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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논단] 국제관계의 새 틀 대학생들이 모색하길

 한일 간에 극한 대립이 전개되고 있다. 가시지 않는 일제침략의 앙금에도 한국은 일본과 미래의 공동번영을 말하며 지내 왔다. 풀리지 않는 과거사문제에 저항하면서도 현재의 일본과 마주하며 미래지향적 교류를 이어온 것이다.

 멀어져만 가는 탓에 과거를 실감하지 못하는 세대들이 한국의 주류를 형성하면서 일본에 대한 역사교육에도 불구하고 피해당사국의 국민이라는 감각이 무뎌지고 있는데, 일본인들도 마찬가지로 가해당사국의 국민이라는 인식이 흐릿해지면서 가해자들이 안고 살았던 한국인에 대한 사죄의 마음 또한 남 일이었던 듯 변하고 있어, 잘못된 역사를 반복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교육관도 후퇴하고 있다.

 한국은 미・일・중・러를 주변국으로 두면서 만만치 않은 국제관계를 감당해내야 하는 국가이다. 겨레가 두 동강 난지 70여년이 지났는데 통일조차 이뤄내지 못해, 한국은 북한 문제 하나에도 국력을 쏟아 부으며 신경을 곤두세워야하는 처지이다. 주변 강대국들은 남북문제를 교묘히 이용하면서 한국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데 여전히 국력이 열세인 한국으로서는 난국을 타개해나갈 현책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남북문제 하나도 해결해내지 못하는 답답한 상황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울분이 치솟기까지 한다. 꽤나 먹고 살만한 강국이 되었다고 자부하고 있는데 여전히 주변국의 조력 없이 남북문제에 한 발짝의 진전도 이뤄내지 못하고 있으니 한국의 작은 입지가 두드러져 보인다. 남북문제의 해결만이 현 상황에서 벗어날 최선책이 될 텐데 그렇지 못한 상태에서 주변강대국들과 불편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은 전략적으로 불리하다.

 한국이 세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한국의 기세를 두려워하며 꺾어 누르려는 경쟁국들이 나와도 이상할 일이 아니다. 국가 간의 관계라는 것이 늘 그런 속성을 보여 왔다. 한국이 세계와 경쟁하며 우위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경쟁력도 중요하지만 국가의 정책이나 국민의 의식이 전략적이어야 한다. 국가 간의 관계가 국내에서 통용되는 이치처럼 흘러가지 않기 때문이다. 자국에 유리하면 타국의 정당한 행위나 요구 따위는 묵살하기 일쑤인 것이 국제관계의 현주소이다. 우방국의 태도도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바뀌는 것이다. 한일관계의 현재를 통해 지금의 한국이 어떤 상황인지 직시해야할 시점이다.

 다행히도 한일양국의 많은 국민들은 바른 의식을 가지고 위선과 가식에 싸인 정치가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반 국민들은 언제나 국정을 운영하는 위정자들의 오판 탓에 말할 수 없는 피해를 당해 왔다. 정치가들의 탐욕적이며 비이성적 행동이 없었다면 일본의 한국침략이나 남북한의 전쟁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많은 국가의 많은 국민들이 위정자들의 잘못으로 격지 않아도 될 고통을 맛보게 되는 것이다. 작금의 한일 간의 문제도 잘못의 크기는 다를지언정 양국 위정자들에 기인한 날벼락인 셈이다.

 일본정부를 규탄하는 일본의 시민 및 단체들이 있고, 한국정부의 대응이 적절치 못하다는 국민들이 있으니, 양 정부에 동의하지 않는 국민들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가 잘 구현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을 남용하며 편 갈라 제 편만을 위해 싸우는 정치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민주주의는 민이 주인인 체제이다. 더 이상 정치적 목적을 위해 국민을 이용하는 정치가 한일양국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일양국민이 연합체를 구성하여 양국 위정자들의 잘못된 선택을 국민이 나서서 국민의 힘으로 바로잡는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 미래의 주역인 젊은층, 대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국제관계의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어내기를 기대한다.

 전쟁은 일방적인 승리를 거둬내기 힘든 시대로 이겨도 피해고 져도 피해인 공멸의 길이다. 결국 싸움보다는 서로 협력하여 상생할 수 있는 국제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아직은 국가경쟁력이 국가를 살리는 요소이지만, 언젠가는 한 국가의 경쟁력이 타국을 제압하는 무기가 아니라 타국에게도 도움을 주는 인류에 필요한 능력으로 작용하는 시대가 되기를 기대한다.

모세종(일본언어문화학과교수)

인하대학신문  inh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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