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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최악의 실업률, 죽어가는 청년들

 ‘실업자 100만시대’ 뉴스에서 자주 들리는 말이다. 통계청의 2018년 3분기 지역 경제동향에 따르면 전국 고용률은 전년 대비 0.3%p 하락(61.1%)했고 실업률은 전년 대비 0.4%p 상승(3.8%)했다. ‘고용 쇼크’라는 말에 이어 이제는 ‘고용 참사’라는 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청년들 역시 이 최악의 실업률을 피해갈 수 없다.

 

IMF에 버금가는 청년 실업률

우리나라는 1997년 IMF이후 22년만에 최악의 청년(15~29세)실업률을 기록했다. 특히 청년 실업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6% 상승해 10%대에 진입했다. 이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수치로써 22년 전과 비슷한 취업난을 기록했다. 더욱이 취업준비생까지 포함한 청년층의 체감 실업률은 23%에 달한다. 청년층 5명 중 1명은 ‘체감 실업’ 상태인 것이다.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전체 확장 실업률(11.8%)의 두 배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전체 인구의 20.6%인 청년층은 전체 실업자 중에서 38%를 차지했다.

 

취업을 위한 대학은 이제 소용이 없는가?

우리나라는 OECD국가들 중에서도 1위에 꼽히는 높은 대학 진학률을 보여준다. 이처럼 우리나라 학생들이 주로 대학을 진학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교수신문이 발행하는 진로•진학 정보지 대나무(대학은 나에게 무엇인가)에서 전국 고3 수험생에게 ‘대학을 선택하는 기준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었을 때 46%가 ‘취업’이라고 대답했다.

 

그렇다면 대학만 무사히 졸업해 취직에 성공할 수 있을까. 이젠 더 이상 취업을 위한 관문인 대학은 소용 없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작년 처음으로 대졸자의 실업률이 고졸자의 실업률보다 높게 측정됐다. 실업자 수도 고졸자보다 대졸자가 9만 3000명 많았다.

 

대졸 이상 학력자의 실업률 증가는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고학력화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작년 기준 15세 이상 인구 고졸 학력자는 1,651만 3,000명으로 전년에 비해 3,000명이 줄었지만 대졸 이상 학력자는 같은 기간 1,564만 3,000명에서 1,610만 명으로 크게 늘었다.

 

2018년 상반기 대졸자 취업률이 감소세로 들어선 이후 아직까지 대졸자 청년실업률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취업 준비생인 서 모씨는 “대학을 졸업했다 한들 취업하기가 너무 힘들다. 심지어 외국 유학을 5년이나 다녀왔는데 한국 시장은 진입 자체가 매우 어렵다. 걱정이 크다”고 전했다.

왜 청년 실업률이 악화 되는가

청년 실업률이 악화 되는 원인은 수요•공급 측면으로 나눠 설명할 수 있다. 먼저 수요 요인은‘제조업, 대기업의 고용창출력 악화’이다. 전체 산업에서 제조업 부가가치가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10년 사이 30%대를 유지하고 있으나 제조업 취업자 비중은 지속적으로 하락 중에 있다. 이는 최근 최저임금의 상승에도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

 

공급 측면에서는 ‘베이비붐 세대의 충돌’로 설명할 수 있다. 한국의 1차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는 이제 노동시장에서 정년시기를 지났거나 앞둔 대규모 인구집단이다. 특히 현재 정년시기의 노동자 대부분은 베이비붐 세대의 고령 남성들이 차지하고 있다. 아직 제 1차 베이비붐 세대가 전부 은퇴시기가 지나지 않은 이 시점은 제2차 베이비붐 세대(1991~1996년생)가 본격적으로 구직 시장에 발을 내딛는 시기이다. 제2차 베이비붐으로 인해 주로 취업활동에 진입하는 연령인 24~29세 청년 인구수가 15년부터 18년도까지 약 30만명 증가한 것으로 추측된다. 나가지는 않고 들어오려고만 하니 충돌이 일어나는 것이다.

 

정부의 정책 실패 또한 청년 실업률 악화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 22년 전 우리나라 정부는 IMF(International Monetary Fund)에 구제금융을 요청했다. 당시 IMF는 구제금융을 제공하는 대가로 우리 나라에 ▲고금리정책 ▲구조조정 ▲공공재화 영리화 등의 각종 요구를 했다. 그 여파로 실업자가 속출하고 이후 ‘비정규직’문제가 심화됐다.

 

정부의 정책 실패는 청년 실업률 악화 원인의 구조적 요인으로 접근 가능하다. IMF사태 이후 회사들은 대거 노동자를 해고했고 일자리는 줄어들었다. 이에 더해 최저임금이 오르며 중소기업은 더 큰 고용 어려움에 부딪혔다. 이러한 정책 실패로 인해 대기업•중소기업, 정규직•비정규직 간 임금격차가 심화돼 청년들은 대기업, 공기업 등 한정적인 일자리를 두고 경쟁하게 됐다.

교내에 걸린 신입 채용 공고 현수막

최악의 실업률, 대책이 절실하다

최악의 청년실업률을 맞은 현재로서는 정부가 빠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절실하다. 이에 정부는 내달 15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청년 일자리 대책 보고대회’에서 ‘청년 일자리 대책’을 발표했다. ▲취업 청년 소득•주거•자산형성 및 고용증대기업 지원 강화 ▲창업 활성화 ▲새로운 취업 기회 창출 ▲즉시 취•창업할 수 있는 실질적 역량 강화 등의 네 가지 분야를 중점으로 청년 일자리 대책을 추진할 것으로 밝혔다. 주요 내용은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청년들에게 지원금을 지급해 3000만원 중반대 연봉 수준으로 만들어 대기업과의 소득격차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우선 중소기업 신규 취업자에게 5년 간 소득세를 면제하고 4년 간 1.2%의 저금리로 350만원의 전•월세 보증금을 대출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또한 교통비를 월 10만원씩 지원하고 청년내일 채움공제를 상향 조정해 목돈 마련을 도울 계획이다. 그러나 이 대책은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재정으로 일자리를 늘리는 정책은 지속 가능이 힘들다는 것이다.

 

주요 국제기구 또한 전세계 청년 실업의 심각성에 주목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이라는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를 위해 2030년까지 니트족(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 수를 현저히 줄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국제노동기구를 위시한 여러 국제기구 및 지역기구들은 청년 실업을 해소하기 위한 행동결의와 계획을 세우고 효과적인 실행을 위해 여러 이해관계자 간의 공조를 꾀하고 있다.

 

청년 실업률 극복을 위해 나아가야 할 길

이 같은 청년 실업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면 사회 통합과 활력을 저해하고 사회 경제가 지속적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또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악화돼 훗날 우리나라의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따라서 청년 실업률을 줄이기 위한 대책의 방안을 보다 적극적으로 모색 해야한다.

 

첫째, 현재 청년 정책을 재검토할 필요성이 다분하다. 지금까지의 청년 실업률로 미뤄 봤을 때 정부의 사업은 효과가 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OECD는 현재 우리나라의 정책이 큰 효과가 없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용서비스나 직업훈련 및 능력 개발로 방향을 전환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당장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부가 보다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둘째,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관점으로 청년 실업문제에 다가가야 한다. 훗날 청년들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아동•청소년 단계에서부터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또 청년들의 취업관련 실태와 요구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정기적인 실태조사가 필요하다.

 

청년들은 곧 우리나라의 미래다. 22년만의 최악의 청년실업률을 기록한 지금, 현실성 없는 대책이 아니라 청년들을 위한 무엇보다도 정확하고 대책이 필요하다.

엄현수 기자  12172975@in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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