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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흔들리는 ‘K패션’
버젓히 걸려있는 특정 브랜드 카피 의류의 모습

 한국 내 패션 열기는 뜨겁다. 사람들은 서울패션위크(Seoul fashion week)에 주목하고 유행에 맞는 옷을 좇기 바쁘다. 그 어떤 나라보다 패션을 사랑하고 관심을 쏟는다. 수많은 글로벌 기업 역시 한국 시장을 공략하고자 노력한다. 기존 브랜드는 많은 광고와 홍보를 거듭하고 아직 국내에 상륙하지 못한 브랜드들은 국내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해 론칭을 위해 노력한다. 어떤 분야보다 관심과 주목을 받는 패션이지만 한국 자체 패션의 성장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대표적인 SPA 브랜드로 ‘유니클로’와 ‘ZARA’가 떠오르는 것이 국내 패션시장의 현실이다. 한국의 패션, 즉 ‘K패션’은 지속적인 정체기에 머물고 있다.

 

요즘 우리 패션 시장을 말하다

 인터넷 쇼핑이 대중화되고 수십 수백 개의 온라인 쇼핑몰이 넘쳐난다. 유행에 민감한 한국 시장에 수많은 패션 기업들은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이고 유행을 선도하기 위해 노력한다. 29CM, 무신사 등 다양한 브랜드를 판매하는 사이트부터 매치스패션 재팬24 같은 직구 사이트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 유입된 브랜드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판매하는 옷도 ‘직구’로 구매한다. 소비자는 더는 주어진 틀 안에서 선택하지 않는다. 자신의 정확한 기호를 반영해 소비한다. 그 옷이 해외에서만 판매돼도 오랜 시간 기다려 구매한다.

 

 SPA브랜드 또한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SPA란 ▲의류 기획 ▲디자인 ▲생산·제조 ▲유통·판매까지 전 과정을 제조회사가 맡는 의류 전문점을 말한다. 패션 전문 미디어인 ‘패션미디어’에 의하면 2018년 지속가능성이 있는 패션 기업으로 에프알엘코리아의 ‘유니클로’가 1위로 꼽혔다. 유니클로는 인지도가 높을 뿐더러 매출도 1조를 넘는 일명 ‘1조 클럽’에 속하는 기업이다. 실제로 한국 내에서 SPA 브랜드를 말하면 주저하지 않고 유니클로를 꼽을 것이다. SPA 브랜드들은 심플한 스타일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글로벌 SPA브랜드 ▲ZARA ▲UNIQLO ▲H&M ▲無印良品 의류까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언론에서는 ‘일본 SPA’ 전성시대를 말하고 있지만 국내 기업의 입지는 점차 좁아지고 있다.

 

 왜 국내 브랜드는 부진함을 면하지 못할까? 국내시장은 말 그대로 ‘홈그라운드’인데 왜 글로벌 브랜드에 밀리고 있을까?

 

브랜드를 대표하는 이미지의 필요성

 성공한 브랜드들의 공통점은 ▲타겟 소비자층 설정 ▲정확한 포지셔닝 ▲참신한 기업이미지다. 국내에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는 ▲빈폴(삼성물산 패션부문) ▲에잇세컨즈(삼성물산 패션부문) ▲스파오(이랜드월드) 등이 있다. 즉,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왜 소비자는 이 브랜드를 향해 지갑을 열지 않을까?

 

 브랜드를 연상할 때 떠오르는 이미지가 모호하기 때문이다. 간단한 예로 ‘에잇세컨즈’를 들자면 확실하게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다. 한국 시장 내에 유행을 좇은 디자인을 출시하지만 보세 의류보다는 높은 가격대다. 비슷한 유행과 스타일의 옷이지만 가격이 비싸 덜 매력적이다. 옷은 10대와 20대를 타겟으로 했지만 가격은 그렇지 않다. 연상되는 브랜드 이미지가 없으므로 브랜드 성장에 난항이 생긴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에잇세컨즈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앞선 국내 브랜드들을 떠올리려고 해도 확실한 이미지가 없어 선택은 늘 글로벌 브랜드의 뒤인 2순위가 돼가고 있다. 결국 타 브랜드로 보장된 국내 소비자의 취향을 좇은 유사 상품을 출시하지만 이는 한 발짝 늦은 결과를 낳는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브랜드간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다. 국내 SPA 브랜드는 차별화를 하지 않으면 경쟁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즉 브랜드의 차별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동대문 패션 Made in CHINA?

 ‘보세’ 패션은 동대문에서 도매로 유통해 판매하는 옷이 대부분이다. 수많은 보세옷을 담당하던 의류 공장들도 이제는 중국의 대량생산에 밀리고 있다. 최저임금 상승과 단가의 상승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내놓은 파격적인 가격으로 동대문보다는 중국이 더 매력적인 시장이 됐기 때문이다. 실제 한 쇼핑몰 관계자는 “관세 및 부과세를 고려해도 중국에서 떼온 의류가 원가가 저렴하다”며 중국 의류의 저렴함을 강조했다. 이처럼 보세시장마저 중국 자본이 유입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K패션 메카’인 동대문 클러스터가 붕괴하고 있다.

