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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립박물관에 ‘인하관’을 개설한 까닭은

인천시가 세운 '한국이민사박물관'에 '인하관'이 들어선 것은 지난 9월 4일이다. 인천시는 상설전시장을 새롭게 단장한 뒤 이날 재개관을 하면서 제4전시실의 이름을 인하관이라 이름 붙였다. 인하관에선 하와이 동포들이 행한 고국에 대한 헌신과 지원을 소개하고 있다. 시립박물관에 사립대학교인 '인하대학교'를 상징하는 전시실을 개설한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선 우린 인하대의 설립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1954년 인하공과대학 설립 당시 김법린 문교부장관은 다음과 같은 담화문을 발표한다.

'전략…본 대학의 재단 확립을 위해서는 하와이 동포들의 눈물겨운 기부금 15만불과 정부보조금 100만불 및 인천시 기증 교지 12만평을 필두로 정부 각 부처와 산하 공무원의 갹출금, 대한중석주식회사, 화신산업주식회사, 대한금융단 등 각 기관, 전국 방방곡곡으로부터의 기부금 등 총 2700만환이 넘는 거액이 단시일 내에 수집되어 이제 2억5천만환의 재단을 구성하게 된 것을 우리 교육사상에 일즉이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성사로서 우리 교육기관의 발전을 위하여 크게 치하하여 마지 않는 바입니다…후략'

여기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하와이 동포들의 눈물겨운 기부금 15만불'과 '인천시 기증 교지 12만평'이다. 하와이 한인들이 기부한 15만불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자금이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이민자들로 1902년 제물포항을 떠난 하와이 이민자들은 사탕수수 농장에서 허리가 휘고 손바닥이 갈라지도록 일해 번 1달러, 2달러를 독립운동 자금으로 기꺼이 내놓았다. 그렇게 모은 돈은 독립운동자금으로 쓰여지다 광복을 맞으며 남은 돈을 인하대 설립을 위해 기증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인천시는 12만평이라는 땅을 선뜻 내놓으면서 인하대 설립을 적극 지원했다.

'인천+하와이'를 뜻하는 인하대학교의 정체성은 대학설립 한 해 전인 1953년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연설에서도 잘 드러난다.

'50년 전에 우리가 나라를 잃어버리고 방황할 적에 하와이에서 한인 이민의 길이 열려서 인천 항구에서 처음으로 한인의 이민배가 떠나 호놀룰루항으로 가게 된 것이다…중략…이 학교…는 미국의 MIT와 같이 공업대학을 만들어 우리나라 공업과 기술 방면이 여기서 나오도록 하자는 것인데 정부에서나 민간에서나 성심으로 도와서 우리나라 제일가는 유력한 대학이 될 것이다…하략'(하와이이민 50주년 기념사 중)

연설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미국의 MIT와 같은 우리나라 제일가는 유력한 대학'이란 구절이다. 이 대통령의 연설처럼 인하대는 지난해 전국대학평가 8위에 오르는 등 설립 이후 명문대학의 명성을 꾸준히 쌓아왔다.

인하대학교의 정체성은 결국 독립운동자금을 기증한 해외동포는 물론 인천시민, 대한민국 국민이 모두 참여해 설립한 최고의 '민족사학'이라 할 수 있다. 인천시가 박물관에 '인하관'이란 별도의 전시실을 마련한 것은 인하대학교가 하나의 명문사립대학의 의미를 넘어선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다.

이런 조건을 브랜드로 적절히 활용한다면 인하대는 인구감소에 따른 학생 수 감소와 교육부의 구조조정, 교육시장 개방 등으로 겪는 어려움을 얼마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학교가 갖지 못한 브랜드요소를 발굴, 의제설정해 가고 싶은 대학, 매력적인 대학으로 수용자들에게 포지셔닝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인하대학교 총동창회의 경우 현제명 선생이 작사·작곡한 교가를 활용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학교와 인천에 대한 브랜드제고 전략을 잘 수행하고 있다. 인하대 교가엔 조국의 부흥 염원, 나라의 대들보인 인하청년학도에 대한 기대와 소망이 담겼으며 월미도, 팔미도와 같은 인천의 명소가 등장한다. 인하총동창회는 이러한 교가의 상징적 의미를 찾아 지명을 순례 탐방하는 '교가지명순례' 프로그램 진행을 통해 학교브랜드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확산시키는 한편, 애교 애향 애국의 마음을 실천하고 있다. 앞서 하와이를 수차례 탐방하며 학교 정체성 찾기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오기도 했다.

인하관의 개설을 기점으로 콘텐츠를 활용한 브랜드 제고 노력과 함께, 인하대가 인천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직결되는 교육과 연구를 수행하며 지자체와 발걸음을 맞춘다면 인하대의 경쟁력이 한 단계 높아지는 것은 물론, 지역대학 존립 목적 가운데 하나인 지역사회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인하대학신문  inh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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