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촌평 남겼어?”

‘싸이월드’를 이용한 사람들이라면 단번에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8년 전만 해도 우리에게 일상을 나누던 SNS 1세대가 있었다. 대표적으로 ▲싸이월드 ▲버디버디 ▲네이트온 등이 있다. 그것들은 온라인에서 사람과 사람을 만나게 해줬다. 학교를 마치자마자 집에 돌아가 받은 쪽지를 확인하고 접속한 친구들 목록을 찾아봤다. 미니홈피 귀퉁이에 조그맣게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기도 했다. 요즘 시대의 눈으로 보면 느리고 답답할지 모르겠지만, 그런 SNS들은 확실하게 우리의 마음을 전달해주는 오작교 같은 존재였다.

그 중 ‘싸이월드’는 개성을 표현하게 하는 도구였다. 누구나 한 번쯤은 ‘도토리’를 결제해 자신만의 미니홈피를 알록달록 꾸며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소액의 돈을 투자해 자신만의 특색을 드러내려 노력했고 그런 미니홈피에 걸맞은 노래를 찾느라 수많은 시간을 투자하기도 했다. ‘프리스타일의 y’나 ‘MC몽의 bubble love’ 등의 노래를 듣는다면 미니홈피의 BGM을 고민했던 과거의 우리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친구들끼리 비밀 일기장을 만들어 이야기를 공유하고 친구들의 사진을 자신의 미니홈피로 옮겨 사진첩에 추억을 차곡차곡 쌓아두곤 했다. 사람들은 미니홈피를 자신만의 비밀공간으로 여기며 든든함을 느꼈다.

이런 과거의 SNS는 지금과 다른 ‘느림의 미학’이 있다. 내가 작성한 글의 댓글을 기다리며 반드시 자신이 직접 찾아 확인해야 한다. 누군가의 흔적을 밤 늦게 까지 기다리거나 뒤늦게 발견하고 행복해하거나 슬퍼하기도 했다. 그리고 내가 대화하고 싶은 사람이 접속하기를 맘속으로 재촉하곤 했다. 일촌이 로그아웃하면 아쉬워했으며 함께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소중히 여겼다.

스마트폰의 탄생으로 늘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요즈음과는 다른 모습들이다. 어쩌면 그런 느림이 있었기에 우리에게 추억으로 남는 게 아닐까. 비록 새로운 SNS 세대 교체가 이뤄졌지만, 싸이월드와 버디버디의 추억을 공유하면 우리는 웃고 공감한다. 그것들은 우리의 기억 속에서 영원히 남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신지은 기자  goe0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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