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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포기하지 마

국제팀장으로 근무했던 몇 달 전 이야기다. PD로부터 팀의 막내인FD가 결근했다고 보고를 받았다. 그런데 연락두절이란다. 전화도 문자도 받지 않는다고 했다. 이유를 물으니 며칠째 출근이 늦어 전날 야단친 것 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PD가 다닌 대학 후배로6개월 전 입사했다. 카톡 문자를 확인하면서도 답이 없고 전화도 받지 않는다고 했다. PD가 며칠 수소문 끝에FD의 친구들을 통해 전해들은 사연은 이랬다. 그동안 퇴근 후 술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왔는데 그 목적이 차를 바꾸기 위해서란다. 여자 친구와 놀러가려면 더 멋진 차가 필요하다며.

괘씸한 생각이 들 틈도 없이 당장 일손 하나가 없어졌으니 걱정이 앞섰다. 언제 사람이 구해질지 막막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사람 구하기도 어렵지만 일도 쉽게 그만둔다. 몰론 대부분 정규직 보다 프리랜서들이며 대학을 막 졸업한20대 사회 초년생들 이야기다. 

모두가 혹독한 취업난을 얘기하지만 인력난도 만만치 않다. 불과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프리랜서FD 한 명 뽑기 위해3~4일 면접을 봐야했다. 그 만큼 지원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새 상황이180도 바뀌었다.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포털, 대학 게시판 구인난에 공고를 내고 대학 관련 학과 교수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돌려 부탁해도 지원자를 찾기 쉽지 않다. 소위3D 업종이나 고된 육체노동이 아닌 방송업계에서 흔히 있는 일이다.

지난8월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이10%에 이르렀다. 취업준비생을 포함한 실질적 실업률은23%에 달한다. 쳥년4명중1명은 백수인 셈이다.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대책, 특히 청년 일자리에 총력을 기울이며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황에서 구인난이라니 앞뒤가 맞지 않지만 현실이다.

무엇이 문제일까? 물론 두 말 할 것 없이 일자리 양극화가 가장 큰 원인이다. 모두가 급여도 높고 근로 여건도 좋은 대기업 같은 직장을 가고 싶어 하지만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운 좋은 사람들은 극히 일부분이다. 임금만 보더라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격차는 절반에 이른다. 이런 비이상적인 우리 사회의 일자리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의 구조개혁이 시급하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문제는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 짓눌려 쳥년들이 너무 쉽게 취업을 포기한다는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한FD의 경우처럼 꿈을 위해 땀 흘리는 진지한 도전 대신 쉽게 벌어 소비하는 가벼운 삶을 선택한다. 꿈과 가치를 이루어내고, 직업을 통해 갖는 소명감이 얼마나 소중하고 사회를 바꿔나갈 수 있는 힘이란 것을 느낄 기회도 없이 포기부터 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지름길이 있다면 우회도로도 있다. 모두가 꽉 막힌 앞 도로만 쳐다보고 조바심을 낼 때 옆을 돌아다보면 의외로‘득템’을 할 수 있다 

이웃국가 일본에 눈을 돌려보자. 초 고령화 사회 일본은 경기 호황까지 겹쳐 요즘 구직자 한 사람당1.63개의 일자리가 있다. 일자리는 넘치는데 일할 사람이 부족하다보니 회사들마다 비상이다. 해외 인력 모시기에도 적극적이다. 

일본 취업에 성공한 후배를 소개하고자 한다, 국내 대학원을 마치고 지난2008년 일본에 건너갔는데 지금은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방송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제작해 양국에 납품하는 중견회사 대표가 됐다. 1년간 어학연수를 받은 뒤 국제전시회 시공업체서1년간 근무한 후 도일2년만에JBC를 설립했다. 그의 성공비결은 특별하지 않다. 어느 곳이든 완벽한 현지어 구사는 기본, 1년간 어학연수와 일본 회사에서 근무하며 피나는 노력으로 언어장벽을 극복했다. 나와 다른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도 방송이라는 특수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필수 요소다. 성급히 친해지기 위해 의도적이고 형식적으로 접근하면 실패할 수 있다고 한다. 오픈마인드로 그들을 이해하려고 하되 진심으로,행동으로 꾸준히 노력하면 그들도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온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일본에 가서 무슨 일을 할 것인지 뚜렷한 목표의식이 있어야 한다고 그는 조언했다. 한국에서 취업이 안 되니 누가 해외 나가서 잘 되었다는 얘기를 듣고 무작정 나갔다가는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다. 일본 유학 없이 한국에서 졸업한 경우 워킹비자를 받아야 한다고 한다. 

돈 없이도 정부나 지자체, 기업 등에서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취업에 필요한 어학과 실무 직무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일본에서도 해외 유학생 대상 인턴쉽을 운영하는 곳이 많다고 한다. 30세 미만 나이까지 참가할 수 있는 워킹홀리데이, 중소기업청에서 운영하는 해외시장 개척요원에도 도전할 것을 권장했다. 국내 기업들도 나서서 청년들의 해외 취업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S금융은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통해 일본과 베트남에 보낼100명의 청년을 선발했다. 눈만 크게 뜨면 얼마든지 해외 취업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도심보다 지방으로 눈을 돌려 도전하는 것도 일본 취업을 빨리 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 우리처럼 젊은이들이 도시로 빠져나가면서 지방에 일자리가 더 넘치기 때문이다. 

“포기하지 말 것. 생각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옮길 것, 눈을 크게 뜰 것. 돈을 쫓아가기보다 사람을 쫓아갈 것. 모든 일은 사람으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후배의 해외 취업 성공 꿀팁이다. 

 

김미애 커뮤니케이션 박사 

OBS 보도국 부장

인하대학신문  inh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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