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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담론] 꼰대의 품격

‘꼰대’, 현재 한국사회에서 이 단어는 누구에게나 익숙하게 사용되고 있다. 누구나 한번쯤은 직장 상사 혹은 학교 선배에게 꼰대짓을 당하고 있다는 기분을 느껴 본 적 있을 것이다. 꼰대가 뭐 길래 이렇게 자주 사용하는 단어가 돼 버린 것일까? 우리는 흔히 선배 혹은 직장상사 등 윗사람을 평가할 때 꼰대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윗사람에 대한 평가이자 권위에 대한 불만의 표현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나이가 많은 사람을 지칭하는 단어라는 정의에 국한되지 않는다. ‘젊은 꼰대’라는 표현도 등장한 것이다. 실제로 우리도 대학에서 같은 세대인 서로에게 꼰대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이제는 나이에 상관없이 소위 ‘꼰대 짓’을 하는 사람을 칭하게 되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꼰대라는 말이 이렇게 더 이상 은어가 아닌 하나의 단어로 굳어 버린 원인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필자는 이 현상이 개인에게 오는 불이익과 권위주의에 대한 불만을 표현할 수 있는 시대가 됐음을 시사 한다고 본다. 그러나 한편으로 아쉬운 점은 내 의견을 서슴없이 표현할 수 있는 시대가 왔음에도 권위주의의 잔재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 꼰대 체크리스트, 꼰대가 되지 않는 법 등의 게시 글까지 유행하는 이러한 현상은 꼰대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사람에게도 달가운 일은 아니다. ‘주로 명령문을 사용한다’, ‘“나 때는~” 이라는 말을 자주한다’, ‘요즘 젊은이들은 노력하지 않고 불평불만 늘어놓는다고 생각한다’와 같이 포털사이트 혹은 인터넷 게시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확인해 보면 우리는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분명히 알 수 있다. 타인을 대할 때 나도 꼰대인지 조금만 의식하고 변화하면 쉽게 꼰대가 아닌 어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성세대는 왜 청년들이 지난날의 본인들처럼 ‘닥치는 대로’ 일을 하지 않는 것인지, 왜 불만 이 많은 것인지 이해하지 못한다. 청년세대가 기성세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현 젊은 세대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청년실업시대에 닥쳐있다. 분명 평균적인 생활수준은 향상됐지만 동시에 그만큼 높아진 기대치를 쉽게 충족시킬 수 없는 시대 속에 살고 있다. 이에 기성세대는 ‘3D업종을 피하고 편안한 일만을 찾으려고 하는 건 배부른 고민이다’라고 말하는 등 청년세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듯 한 말로 서로의 간극을 키우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어느 누가 이해하지 못하는 서로를 탓할 수 있는가. 사실 내가 속해있는 세대 이외의 세대와 소통하는 것이 순조로울 수는 없다. 그동안 겪어온 경험과 배경이 모두 다르며 세대에 따라 가치관의 유연성마저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위와 같은 이유로 합리화하며 서로를 차단하고 있다. 그렇지만 세대 간의 소통을 통해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필자는 ‘꼰대짓’을 당하는 사람도 불편하고 자칫하면 ‘꼰대’라고 칭해질 수 있는 세대도 눈치를 보게 되는 우리사회의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다. 꼰대 체크리스트라는 것이 등장한 것만으로도 서로가 서로를 옭아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눈치의 확대는 곧 소통의 단절로 치닫게 될 것이다. 우리는 단절을 통해 그 무엇도 얻을 수 없다. 누구도 세대 간 소통의 단절을 위해 꼰대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불만의 표현이 개선의 불씨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꼰대’와 ‘어른’은 한 끗 차이다. 겪어보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 세대 간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채 서로를 온전히 이해하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다. 한발씩 물러서서 서로를 이해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정말 타인에게 내 경험에서 비롯된 도움을 주고 싶다면 권위는 버려야 할 것이다. ‘후배’라고 통칭할 수 있는 세대 역시 열린 마음을 가지고 조언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익숙해진다면 이러한 소통의 장이 다소 폐쇄적인 한국사회를 개방적으로 만들 성장의 발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김선경 기자  12182872@in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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