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은 지난 해 중앙일보의 대학평가에서 종합 9위로 평가되었고, 얼마 전의 대학교육협의회의 평가에서도 최우수대학으로 평가 되었다. 이러한 평가는 우리 대학이 개교 50주년을 맞으면서 받은 평가이기 때문에 더욱 의미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우리 대학이 좋은 평가를 받은 데는 무엇보다 교수들의 연구업적이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이 수행해야 할 중요한 두 기능이 교육과 연구라면, 두 기능이 모두 중요하고 분리 될 수 없는 것이다. 우수한 연구업적 없이는 수준 있는 교육이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굳이 두 기능 중 어느 것이 우선되어야 하는가를 따진다면 교육이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대학이 연구전담 기관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 대학의 장기적인 발전 방향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우리 스스로 느끼는 체감평가가 우리 대학에 대한 외부의 평가결과와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 대학 졸업생이 대학평가에서 나타난 만큼 일반 사회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과대학에서 출발한 우리 대학의 지명도는 나름대로 높지만 졸업생들의 능력에 대해서는 지명도나 대학평가에 걸 맞는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불행한 현실이다. 따라서 대학에 대한 외부평가를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너무 여기에만 얽매이지 말고 철저한 교육을 실시하는데도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대학보다 늦게 설립되었으면서도 높은 사회적인 평가를 받는 대학이 있다. 그러한 평가를 받게 된 이유는 강도 높은 교육의 결과로 실력 있는 졸업생이 배출되었기 때문이다. 졸업생의 실력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지속된 결과 단기간에 명문대학의 위상을 차지하게된 것이다. 우리 대학도 설립 초기에 이루어진 철저한 교육의 결과로 단기간에 공과대학의 지명도와 위상이 높아진 것은 모두가 잘 아는 사실이다.
　이같이 교육기관으로서 대학에 대한 평가는 무엇보다도 우수한 인력을 배출할 수 있는 여건과 능력에 의해 이루어져야 할 것이고, 우수한 인력의 배출은 철저한 교육에 의해서만 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 대학도 실력 있는 인력을 배출할 수 있는 여건과 능력 개발에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물론 교수와 학생이 각자 열심히 가르치고 공부하는 것 말고 별다른 방법이 있겠는가하는 반문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철저한 교육을 위해서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우선 되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본다면 졸업학점을 올린다든지, 대단위 강의를 억제한다든지, 졸업 인증제를 보다 강화한다든지, 전공학점을 올린다든지 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초중고에서도 한 학급의 인원이 40명을 넘지 않는데 우리 대학에는 수강인원이 40명을 넘는 경우가 적지 않고, 100명이 넘는 경우도 있다.
　교육을 위한 투자는 시설이나 건물에 대한 것 뿐 아니라 수강인원을 줄이거나, 졸업학점을 올리는 것과 같은 곳에서도 이루어져야 한다. 교육부의 국고보조금을 받기 위해 대학개혁이란 이름의 새로운 시도를 잘 따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기존의 방식을 보다 철저하고, 내실 있게 운영하는 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정일섭 (사회과학대 행정학)  webmaster@inhanews.com

<저작권자 © 인하프레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