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데스크] 누가 어린이들을 화장공화국으로 내몰았는가

어른 흉내를 내고 싶어하는 아이들을 위한 ‘어덜키즈(Adulkids)’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어덜키즈(adulkids)는 어덜트(어른·adult)와 키즈(아이·kids)의 합성어로 어른 같은 아이를 뜻하는 신조어다.

 

최근 유명 소셜커머스 ‘쿠팡’의 상품 범주에 ‘뷰티-어린이화장품’이 생겼다. 판매 상품의 종류는 네일스티커부터 립글로즈까지 다양하다. 더불어 ‘어린이 뷰티카페’라는 것도 등장했다. EBS에서는 생방송 어린이 프로그램 방송 중 어린이 시청자에게 색조 ‘메이크업 세트’를 선물로 증정해 논란이 된 적 있다. 이에 시청자들은 공영방송에서 아이들에게 화장을 부추긴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업체에서는 아예 여자아이를 대상으로 한 '공주수업'을 운영한다. 5~8세 여아를 대상으로 하는 이 수업에서는 리본놀이, 걸음걸이 연습, 영국식 티 매너 수업 등을 진행한다. 각각 수업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주수업에 참여하는 아이들은 모두 공주풍 드레스를 입고 참석해야 하는 '룰'이 있다.

 

이는 모두 한국에서 어린아이 대상의 산업들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과 더불어 발생하는 현상이다. 특히 한국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산업은 뷰티산업인데 어린아이들의 화장 유행이 초ㆍ중ㆍ고등학교를 넘어 미취학 아동들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 그 근거다. 외모지상주의 타파를 내걸고 한쪽에선 ‘탈코르셋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데 정작 다른 쪽에선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는 아이들까지 화장부터 배우고 있는 셈이다.

 

어린이 화장의 유행은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만 봐도 확연하다. 유튜브에 ‘키즈튜브’만 검색해도 화장을 하는 어린 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무수하다. ‘학교가기 전 5분 메이크업’, ‘4살 아기가 알려주는 화장법’ 등 어린이들의 화장법을 소개하는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관련 컨텐츠는 엄청난 조회수를 올리고 있다.

 

어린이 전용 화장품도 점점 다양해지고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화장하는 흉내만 낼 수 있는 플라스틱 모형 따위였으나 요즘 나오는 제품들은 실제로 화장을 할 수 있는 진짜 화장품으로 진화했다. 립글로즈부터 아이쉐도우, 립파레트 등 전문가용 메이크업박스를 연상시키는 ‘어린이 메이크업박스’도 1100%나 판매량이 증가했다. 또한 남자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키즈 왁스’도 판매량이 100% 증가해 2배 가까이 늘었다.

 

이같은 수요를 반영한 새로운 어린이 뷰티제품 출시는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유아전용 뷰티 브랜드가 출시되거나 제품 라인업에 어덜키즈 트렌드를 반영한 어린이 전용 화장품들이 속속히 공급되고 있다. 관련 업체들도 아동 뷰티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며 아이들에게 화장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어덜키즈 문화가 아이들에게 ‘어른스러운’ 모습이 더 예쁘다는 왜곡된 생각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어덜키즈 상품 광고 이미지가 어린이들에게 잘못된 미의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연 이러한 현상이 어린아이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것일까. 어린아이들은 누구를 보고 따라하는 것일까. 자의로 하는 화장인걸까.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부모가 화장을 하는 경우 아이 또한 화장을 할 확률이 높다고 한다. 또한 스마트폰의 발달로 인한 유튜브 영상 확대가 어덜키즈 문화 확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니, 화장놀이 등을 한 아동이 외모지상주의나 외모강박에 빠질 가능성은 당연히 높을 수 밖에 없다.

 

아이의 거울은 어른이라고 한다는데 나의 예쁠 자유가 그 무엇보다 소중해서 다른 사회 문제들을 지나치고 있는 건 아닐까

 

박유진 편집국장  12172967@inha.ac.kr

<저작권자 © 인하프레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유진 편집국장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