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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즐기다_영화] 서치(Searching, 2017)

 노트북 화면이 켜지고 스크린 위로 마우스 커서가 움직인다. 한 남자가 새로운 윈도우 계정을 생성하는 장면을 시작으로 아내 파멜라와 딸 마고의 계정이 차례로 생성된다. 주인공 데이빗은 늘 컴퓨터에 딸 마고와 아내 파멜라와 함께한 추억들을 영상으로 저장해 보관한다. 마고의 탄생부터 고등학교 입학까지 가족의 일상이 컴퓨터에 남겨진 기록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비춰진다.

 사랑하는 아내 파멜라가 임파선 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데이빗은 아내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물론 그 아픔을 나누는 것조차 어려워한다. 같은 아픔을 겪은 딸 마고에게까지도. 그는 아픔을 극복하지 못했지만 즐겨보는 프로그램을 딸과 함께 시청하며 영상통화나 문자메시지로 딸과 계속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어느 날 밤, 딸 마고에게서 걸려온 부재중전화 3통. 잠에 든 데이빗은 마고의 전화를 다음날 아침 확인하고 마고에게 다시 전화를 걸지만 연락이 되지 않는다. 그렇게 마고가 사라졌다.

 데이빗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마고가 두고 간 노트북을 이용해 마고의 흔적을 쫓기 시작한다. 페이스북, 유튜브, 구글 등의 SNS는 물론 개인 메일과 영상 채널까지. 그는 온라인으로 맺어진 마고의 친구들 전부에게 연락을 취해 마고의 흔적을 쫓아간다. 하지만 알아낸 것은 마고가 자신이 알던 딸이 아니라는 사실뿐이었다. 마고가 성격도 좋고 교우관계도 원만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데이빗은 사실 딸이 친한 친구와 멀어진지 오래고 학교에서도 언제나 홀로 지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처음으로 보게 된 딸의 SNS에서 낯선 딸 아이의 삶을 마주하게 된 것이다.

 엄마 파멜라의 죽음은 데이빗은 물론 딸 마고에게도 큰 상처였다.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피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면서 마고는 아빠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털어놓지 못한다. 친구들과도 점점 멀어지게 된 마고는 익명성이 보장되는 온라인에 점점 빠져들게 된다. 마고에게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데이빗은 사건의 실마리를 풀고 마고를 찾을 수 있을까.

 이 영화는 한 가족의 삶과 엄마 파멜라의 투병부터 죽음, 딸의 실종까지 배우들의 연기나 대사가 아닌 컴퓨터 화면만으로 표현하고 있다. 추리 과정 또한 OS운영체제와 모바일, CCTV 화면으로 구성돼 있다. 극중 현실을 담은 화면 대신 마우스의 움직임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주인공의 대사대신 머뭇거리는 커서를 비춘다. 디지털 기기의 스크린 밖을 절대 벗어나지 않는 것이다.

 <서치>는 제한된 모니터 화면에서 관객들에게 무한한 확장 가능성은 물론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SNS의 순기능과 역기능 모두를 재조명한다. 마고에 대해 잘 모르는 제3자가 마고의 실종에 대해 언급하며 SNS상에서 ‘좋아요’와 ‘조회수’를 노리는 모습부터, 나의 본 모습을 숨긴 채 다른 사람 행세를 할 수 있게 만드는 익명성까지. 영화를 통해 현대 사회에서 SNS로 인해 대두된 여러 사회 문제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길 바란다.

이연진 기자  12182295@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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