당 10원이다. 하이테크관 복사실의 장당 이용가격이 40원, 정석학술정보관 지하 복사실의 장당 이용가격이 50원인 것을 고려하면 저렴한 가격이다. 기존 사업 방식에선 출력에 드는 비용 중 10원만 학우가 부담하고 나머지 비용은 학교에서 지불하고 있다.

 신재현(문콘문경•3) 총학 비대위원장은 사업 변경 과정에 대해 “학생지원팀에 두 가지 제안을 받았다”며 “첫째는 프린터 사업 예산으로 잡혀있던 2천만 원을 총학생회 예산으로 넘겨 다른 사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둘째는 강의노트 프린터 이용 가격을 인상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중운위에서 두 번째 안건을 시행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협의 결과를 전했다.

 두 번째 안건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 “2천만 원을 받아 학생들을 위한 좋은 사업을 시행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재 총학생회가 아닌 총학 비대위 체제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새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당장 강의노트 프린터 사업을 폐지하면 생길 학우들의 불편함을 간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학생지원팀은 “물가 상승과 별개로 강의노트 프린터 이용 가격은 고정돼 있고 교내에 다른 프린터 업체도 들어와있으므로 예산을 조정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모든 학생이 프린터 사업에서 동등한 혜택을 받아야 하는데 소수의 학생이 편법을 이용해 더 많은 혜택을 취한다. 통계를 보면 강의노트 전용 프린터 사용자가 많지 않고 몇몇은 개인 자료를 수천 장 뽑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프린터 악용 실태를 전했다. 이어 “기존 강의노트 프린터 예산을 새로운 사업에 배정하고 전체 학생이 공평하게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새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며 사업 내용 변경 제안의 이유를 설명했다.

 소식을 들은 김성호(전자•2) 학우는 “(강의노트 프린터가) 교내 사설 복사실보다 불편하지만 가격이 저렴해 자주 이용한다. 가격을 사설 복사실만큼 올린다면 이용하지 않을 것 같다”며 “여윳돈이 없는 학생들을 위해 만들어진 정책인 만큼 가격 인상 폭이 적절한 수준에서 결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형식(전자•3) 학우는 “강의노트 전용 프린터는 출력하는데 절차도 복잡하고 시간도 오래 걸려 잘 이용하지 않았다”며 “기존 사업을 폐지하고 학생들을 위한 새로운 사업을 진행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추후 ▲예산팀 ▲학생지원팀 ▲IT 인프라팀 ▲총학비대위에서 일정을 협의해 가격 인상 관련 세부사항을 확정할 예정이다.

김범성 기자  12161416@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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