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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학생의 꿈마저 코치가 설계하는 한국사회

얼마 전 JTBC에서 방영한 드라마 ‘SKY캐슬’이 최고 시청률 23.8%를 달성하며 엄청난 화제가 됐다. 드라마 ‘SKY캐슬’은 대한민국 상위 0.1%가 사는 SKY캐슬에서 자녀를 의대에 보내기 위한 명문대 출신 부모들의 욕망을 보여준 드라마로 코치가 학생의 학교생활 전반을 지휘하는 내용을 담아 한국사회의 사교육 실태를 풍자했다.

 

‘SKY캐슬’의 흥행으로 시청자들은 드라마에 등장한 학생부 종합전형(이하 학종)의 코치가 현실에도 존재하는가에 대해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 특히 학종 경쟁률 과열에 대한 두려움과 입시를 겪을 학생과 학부모 시청자 층의 공감을 불러오며 화제를 모았다. 드라마에서는 과열된 비교과 사교육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찾아볼 수 있었다. 지속적으로 규모가 커져온 한국의 사교육 시장이 속히 말하는 비교과 영역에도 침범했다는 것이다. 비교과란 학생부종합전형 내에서 내신 성적과 같은 교과 성적을 제외한 ▲수상경력 ▲생활기록부의 내용 ▲자기소개서 등을 속칭하는 말로 드라마에서도 빈번하게 비교과라는 말이 사용됐다.

 

과열된 사교육 시장에 불붙인 학생부종합전형

 

이데일리의 학생부종합전형 대비 사교육 참여 여부에 대한 조사를 살펴보면 사교육에 참여하고 있다는 비율이 학생은 약 39%, 학부모는 약 48%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사교육이 가장 많이 유발되는 전형은 7개의 대학 입시전형 중 학생부종합전형이 약 27%를 차지하며 1순위를 차지했다. 위와 같은 통계자료를 통해 비교과 사교육의 실태를 살펴보면 주된 원인이 학종임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학종이 다른 전형들과 비교했을 때 더 많은 사교육이 요구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학생부종합전형이란 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 면접 등 내신 성적과 같이 교과적인 성취뿐만 아니라 학교생활 전반에 대한 준비가 요구돼 학생이 혼자 준비하기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사교육으로의 의존을 불가피하게 만든다.

 

실제로 조사해본 결과 다수의 자기소개서 컨설팅, 수시 컨설팅 학원이 존재했으며 이용하는 인원도 적지 않음을 발견했다. 온라인 컨설팅은 기본이고 직접 찾아가서 컨설팅을 받으며 업체에서 출장식 컨설팅을 진행하기도 한다. 한 입시컨설턴트에서는 학생에게 맞는 ▲대학 ▲학과 ▲전형에 대한 지원전략 가이드를 제공하기도 하고 학생각각에게 합격가능성이 높은 전형을 선정해 주기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의 생활기록부를 참조한 맞춤 상담은 60분 동안 상담을 진행하고 약 25만원에서 30만원의 비용을 요구한다.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학교생활의 처음부터 설계를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입시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학원에서는 “이미 대치동에서는 우리 학원이 입소문 나 있어서 많은 분들이 찾아주고 있다. 학원법상 몇 퍼센트의 비율정도가 명문대에 진학한다고 말할 수 는 없겠지만 우리 학원에 등록하는 사람이 많고 입소문을 탄 것으로 이 컨설팅의 효과를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교육열이 높은 지역에서는 이미 컨설팅이 대중화 돼 있음을 알렸다. 또한 “아무래도 학종의 경우에는 자기소개서로 하나의 스토리를 꾸려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1학년 때부터 설계를 받고 내가 해야 할 것을 알아가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하며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전부터 설계를 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학종이 길래

