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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담론] 차별을 차별합니다

 최근 미국의 한 패스트푸드 업체는 큰 젓가락과 햄버거 간 부조화를 담은 신제품 광고로 논란에 휩싸였다. 광고 속 동양인이 거대한 젓가락으로 햄버거를 힘겹게 집어 먹으려는 모습과 동양인에게 먹이려는 장면은 인종•문화 차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대중들은 광고를 접한 후 인종과 문화에 대해 몰지각한 묘사라는 반발의 목소리를 냈다. 광고 속에서 젓가락을 희화화해 논란이 일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한 패션브랜드는 지난해 11월 중국 여성이 젓가락을 이용해 기이한 방식으로 피자를 먹는 내용을 담은 영상을 제작해 논란이 됐다. 영상에는 중국 모델이 피자를 포크와 나이프 없이 젓가락만으로 먹으려는 장면과 당황스러워하는 모델의 모습이 등장한다. 중국을 모욕했다는 비판을 받은 해당 브랜드에 대한 중국 내 불매 운동이 벌어졌으며, 예정된 패션쇼도 취소됐다.

 젓가락을 희화화한 광고 외에도 다양한 인종차별 광고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큰 SPA 브랜드도 인종차별 광고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흑인 어린이 모델에게 입힌 후드티에 적힌 문구가 논란이 된 것이다. ‘정글 속에서 가장 멋진 원숭이’(Coolest monkey in the jungle). 흑인을 원숭이로 지칭하는 건 잘 알려진 인종차별 문구 중 하나다. 심지어 백인 어린이 모델에게는 ‘생존 전문가’(Survival Expert) 문구가 새겨진 주황색 후드티를 입혀 세계인에게 큰 반감을 샀다.

 인종차별을 소재로 한 광고는 거센 비판에도 왜 계속 등장하는 것일까. 글로벌 업체들이 지금까지 쌓아온 문화 지식에 한계가 있어 동양에 대한 편견으로 광고를 제작했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경영진이나 중간관리자가 성별이나 성 정체성, 인종 측면에서 다양성을 추구해야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을 수 있다.

 이어 문화 다양성에 대해 진정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패션쇼, 잡지, 광고, 소셜 미디어 등에서 문화 다양성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처음부터 기업이나 브랜드에서 더 많은 문화가 존중받았다면 애초에 ‘Call Out’ 문화는 등장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창작의 자유가 보장되고 작품성이 뛰어난 작품이 더 많이 제작됐을 것이다.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자신들의 신념에 어긋나는 타인의 언어나 행동을 비판하고 조롱하는 집단 행위인 ‘Call Out’ 문화는 보편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앞서 언급한 브랜드 외에도 많은 기업들이 인터넷에서 ‘Call Out’ 비판을 받고 이미지 쇄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광고가 빠르게 확산되고 이에 대한 반응 역시 급속도로 이뤄지는 만큼 보여주기 식 해결책을 임시 방편으로 삼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진정으로 각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려는 노력들이 필요하다.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도 가해자가 될 수도 있는 차별 행위와, 다름을 웃음과 조롱의 소재로 삼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 우리는 차별을 차별한다.

이연진 기자  12182295@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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