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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한국 사회의 노동자는 안녕하십니까?

 산업혁명은 18세기 중엽 영국에서 시작된 기술혁신과 이에 수반해 일어난 사회·경제 구조의 변혁이다. 이는 폭발적인 생산성 증대를 가져왔지만, 노동자들의 처지는 비참했다. 낮은 임금, 열악한 작업환경, 심지어 자신들의 대표를 뽑을 선거권도 없었다. 노동자는 그저 일만 하는 기계였다. 점점 커지는 빈부 격차와 참담한 노동 현실은 노동자의 권리에 대한 열망을 낳았다.

 

전태일과 노동자 권리

 

전태일은 노동자 운동을 상징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60~70년대 당시 의류 사업이 호황이었다. 그래서 많은 노동자가 공장에서 일했는데 그 안은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먼지가 많았다. 그 때문에 폐병에 걸려 죽는 사람들이 숱했다. 그렇지만 그들의 인권은 보장되지 않았다. 재봉틀 바늘이 손톱에 박히면 펜치로 빼고 다시 일을 시키는 일도 허다했다. 이에 전태일과 친구들은 노동권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종이로 만든 플래카드에는 일주일에 한 번만이라도 햇빛을!,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등의 글귀가 적혀있었다. 형사들이 그들을 체포하고, 플래카드를 찢었다. 전태일은 그 후 온몸에 불을 휘감은 채 사람들 앞으로 나타나 노동자를 혹사하지 마라고 소리쳤다. 전태일의 죽음은 사회적 노동 문제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또한 노동자 스스로도 인권을 보장받기 위해 권력에 저항했다. 가장 어두운 빛은 가장 흐린 빛에 사라진다는 말이 있다. 전태일, 그 한 사람의 희생이 온 세상을 환하게 만들었다. 이후 많은 사람의 노력으로 노동자의 인권은 보장되기 시작했다.

이후 자본주의 경제 질서하에서 근로자들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노사관계를 규정함으로써 그들의 인간다운 생활과 생존권 확보를 보장하게 하는 법규인 노동법도 제정됐다. 또한 근로조건의 기준을 정함으로써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 향상하며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발전을 꾀하는 것이 목적인 근로기준법도 생겨났다.

이렇게 보면 노동자의 인권 보호는 잘 이뤄지는 것 같다. 그러나 최근 발생한 택배 파업으로 과연 우리가, 노동자가 실제로 보장받고 있는지 의심하게 한다.

 

택배 회사 파업은 노동 환경을 개선할 수 있을까

택배 파업, 택배 기사 인권 보장해 달라

 

1029일 대전 대덕구 문평동의 CJ대한통운 물류센터에서 택배 상차 작업을 하던 33세 노동자가 후진하는 트레일러에 치여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같은 물류센터에서 8월에는 20대 청년이 감전으로 사망하고 같은 회사의 옥천 물류센터에서 50대 임시직 노동자가 작업 중 급사했다. 이에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은 지난달 21일 택배 노동자 사망사고에 대한 대책 마련과 노동조합(이하 노조) 인정을 요구하는 총파업을 시작했다. 파업에는 노조원 택배기사 800여 명이 참여했다. 노조 측은 공짜 노동 분류작업으로 인해 하루 13시간에 달하는 장기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고, 제대로 된 냉난방시설도 갖추지 못한 곳에서 겨울에는 혹한, 여름에는 폭염과 피부병을 견디고 있다고 주장했다. 진경호 택배연대노조 부위원장은 하루 7시간 공짜노동은 물론이고 보지도 못한 물건을 잃어버리면 온전히 그 책임은 힘없는 택배기사들에게 뒤집어 씌워왔다택배기사들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세우고 퇴로도 열어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지난 1CJ대한통운은 택배노조의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했다. 택배노조는 지난해 11월 고용노동부로부터 설립신고필증을 받았지만, CJ대한통운은 택배노조의 적법성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낸 상태다.

이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은 노동환경이 꼭 바뀌길 바란다, 택배 대란? 불편해야 개선된다, 택배 늦어도 상관없다는 응원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르바이트생들의 노동 처우가 하루 빨리 개선되길 바란다.

열악한 노동 환경 보여주는 사례는 많다

 

정의당 청년본부는 지난달 18일 잇따른 노동자 사망사건으로 논란이 된 상하차 아르바이트(이하 알바) 물류센터의 노동환경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실제로 83명의 상하차 알바 경험자 중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경우가 46명에 달했다. 작성했다고 응답한 경우(37)에도 작성한 근로계약서를 배부받지 못한 경우가 대다수였다. 산재 가입 여부를 안내받았느냐는 질문에는 83명 중 72명이 안내받지 않았다고 답했고, ‘안내받았다는 응답은 11명에 그쳤다. 또한 땀이 비오듯 쏟아지는 노동환경임을 고려할 때 선풍기나 에어컨 같은 온도조절 장치가 필수적이지만, 관련 장치가 아예 없다는 답변이 43명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 8월 사망한 청년노동자가 더위에 웃옷을 벗고 일하다 전기에 감전되었다는 점을 떠올리면, 물류센터 노동환경이 일반적으로 얼마나 위험한지 충분히 알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고용노동부를 대상으로 10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현직 항공사 승무원과 전직 방송사 아나운서가 참고인으로 출석해 열악한 노동 환경을 증언했다. "23시간 잠을 자고 출근해야 하는 날이 이어지기도 한다""잠이 모자라면 순간적으로 피로도가 높아져 안전 업무에 영향을 미칠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휴게시간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지만, 승무 인력이 부족하니 더 뽑아달라고 해도 반영되지 않는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지방방송사 메인 뉴스 앵커로 일했던 김도희 씨도 같은 날 참고인으로 나와 프리랜서 아나운서의 열악한 노동 실태를 고발했다. 김 씨는 "(지방방송사 입사 당시 소속 아나운서) 6명 모두 근로계약서를 한 명도 안 썼다""2년 뒤에야 썼는데 한 명은 구두 통보로 해고당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방송사 아나운서는 '프리랜서'인데도 회사 측이 '회사 위신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외부 행사 등에 참가하는 것을 금지했다"고 했다.

또한 한국노동사회연구원의 서울지역 청년 아르바이트 노동시장 현황을 알아보기 위해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아르바이트 일터의 기초고용질서와 같은 근로기준법 위반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최저임금 미준수율 7.3% ▲주휴수당 미준수율 59.5% ▲연장근로수당 미준수율은 21.8%.

 

우리는 모두 노동자다

 

18세기 산업혁명 노동자들이 누리고자 했던 권리, 3세기가 지난 2018년 현재에도 여전히 그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열악한 환경과 미납된 임금 등 다양한 문제들이 해결되기 위해 기업은 기업가 정신을 배우기 전에 노동자 권리에 대해 알아야 한다. 아무리 잘 난 기업이라도 노동자가 없다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예부터 우리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에 우리도 그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노동자의 온전한 권리를 쟁취해야 하고 개인이 당당하게 권리를 요구해야 한다. 그 과정은 물론 힘들고 괴롭다. 그래도 노동자의 이름을 되찾아야 할 필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서정화 기자  12182947@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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