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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팔이] 인터넷 소설

영화 <늑대의 유혹>을 기억하는가. 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 팬 픽션(이하 팬픽)이나 실화를 소재로 탄생한 인터넷소설(이하 인소)의 원작 영화이다. 한 때 아이돌 팬덤 문화의 일부였던 인소는 그 시절 10대들의 마음을 흔들곤 했다.

<내 남자친구에게>, <나쁜 남자가 끌리는 이유>, <동갑내기 과외하기> 등 누가 들어도 알 만한 영화들도 인소 원작 영화이다. 처음엔 유머 게시판의 연재물로 작게 시작했지만 이내 당대 인터넷 문화에 선풍적인 유행을 불러 일으키며 영화를 상영하고 책을 출판하는 등 하나의 10대 문화로 자리잡았다. 당시 인기 작가였던 ‘귀여니’는 전성기인 2000년대 초반 20만권에 달하는 책을 판매했다. 그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귀여니 현상’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였다.

그 시절 까지만 하더라도 소설은 종이책으로만 볼 수 있는 것이었다. 책으로만 소설을 보던 학생들에게 인터넷 소설의 등장은 그야말로 센세이션이었다. 심지어 소설의 연재 경로가 자유로워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을 대입해 직접 소설을 쓸 수도 있었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학생들은 학교로 인소를 직접 써 오기도 했다. 그러면 친구들은 하루 종일 웃고 친구를 놀리며 학교에서 소설을 돌려봤다.

인소는 특유의 낯간지럽고 유치한 대사로 10대들의 마음을 저격했다. 특히 팬덤 문화와의 결합 이후에는 소설의 주인공을 연예인으로 설정해 몰입도가 높아졌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스타의 사진과 인소의 명대사를 결합한 배경화면 사진이 인기를 끌었다. “숨 막혀… 네가 날 보면 숨이 막혀”는 유치해 보이지만 당시 소녀들의 마음을 흔들었던 인소의 명대사 중 하나다.

이제는 인터넷 문화의 변화로 예전 감성의 인소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물론 인터넷 소설들을 쉽게 볼 수 있지만 동영상 플랫폼과 만화 등의 다양한 콘텐츠에 밀려 2010년대부터 인소는 그 인기를 잃었다. 이제 예전처럼 유치하고 설레는 인소는 없지만 다 자라 성인이 되고 누군가의 부모가 됐을 소녀들의 마음

엄현수 기자  12172975@in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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