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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지금은 퇴사 전성시대

 안정된 직장생활은 많은 사람들의 목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은 직장에 취직하기 위해 초등학교부터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경쟁한다. ‘취업’이 우리가 겪은 치열한 입시 전쟁과 계속되는 경쟁들의 최종 목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노력 끝에 얻어낸 직장 생활을 그만두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일명 ‘퇴사 전성시대’라는 말까지 생겼다. 다음 소프트에 따르면 올해에는 처음으로 새해 소망 키워드에 ‘퇴사’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퇴준생(퇴사준비생)’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많은 이들이 퇴사를 꿈꾸는 지금, 퇴사는 단순히 ‘직장을 그만둔다’는 사전적 의미를 넘어 ‘더 나은 나의 삶’을 추구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로 확장되고 있다.

 

불행한 직장생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먹고 잘 살기’위해 직장에 들어간다. 그러나 직장생활을 통해 수입을 얻으면 ‘잘 먹기’는 성공할지 모르지만 ‘잘 살기’까지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워라밸(work-life balance)’이 트렌드로 떠오르며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된 지 오래지만 여전히 많은 직장인들이 고된 업무와 야근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실제로 금융업에 종사하는 한 30대 직장인은 직장 생활에서 가장 스트레스가 되는 요인으로 ‘높은 업무 강도와 잦은 야근으로 개인 시간이 없는 것’을 꼽았다.

 직장 내 인간관계도 직장인 스트레스에 한 몫을 차지한다. 다양한 인격과 세대가 공존하는 회사에서 ‘협력’은 마냥 즐겁지만은 않을 것이다. 특히 수직적인 구조 아래서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한 직장인은 “상사와 의견이 불일치 할 때가 가장 힘들다. 내가 처리한 업무를 상사의 지시로 다시 처리할 때면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나’하는 생각이 든 적도 많다”고 말했다. 이렇게 상호 소통이 아닌 일방적 지시로 진행되는 업무는 직장인들에게 일에 대한 회의감이 들게 한다.

 

우리 사회에 부는 새로운 바람, ‘퇴사 열풍

 ‘YOLO’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이는 ‘You Only Live Once’의 약자로, 인생은 한 번뿐이기 때문에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요시하자’는 삶의 태도를 말한다. 이러한 용어의 등장과 함께 우리 사회는 점차 행복을 추구하는 분위기로 변하고 있다. 이외에도 ‘소확행’, ‘행복회로’ 등 행복과 관련한 신조어들이 나타내는 사회 분위기는 고된 직장생활에 지친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한 몫 한다.

 김성주, 전현무, 장성규. 이들은 모두 방송사에 소속된 직원이었으나 퇴사 이후 프리랜서 방송인으로서 성공적으로 활동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프리 선언 이후 이전보다 큰 사랑을 받는 방송인들의 사례는 프리랜서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을 증가시켰고, 아나운서계에서 일명 ‘프리 열풍’이 불었다.

 프리 열풍은 비단 아나운서계뿐 만이 아니다. 이전에는 어느 직종이든 한 회사에 소속돼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면, 최근에는 일정한 소속 없이 자유 계약으로 일하는 프리랜서 직업들이 많아졌다. 작곡/작사가, 화가 등 예술 분야는 물론 어플리케이션 개발자나 웹 사이트 개발자 등 IT 분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10일 구인구직 포털 사이트인 잡 코리아가 직장인 및 구직자 1,3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프리랜서 근무 의향 조사’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직장인 62.8%, 구직자 60%가 프리랜서로의 전향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이처럼 프리랜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과거에 비해 많이 증가한 상태다.

 심지어 퇴사준비생들을 위한 학교도 있다. ‘모든 직장인이 행복하게 일하는 대한민국 만들기’라는 비전을 가지고 퇴사를 준비하는 직장인들에게 맞춤 커리어 교육을 제공하는 곳, 바로 ‘퇴사 학교’다. 퇴사학교는 제 2의 삶을 꿈꾸는 직장인들에게 퇴사를 위한 체계적인 준비와 진로에 대한 고민 해결을 돕는다. 퇴사학교의 교육과정은 이직, 창업 등 퇴사 이후의 다양한 진로를 위한 수업부터 자신의 직무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수업까지 다양하고 체계적으로 마련돼 있다. 건강한 퇴사 문화 정착을 목표로 퇴사준비생들에게 맞춤 교육을 실시하는 퇴사학교 또한 우리 사회의 퇴사 열풍에 한 부분을 차지한다.

 

‘나’를 찾아서

 우리 사회는 변하고 있다. 모두가 똑같이 배우고 정형화된 길을 가는 것이 대부분이었던 과거와 달리 현대 사회는 개인의 개성에 따라 다양한 길을 갈 수 있게 됐다. 따라서 회사를 다니며 안정된 삶을 사는 것만이 옳은 길이자 유일한 길이라고 말하는 시대는 지났다.

 13년간 한 회사에서 일하던 50대 남성은 퇴사 후 창업을 시작해 1인 기업을 경영하고 있다. 그는 창업 초창기 얼마 없는 돈으로 마련한 자신만의 작은 사무실에서 홀로 커피를 마시던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고 말한다. 오랜 시간 몸담았던 회사에서 나와 홀로서기를 한다는 것은 결코 단순한 결정이 아니었으며 큰 책임이 따르지만, 그는 ‘자신의 일’을 하며 새로운 ‘나’로서 사는 지금이 훨씬 행복하다고 말한다.

 현재 우리는 평생 직장의 개념이 희미해져 누구나 한번 쯤은 퇴사나 이직을 해야만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퇴사’는 결코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다. ‘잘 준비 된’, 그리고 ‘건강한’ 퇴사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꿈의 직장’을 경험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한 번뿐인 인생에서 다니는 직장이 자신을 잃게 만들고 있다면, 자신의 길을 새로이 개척하길 원한다면, 그리고 그 준비가 ‘잘’ 돼 있다면, 절대 ‘나’를 찾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박정인 기자  12192845@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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