 

 실제로 동대문패션타운관광특구협의회가 올해 4월부터 인근 상가를 조사한 결과, 동대문 3만 개의 점포 중 5,000개의 점포가 공실임을 밝혔다. 점점 디자인력을 갖춘 동시에 저렴한 중국 광저우 패션 클러스터가 국내 패션 사업자의 생산 주문을 무섭게 흡수하고 있다. 임금을 내릴 수 없는 대한민국은 이런 ‘보세’ 패션에 참신하고 차별화된 디자인이 부족하다면 앞으로 중국에 자리를 빼앗길 수도 있다.

 

너무나 쉬운 ‘카피’, 너무나 쉬운 ‘구매’

 수많은 국내 시장에서는 ‘카피’ 제품을 쉽게 볼 수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 브랜드 로고가 크게 박힌 티셔츠부터 명품백의 모조까지 무수하다. 실제로 쇼핑몰 ‘임블리’에서 자체제작 상품 중 구찌(GUCCI)나 셀린느(CELINE) 등의 의류나 신발을 카피한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면세점에 입점하고 인스타그램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인지도가 높은 쇼핑몰이다.

 

 카피 상품은 비단 명품 브랜드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신진 디자이너 의류 카피다.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가 패션쇼를 통해 공개되면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한 달 안에 유사한 디자인이 동대문이나 중국 그리고 아울렛이 즐비하다. 오랜 시간 심사숙고해 디자인한 작품들이 저가의 상품으로 깔린다. 신진 디자이너의 의류뿐만 아니라 W컨셉에서 매년 컬렉션을 발표하는 등 인지도 있는 개인 브랜드 의류도 흔하게 카피 된다. 한 디자이너가 카피 상품을 판매업자에게 항의하자 “카피 상품인지 몰랐다. 더 유명해져야 하는 것 아니냐” 등의 황당한 답변을 받았다. 한국에서 브랜드가 성장하기 위해 디자이너의 혁신적인 디자인 탄생을 위해 카피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 나가야 한다.

 

국내 패션 기업의 노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에서 소비자들을 끌어 당기고 글로벌 브랜드와 경쟁하기 위해 국내 패션 기업들 역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한국패션산업협회에서는 디자이너 브랜드 성장과 신진 디자이너 육성을 위해 ‘K패션오디션’을 개최하고 있다. 단순히 디자이너 육성을 위해 교육을 진행하는 것만이 아닌 내셔널 브랜드와 협업 프로그램을 운영해 중견기업과 대기업의 상생 및 성장을 위한 자리를 마련한다. 그리고 ‘K패션오디션 트렌드 페어’도 개최해 많은 소비자들에게 신진 브랜드와 국내 디자이너를 알리는 장도 마련했다.

 

 브랜드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노력을 거듭하는 기업들도 있다. 국내 소비자에게 오래되거나 트렌디함이 부족한 브랜드들은 ‘재포지셔닝’을 통해 소비자에게 신선하게 다가오려 노력한다. 대표적인 브랜드는 ‘휠라(FILA)’다. 휠라는 2003년 이탈리아 스포츠 브랜드를 인수해 국내에서 성장했지만 계속된 유행 흐름에 밀려 났고 결국 흔한 스포츠 브랜드로 전락했다. 하지만 브랜드 성장을 위해 꾸준한 제품 개발에 투자는 물론 브랜드 재포지셔닝을 통해 국내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했다. 2015년까지 대리점을 112개에서 43개로 절반 가까이 줄여내고 온라인 매장과 편집샵을 늘려 유통 채널 다각화를 이뤄냈다. 20대에게 딱 맞춘 전략으로 휠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더 젊게 만드는 것에 성공했다.

 

 K패션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아직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모두가 힘써 카피 문화를 지양해야 한다. 유통 플랫폼은 카피제품을 제재하는 자체적 검열이 필요하다. 동시에 의류 카피에 대한 법률이 뒷받침 돼야 한다. ‘영감’이라는 이유로 교묘하게 표절을 부인하지만 바로잡아야 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소비자들의 인식전환도 필요하다. 저작권 의식없이 사용하는 인식을 바꿔나가야 한다. 의류 역시 미술작품, 음악과 같다. 소중한 누군가의 노력과 고민의 결정체다. 훌륭한 디자인이 나올 수 있는 사회와 국내 기업의 노력이 합해진다면 K패션의 정체기는 더 이상 정체되지 않고 성장을 위한 발판으로 평가될 것으로 생각한다.

신지은 기자  goe0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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