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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팔이] 싸이월드

 ‘퍼가요~♡’라는 글귀만 봐도 우리의 머릿속에는 무언가 번뜩일 것이다. 2000년대 초반을 뜨겁게 달군 그것, 싸이월드다.

 

 싸이월드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조상으로, ‘싸이’라고 줄여서 말하기도 하는데 이는 ‘사이’ 곧 ‘관계’를 뜻하기도 한다.  회원들 사이의 온라인, 오프라인 친분으로 형성된 실명의 일촌관계를 바탕으로 개인의 일상이나 사진, 음악 등을 미니홈피 서비스를 통해서 공유할 수 있다.

 

 우리는 ‘도토리’를 이용해 미니홈피를 만들어 꾸미고 나만의 브금(BGM)리스트를 꾸리며 각자의 개성을 뽐내고자 애썼다. 이 무렵 유행하던 곡들부터 남들이 모르는 희귀한 곡을 찾아 내 미니홈피의 브금으로 설정하면서 성취했던 쾌감 또한 많은 이들이 느껴본 감정일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주위 사람과 ‘일촌’관계를 맞으며 처음으로 ‘넷상’에서 활발하게 소통하기 시작했고 일촌평, 방명록 등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며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반쪽’, ‘소울메이트’ 등의 조금은 오글거리는 이름들로 일촌명을 설정하며 우리는 앙증맞은 친분을 쌓아갔다. 친한 친구의 사진첩에서 사진을 퍼가면서 ‘퍼가요~♡’라는 댓글은 필수였다. ‘파도타기’를 통해 짝사랑 중인, 혹은 친해지고 싶은 친구의 미니홈피를 염탐해 보기도 했다. 이렇게 많은 새로운 친분을 만들어 주기도 하고 기존의 친분을 더 애틋하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면서 싸이월드는 인간관계를 위한 도구로 활용됐다.

 

 지금은 당연하게 다양한 SNS와 채팅어플들이 싸이월드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지만 그 시절만의 감성에 싸이월드는 분명 큰 몫을 했다. 노래가사 ‘내 미니홈피 속에 너와 듣던 노래뿐’처럼 미니홈피라는 단어가 그 시절 유행하던 티아라, 초신성의 TTL이라는 노래에 삽입되기도 하면서 고유명사로 자리잡았었다. 지금의 우리가 ‘싸이월드 감성’이라고 표현하면 누구나 이해하고 인정할만한 대표성과 영향력을 가졌던 것이다.

 

 ‘싸이월드 감성’을 만들어낸 장본인은 단연 그 시대의 ‘얼짱’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새롭고 특이한 패션과 액세서리 등으로 주목을 끌고 그들 특유의 포즈로 찍은 셀카들은 당시 10대들 사이에서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또 나만의 감정을 쏟아낼 수 있었던 다이어리에 적었던 ‘감성글귀’들도 ‘싸이월드 감성’에 한 몫을 했다.

 

그 당시의 감성이 비록 지금은 오글거리는 감성과 유머로 소비되고 있지만 사실 싸이월드는 같은 기억을 공유하고 새록새록 떠오르는 추억들을 저장해준 고마운 추억 저장소로 인정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김선경 기자  12182872@in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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