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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즐기다_책] 개인주의자 선언

 ‘개인주의자 선언’은 서울중앙지방법원 ‘문유석’ 부장판사가 쓴 수필이다. 개인주의에 관한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엮어 판사로서 바라본 타인의 삶을 고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는 ‘인간을 혐오한다’며 개인주의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서구 근대적 민주주의, 자본주의를 받아들인 한국은 온전히 그 개념을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말한다. 진정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는 개인의 자유 즉, 개인주의를 인정해야 성숙해진다. 이 책은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회식 자리에서 왜 빠질 수 없는지’, ‘남의 눈치를 보며 겉치레를 하고 학벌에 매달리는지’ 등 자신의 행복을 찾으려는 현대인이 겪는 딜레마를 재밌게 풀어낸다.

 

 흥미로운 점은 이 책이 개인주의만을 다루지 않는 것이다. 독자들을 개인주의의 필요성으로 똘똘 뭉치게 한 다음 우리 사회에 보이는 타인의 이야기를 전개한다. 지독한 개인주의자도 주변 위험에 노출돼있거나 가난에 허덕이는 사람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저자가 판사로서 마주한 수많은 부조리한 사회를 보여주며 자연스럽게 개인 중심의 삶에 타인과의 유대를 끼얹는다.

 

 재판 속 다양한 이야기가 책 속에 등장한다. 국제결혼을 한 여자가 남편에게 폭행당해 사망하고, 빚에 허덕이는 가장이 가족을 살해하고 자살한다. 어떤 사람은 부동산 투자에 실패해 자살하고, 또 살 집이 없어서 가난에 세상을 등지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책을 읽어보면 글로 적혀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상황을 영상으로 보는 듯 생생하다. 눈물을 참기 힘들 정도였다. 개인주의를 부르짖는 사람들도 결국 이런 곤경에 처하거나 처참한 삶을 살아가는 이웃을 지나치기 힘들다는 것이다. 반면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재미있는 주제도 제시한다. 우리가 왜 학벌주의에 목을 매는지 과잠은 왜 입는지 등 너무나 현실에 있는 일이기 때문에 쉽게 공감이 갈 것이다.

 

 책을 읽다 보면 개인주의와 집단주의 사이에서 자신의 방향을 고민하게 된다. 책은 개인과 사회 그리고 타인의 이야기를 고루 비춰 ‘합리적 개인주의’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유아적 이기주의와 사회를 거부하는 고립주의 과거의 ‘꼰대’ 같은 집단주의가 아닌 개인의 행복을 챙기면서 풍요롭게 사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제시한다.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살아가기도 힘든 세상이다. 우리는 경쟁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입시와 취업 그리고 노후설계까지 그래도 사람들은 타인의 삶에 공감하고 마음 한쪽에 더 나은 사회가 되길 꿈꾼다. 많은 사람은 이 책을 읽고 공감할 것이다. 이 책의 내용처럼 더 합리적인 개인주의자들이 사회를 주도 하는 그런 미래를 그릴 것이다.

신지은 기자  goe0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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