현재 입시 전선에 있는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실제로도 “주위에서 자기소개서를 의뢰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말한다. 학종에 대해 “자기소개서나 생활기록부를 컨설팅 학원에 의뢰하고 돈을 투자하면서 오히려 격차가 커진 것 같다”며 “컨설팅을 받지 않은 학생은 불안감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고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두고 있는 학부모는 “이전과 다르게 학종이 대학마다 요구하는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부모가 이 많은 정보를 챙기기엔 무리가 있어서 전문적인 컨설팅을 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받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지도를 받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이미 컨설팅이 학부모 사이에서 당연시 여겨진다고 밝혔다. 이처럼 인터뷰에 응한 학생과 학부모 모두 사교육에 접해 본 경험이 있으며 그 사교육을 이용하는 것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왔다. 그러나 이들 중 다수는 컨설팅을 “주위에서 하니까”, 혹은 “어쩔 수 없이” 이용한다고 의사를 밝혔으며 이는 컨설팅과 같은 비교과 사교육이 이미 입시영역에 발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학원가의 모습

입시제도의 이상을 찾아서

한국사회에서 나름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사교육과 교육격차로 인한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진 학종이 실제로 그 도입취지에 맞게 운영이 되고 있는가, 또한 대안으로써 만들어진 학종이 과연 실효성 있는 제도인가에 대해 의문을 가질 필요가 있다. 학교생활 중심의 평가요소를 활용하여 고교교육 내실화에 기여하고 고교 교육과정의 자율적 운영을 강화하겠다는 기대효과를 가지고 등장한 학종이 과연 그 기대효과에 맞는 역할을 하고 있는가. 과열된 사교육의 실태를 풍자하는 드라마가 방영되고 화제 되는 것을 비춰 보면 분명 이 현실이 이상적이라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학종을 위한 사교육이 등장함으로써 내신 성적, 수능성적 등 사교육에 의해 좌우되는 현실을 타파하기 위한 대안으로써는 적절하지 않다. 오히려 교과 부분의 사교육에 대응하여 인터넷 강의 등이 등장하면서 그 격차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시 새롭게 등장해버린 학종과 관련한 사교육은 그나마 나아진 교과부문의 사교육 실태를 비웃듯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요구하며 다시 한 번 화젯거리로 등극했다. 오히려 학생을 한명씩 관리하고 컨설팅 해야 하기 때문에 그 비용이 막대하며 정보의 격차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학종은 사교육의 등장 자체로 학업성적뿐만 아니라 학생의 학교생활 전반을 평가하겠다는 도입취지와 맞지 않게 됐다. 꾸며지고 설계될 가능성이 존재하며 그조차 학생 모두에게 평등하게 주어지는 기회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범교육평론가는 “학생부종합전형이비교적 평등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학종의 주요항목인 내신성적 평가가 상대평가이기 때문이다. 실제 상대평가를 하면 학교별 지역별 계층별로 비교적 골고루 공정하게 선발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공정하다는 것은 결과의 평등일 뿐이지 기회의 평등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학종에 문제가 상당수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국의 대학들은 학종을 유지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그 비율을 늘리기까지 하고 있다.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뽑은 학생들이 학교와 학과에 대한 충성도가 높고 자기 주도적으로 학업을 이끌어 가는 경우가 많아 대학으로서는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물론 이렇게 대학의 입장처럼 학종에는 분명 긍정적 효과가 있다. 그렇지만 사교육의 심화라는 안타까운 이면을 지니고 있는 학생부종합전형을 그대로 운영하는 것이 과연 최선의 방법일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SKY캐슬’의 흥행으로 입시 컨설팅에 학부모와 학생의 이목이 집중된 컨설팅과 같은 비교과 사교육은 지난 추세보다 빠르게 증가할 것이다. 현 입시 제도를 비판하고 풍자하고자 제작된 드라마가 사교육에 불을 지핀 상황까지 와버렸다. 학생과 학부모 모두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학종으로 명문대에 입학하기 위한 길을 찾는 것에 열중하는 이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김선경 기자  12182872@in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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